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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1/19
    현금영수증 제도, 그리고 짜증
    붉은혜성
  2. 2005/01/15
    비겁하다(8)
    붉은혜성
  3. 2005/01/15
    2005년 무엇을 할 것인가?
    붉은혜성
  4. 2005/01/15
    백수 보름 째
    붉은혜성
  5. 2004/12/13
    어느 비오는 토요일 오후
    붉은혜성
  6. 2004/12/13
    2004.03 글. 흔적
    붉은혜성
  7. 2004/12/11
    회사에 안갔어
    붉은혜성
  8. 2004/11/17
    계속 추운 겨울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1)
    붉은혜성
  9. 2004/10/22
    아직 개시도 안했는데...무슨 방문자가 이리도 많은 것인가?
    붉은혜성

현금영수증 제도, 그리고 짜증

작년에 데이콤 pg(payment gateway라고 쉽게 인터넷 결제대행사다. 인터넷 쇼핑의 필수요소라 할 수 있다.) 영업사원이 올해부터 현금영수증 제도가 시행된다고 자기네 서비스를 이용해 달라고 찾아온 적이 있었다. 이게 신용카드 지출처럼 소득공제가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좀 더 효용성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였다. 국가에서 소득공제라는 명목으로 국민들의 세금을 공제하면서도 알고 싶은 건 소비지출지표인 걸까? 나는 소득공제 받으니 너도나도 발급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 업체에서의 설명회를 가보니, 거부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자신의 소비정보가 유출된다는 것이었는데, 그것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소득공제라는 나름의 혜택을 위해 일반적인 봉급생활자들은 이걸 모아두어야 하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도 시행 자체를 잘 모른다는 데에 있다. 데이콤에서 설명할 때도 보니깐, 국세청에서도 아직 세부적인 정확한 정책 수립이 되어 있지 않아서, 계속 이러한 설명회를 통해 의견을 모으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미 제도는 시행되고 있다..이번달부터 -_-;;; 한국은 정말 변화의 속도가 빠른 나라이다. 그러한 변화로 인해 많은 것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그 속도로 인해 많은 혼선도 야기된다. 내가 대학에서 학생회나 동아리 생활을 하면서 군대가기 전과 제대한 후의 약간 다른 점을 느꼈는데, 그건 리허설과 평가가 생략되고 있다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나는 내 위의 상급자들과 리허설 혹은 시뮬레이션 부분에서 종종 충돌하곤 했었는데, 대개는 그 시간을 상당히 아까워했다. 상당히 중요한 부분임에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현금영수증으로 돌아가서... 나는 이 제도를 알고 있었고, 이게 5000원 이상 결제 시 발급받는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나는 이 달에 약 25만원 정도의 현금 결제를 했음에도 6000원 영수증 한장 밖에는 가지고 있질 않다. 그 이유는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는 업소를 찾기 어렵고, 5000원 미만 결제시 발급조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한 업소에서 그 이상을 결제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의료비나 기부금처럼 나중에 영수증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 또한 연말에 영수증을 다시 재발급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대형업소들은 고객서비스라는 명목으로 이전의 간이영수증을 교화처리 해줄 수도 있겠지만, 이에 따른 시간이나 비용 손실이 있을 것이고, 발품을 팔아야하는 소비자들도 귀찮아서 관두거나 항의를 하거나, 기어이 영수증 교환을 할 것이다. 신용카드는 카드사에서 총 결제내역이 통계처리가 되지만, 이건 그렇지 못하기에 상당히 웃기는 맹점이 존재하는데, 예를 들어 4000원짜리 점심을 근처 식당에서 매일 먹는 a모씨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개별적으로 4000원을 매일 1회 지출했으므로 현금영수증 발급조건이 안된다. 하지만, 이 사람이 하루는 외상으로 이틀에 한번씩 8000원을 지출한다면 조건이 성립된다. 같은 예로 같은 업소에서 점심 때 4000원, 저녁에 4000원 짜리 밥을 먹을 때도 발급조건이 안된다. 점심 때 친구랑 같이 먹어서 8000원을 쓰면 성립된다. -_-;; 설명회 때 이 질문을 했는데, 업체관계자들만 있어서, 그 사람들 말은 그랬다. 웃찾사 코너에서처럼..'아..그런 게 있었네요..그걸 왜 몰랐죠?, 국세청에 물어봐야겠네요' 그 질문을 했던 게 지난달이니까 지금은 대안마련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이거 참 문제다...시내버스 때도 그랬고...왜 시행일자만 정해놓고 밀어부치기를 그렇게들 좋아하는 걸까? 차근차근 시범적으로 시행하면서 오류를 수정할 진득한 여유는 없는 건가?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갈 날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소득공제 받으려면 일단은 챙겨둬야될텐데, 이거 영..모르모트가 되는 것 같아 짜증이 난다. 아..그리고 발급해주는 업소가 있더라도 그냥 영수증 주는 게 아니고, 카운터에서 주민번호나 핸드폰, 신용카드 등으로 사용자 인증을 해야한다. -_-;; 구려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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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하다

