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4/12/13

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4/12/13
    어느 비오는 토요일 오후
    붉은혜성
  2. 2004/12/13
    준식형 작품 2 [마마 노동자들]
    붉은혜성
  3. 2004/12/13
    준식 형 작품 [대결](2)
    붉은혜성
  4. 2004/12/13
    2004.03 글. 흔적
    붉은혜성
  5. 2004/12/13
    안철수 2004년 신년사-2004년을 보내면서 다시 읽어보기
    붉은혜성
  6. 2004/12/13
    붓이다
    붉은혜성

어느 비오는 토요일 오후

그냥 친구 년놈 두엇하고
그리 많지도 않게 내리는 가랑비 사이로

동동주 한 동하고
해물파전 하나, 두부김치 하나 시켜놓고

그저 시간이 가랑비처럼
추적추적 느릿느릿 가길 바라면서

발그레한 볼따구, 스을슬 꼬여 가는 혓바닥
놀려가면서

흐느적거려 보고 싶다.



빡빡한 오후

딴짓하면서

문득 드는 단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03 글. 흔적

지금 집에 가면 내 물건이 별로 없다.
언제든 이동이 용이하게(?) 짐을 최소화시켰기 때문이다.

옷가지를 빼면 아마 큰 박스로 두개 정도 배낭 두개 정도
웬만한 승용차 한대면 이사갈 수 있다.
자주 나를 보는 사람이면 알겟지만..사실 옷도 별로 없다. 대학 1학년때 샀던 남방도 작년말에 버렸으니..ㅋㅋ
신발은 세켤레. 접대용 구두 하나, 운동화 두개(이것도 큰맘 먹었다)

가끔 친구들을 볼 때 부러운 것은
애착이 가는 물건들을 간직하고 있는 것
자기 재주를 다듬고 있는 것

나는 그저 세끼 밥을 먹기위해 돈 먹는 하마인 학교를 빨리 졸업해야했고, 잘 수 있는 싼 방 한칸에 다리를 뻗기 위해 내 가진 물건들을 버려야 했다.

그래서 집은 그저 나에겐 자는 공간 외에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한다. 실제로 내 짐의 대부분은 사무실에 있다. 통장이며, 다이어리며, 명함집이며, 약, 책 등등.

의식주 중에 중요한 건 식..살아남아야했으니까.



여유가 있다는 건 자기 흔적을 찬찬히 들여다 볼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나는 아직은 여유가 있다.
그래도 주어진 시간만큼 살아남았고, 살기위해 나를 세상에 맞췄다.

원래 갖고 있던 능력 대신
전혀 엉뚱한 능력도 얻게 되었다.

x맨을 볼 때 들었던 생각...
돌연변이들이 처음부터 자기가 그런지는 자각하지 못하는데...
어느날 자기가 변해가는 걸 알게 될 때..
지금 내가 느끼는 정체성에 대한 부분은...그런 걸지도 모른다.
이질적인 것이 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때...

아직 여유가 남을 때 정리해야겠다.
잃어버린 것. 찾아야 할 것. 그리고 버려도 아깝지 않은 것.
내 흔적들. 살아있는 동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