Posted on 2004/12/31 17:22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연말 제주도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조용히 머릿속에 얽혀 있는 실타래도 정리하고 정신없는 전화에서도 해방되고 싶었다. 그냥 일년간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상을 주고 싶었다.

 

그래도 남들은 연인과 가족과 함께 보낸다는 연말연시인지라 글애두 친구와 함께 하기로 하고 정한 곳은 남해... 남쪽을 두 다리로 사박사박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할 일이 쌓였을 때 훌쩍 여행으~~을!'을 외치는 자우림의 '일탈'의 가사 한 꼭지처럼 떠나기는 했지만 이런저런 급한 일들을 정리하다 보니 겨우 지도한장 들구 달랑 떠나게 된 것이다.

 

계획없이 간 여행인지라 부족한것도 많고, 아쉬움도 많지만...

여전히 여행은 여유를 주고 만나는 사람들의 정서에 전염되는 것이다.

물론 다녀와서 밀린 일을 하느라 이제야 사진을 올리지만... ^^

 

#1.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 철도 조합 사무실에 들려 사업얘기를 하고 나서 남부터미널로 향하다. 많은 사람들... 허걱! 표가 매진이란다. 급하게 진주를 거쳐 남해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버스안에서 자다가 깨다를 반복하던 중 트레일러와의 경쟁 발생! 트레일러가 버스의 백미러를 부서뜨리며 추월하는 순간 안전밸트를 다시 매다. '아... 나두 삶에 대한 애착이 있구나...'

 

#2.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남해읍... 일단 금산과 가까운 상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관광코스를 설명해주시며 가천으로 가서 암수바위를 보는 것으로 시작하는 코스를 설명해주는 아저씨... '담에는 꼭 가천부터 가야지...'

 

#3. 아침부터 시작된 삽질... 방향을 잘못들어 시간을 낭비하다. 하지만 이 시간의 낭비가 우리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트리를 보여주었다. 쌍홍문을 지나 보리암을 가는 사이 밤사이 살짝 내린 눈을 바람과 햇살이 어루만져 나뭇가지마다 반짝이는 전구를 달아 놓았다. 타닥타닥 눈꽃비가 내리는 소리... 그 맑고 깨끗함이 가슴을 울리다.

 

 


 

금산 등산로 중간지점...

차가운 샘물이 흐르는 곳에 마지막 힘을 내어서 끝에 매달려 있는 낙엽이 있더라.

 

 


 

쌍홍문에서 바라본 금산의 하늘... 참 이뿌더라.

이 공간을 뚫고 세상으로, 하늘로 나가고 싶은 느낌...

아~~ 날고 싶어라.

 


 

금산이 보여준 세상에서 젤루 이쁜 트리...

크리스마스날 아침, 하늘의 선물을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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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31 17:22 2004/12/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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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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