어느날인가 꼬맹이 때 친했던 친구랑 같이 술 마시다가 껄끄러운 정치 이야기가 나왔다. 일명 지방도시의 부르조아 초등학교를 나온 나는 주위의 어릴 적 친구들의 부모님들이 그래도 한자리씩은 하는 양반들이라... 내가 대학 때 뭐하고 다녔는지 대강 주워들은 사람들에게 뜻하지 않은 질문들을 받곤 한다. 이 친구의 아버님은 의사신데.. 이 녀석이 하도 간만에 보니까, 세월이 흐른 동안 아직도 친구인지 이제는 적인지를 분간하려고 했던지, 턱하니 부유세랑 의보 이야기를 도마 위에 올려놓는다... 이 넘 주장의 핵심은 이렇다. 1. 의사라는 직업은 상당한 노력과 시간으로 이루어졌다. 2. 그러므로 동일시간 대비 노동의 가치는 더 높은 것이 당연하다 3. 그런데도 진료비가 너무 낮다. 실제로 옷이 몇센치 찢어져도 5000원인데, 살이 찢어진게 3000원이다 4. 이렇게 축적된 자본을 부유세란 명목으로 뜯어가는 것은 부당하며, 빨간완장을 찬 인민군의 행위와 다를 바 없다. 5. 의보 또한 문제가 있다. 수가 조정으로 오히려 제약회사의 리베이트는 음성적으로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6. 진단서의 특정 약품을 잘 모르는 환자에게 약국에서 허튼소리라도 하게 되면 의사의 신뢰가 저하되므로 되도록 더 적합한 약품이 있더라도 브랜드 위주의 약품 선정을 하게된다. 7. 정치하는 놈들 개늠들 입장이 난처해졌다. 사실 의보개혁은 어떤 입장을 띄기 애매한 그 쪽 업계 사정이 얽혀 있었기에 그저 잘 모른다고 하면 넘어갈 수 있었지만. 부유세의 경우 오해가 너무 컸다. 조목조목 짚어볼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20년만에 만난 친구에게 니가 몰라서 그렇다고 쏘아붙이기 미안하기도 했고, 이미 충분히 내가 비겁해졌기 때문이다. 만약 맞받아쳤다면 나도 비슷한 주장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 1번의 주장은 당연하다. 의사되기 힘든 거 누구나 안다 2번 주장은 한편 맞고 한편 틀리다. 3번,4번 주장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 최근에 의대를 졸업한 의사친구들은 부모님이 의사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크게 분류해 볼 수 있다. 전자의 경우 대부분 가업처럼 개인병원을 이어 받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마누라를 잘 만나는 경우를 제외하고, 월급받는 의사가 된다. 단순히 의사라서 돈을 많이 받지는 않는다. 지방도시의 경우 돈을 많이 버는 의사는 커다란 개인병원을 가진 대학병원 과장 출신 내과의다. 왜냐하면 인근 군의 나이 많은 농민들, 재래시장 상인들은 몸이 아프면 일단 내과부터 가고, 이름 있는 의사를 찾는다. 대개 아파도 병원에 잘 가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에 더 약하다. 이분들은 대학병원에는 돌팔이 인턴들만 있기 때문에 과장을 못 만나면 아무 소용 없다고 굳게 믿는다. 해서...이미 의사라는 직종 내부에서도 기회의 불평등이 존재한다. 또한 지방도시의 잘나가는 병원의 원장이라면, 대부분 사모님들이 부동산 투자를 꽤 쏠쏠히 하신다. 1차 수입->지역의 저소득층의 진료비, 2차 수입->부동산 이라는 큰 흐름이 존재한다. 따라서 1차 수입만으로 어느정도의 부의 축적은 가능하나, 허나 2차 수입의 경우는 불로소득이므로, 이에 따른 세금은 적절히 책정되어야 하고. 또한 부유세는 상당한 자본을 소유해야 낼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는 바, 그렇게 낮은 진료비만으로 부유세를 낼만큼의 부를 축적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부유세는 돈이 많은 계층에게 세금을 뜯어가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지방도시 의사들의 경우처럼 1차 수입의 수입원인 저소득층의 지원에 씌여지므로, 오히려 대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나는 이 친구가 왜 이런 내게 이런 말을 했는지 대강 감이 잡히고, 그 심정도 이해한다. 아버님은 의사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계셨고, 자신 또한 그 아들로서 명예와 혜택을 받아온 모든 것이 저 부유세와 의보개혁으로 부정되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언론에서 부유세 논란을 얼마나 거짓 증폭시켰고, 또한 그 정확한 목적과 용도에 대한 홍보와 토론이 부족했는가 그리고 불로소득에 대한 높은 세금이 왜 필요한지 얼마나 인식하고들 있는가... 대부분의 돈 있는 의사들은 병원 안 해도 부동산으로 먹고 사는 데는 지장 없을거다. 하지만,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는 의사들은 계속 의료활동을 할 거라 믿는다. 이미 의사는 그 존재만으로 명예로운 직업이다. 그것까지 부정되어서는 안된다. 의사나 교수나 변호사들의 노동의 가치와 명예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그 외의 모든 것들은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그 자리에서 차마 못하고 여기에 쓴다. 나는 참 비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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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무엇을 할 것인가?

새해에 책을 한 권 읽었다. [미래를 읽는 기술]이라는 책인데, 시나리오 플래닝에 관한 책이다. 책소개는 구구절절 하지는 않겠다. 그저 앞으로의 우리 삶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고민하고 준비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데에 필요한 자세와 몇가지 기술적인 부분을 알려주는 책이다. 또한 개인의 삶이 이제는 전반적인 사회의 흐름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에 대해서도 전망해 보게 한다. 저자가 미래/경영 관련한 직종에 종사하는 관계로 대부분 그러한 내용이지만,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를 둘러싼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따라 우리 삶이 뜻하지 않을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것이 주된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책을 읽고난 내 느낌은 이랬다. 당장 우리가 나이가 들어 세상이 변했다라고 느끼게 된다면 단순히 취직하려고 토익점수 받는 식의 영어공부는 무의미해진다. 어학은 디지털 문명의 발달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심화된다. 물론 개별 국가의 문화에 대한 이해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점수 몇점이 아니라, 얼마나 타 민족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가에 따라 관리자의 능력을 평가받게 될 것이다.(실제로 소위 선진국의 청소년들은 4~5개국어를 구사하는 것이 최근의 유행이다, 그만큼 특정 국가 내부만의 업무는 줄어들고 있다.) 또한 산업기술의 발달로 인해 생산직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며, 이러한 일터도 특정국가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특정기술을 보유하였다 하더라도 툴의 변화와 산업 전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경우 이전의 임금이 보장되기 어려울 것이다. 먹거리에 대한 부분은 아주 심각하다. 특정 지역에 특산물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지역에서의 재배가 시장성이 떨어지게 되어 전 지구적으로 특정 지역에서만 국한되어 재배된다면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번 경동시장에 나가보자. 콜라겐이 들어있담서 잘 팔리고 있는 석류는 모두 이란산이다. 이미 한국산 석류는 시장성이 없기 때문에 관상수 이상의 의미가 없다. 음식 자체가 퓨전화 되고 있는 지금은, 자국에 시장성 높은 작물과 그렇지 못한 작물을 구분하는 것이 자국 농업 사수에 더 현명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작물이 활용되는 요리를 타국가에 전파하고, 특용작물의 경우 타국가의 농경지를 매입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쌀과 같이 우리의 주식인 작물의 경우는 지금처럼 별 대책없이 반도체나 자동차, 핸드폰을 더 팔기 위해 쌀수입 개방은 해 놓고 시기를 조금 늦추는 식으로는 결국 농민들이나 국가나 나중에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다. 결국 농업이나 어업 등의 기초산업은 어느 정도의 시기에는 계획경제를 일부 도입하는 것이 다같이 살 길이다. 미국이나 중국은 이미 전세계 대부분의 식물유전자를 수집하여 확보한 상태다. 어느 지역에서 가장 높은 품질의 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가의 데이터가 확보된다면 아마 이들 국가의 식량자원 회사들은 다음에는 그곳의 땅을 사들일 게 뻔하다. 게다가 가공식품의 경우 이제는 천연식품보다 싸질 것이다. 아마 내가 손자를 보게되는 시점 이전에 도시락 반찬으로 햄이나 소시지를 먹는 아이보다 야채샐러드를 먹는 아이가 더 잘 사는 집 아이가 될 지 모른다. 경제적으로 빈곤할 수록 더 비만해진다. 한국에서 고령화 사회도 큰 문제이다. 아래는 동아일보 기사 일부다. [2000년 한국의 20∼64세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1%로 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 터키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 그러나 이 수치는 2050년엔 무려 67%로 상승해 일본, 이탈리아, 그리스와 함께 ‘노인 부양비율’이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또 2050년에는 경제활동연령층 1.2명이 은퇴자 1명을 부양해야 한다. 2020년까지는 다른 OECD 국가들보다 경제활동인구가 더 빠르게 증가하겠지만 2020년부터 근로인구의 갑작스러운 감소가 예측되기 때문.] 자...여기서 주목할 것은 2050년 65세 67%가 되므로 노인정책이 필요하고 실버산업이 어쩌구...이런 게 아니라.....2020년부터 근로인구의 갑작스러운 감소라는 부분이다. 이게 일종의 시험문제 속의 함정과 같은데, 2020년부터 근로인구의 갑작스러운 감소는 2020년 근로인구가 되는 20세, 즉 2000년도부터의 출생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결혼이 늦어지고, 출산을 안하기 때문이다. 각 나라의 산업과 경제의 변화는 그 나라의 출생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2020년 부터 한국의 단순히 노인이 더 많은 늙은 한국이 아니라,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생산성 감소의 위기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 이 부족한 노동력은 누가 채우는가? 이미 지금 실업의 고통을 받고 있는 20~30대들은 그때까지 기다린다면 아마 자식 또래들과 경쟁해야되므로 그런 바보짓하면서 마냥 기다릴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미 그 애들과 지금 실업자들은 경쟁할 스테이지 자체가 다르다. 그 아이들은 이제 이민의 유혹과 외국인 노동자와의 경쟁에 놓여질 것이다. 게다가 부양할 부모와 심지어는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이미 감소된 일자리에 이번엔 인력난이 심해지므로, 지금 안정적인 직장과 아이를 갖고 있는 사람은 애만 똘똘하게 잘만 커준다면, 지금의 약간의 괴로움은 애가 직장 얻을 때까지만 기다리면 일단 한시름 놓을 수 있다. 오히려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를 안 갖겠단 생각을 하시는 어설픈 재테크박사들은 생각 잘못하는 것이다. 지금은 10년 적금드는 것보다 애 하나 낳는 게 더 이득일 수 있다. 키워놓으니 배반하면 어쩔 수 없지만... (당장 몇시간 후에 나는 친구 아들 돌잔치에 가야한다. 젠장 부럽다.) 또한 수십가지의 직종이 사라지고 또 다른 무언가가 그 자리를 채울 것이다. 지금 옆에 누가 가지고 있다고 무슨 자격증 어쩌구를 따는 것은 그저 뒷북을 치기에 급급한 자기위안일 뿐이다. 그 시간에 아이씨큐 켜놓고 다른 나라 애들하고 채팅하거나, 친구들과 주제를 놓고 소주 한잔 하면서 이빨까거나, 내가 잘하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골방에서 고민하는 게 더 잘하는 짓일 지 모른다. 이런 저런 일들을 해 보았다... 나는 그 흔한 토익,토플,텝스 한번 본 적도 없었고, 주위친구들처럼 어학연수, 배낭여행 같은 거 가 본 적도 없다. 게다가 운전면허도 없다. (사실 그런 시간도 돈도 기회조차 없었다. 제대한 후론 그저 항상 일하고 월급받고 그냥 그럭저럭 시간을 소진했을 뿐이다. 돈이 없다는 핑계로.. 그나마 대학 졸업하기 전까진 그 울타리 안에서 해볼 수 있는 건 해 볼만큼 했다는 게 다행이지만...) 그러다 보니, 그런거 없이도 할 수 있는 일들은 웬만큼 했다. 얼마전 그만 둔 직장에서 몇명 안되는 곳이었지만, 내 직급은 과장이었다. 해 왔던 일은 모두 국내신규사업 혹은 신규상품의 정착이 목표였다. 직장 내의 동료들, 거래처의 직원들 특정 전문 영역에서 나보다 많이 알고 뛰어난 사람들도 많았지만, 대부분은 고민하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한 부분에 대해 수동적인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단지 그들보다 좀 더 능동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 밖에 나은 점이 없었다. 그것이 단 5년만에 무너져 내렸다. 사실 상실감이 매우 크다. 배터리가 다 되어버린 것처럼, 다른 누구 때문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 짜증이 났다. 그러다보니, 정말 가진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2005년 과연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당장 앞으로 1년동안 나는 내 자신의 부족한 것을 채울 것이다. 작은 것이라도 혼자 힘으로 무언가 만들어낼 거다. 외국어는 내 밥벌이가 아니라,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 있을 또다른 나의 친구, 동지를 만나기 위해 혹은 적과 싸우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다. 여러가지 디지털문명의 매뉴얼을 익히는 것은 더 어린 세대들과 소통하기 위함이며,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앞으로 씌여질 역사의 패턴을 알기 위함이고, 문화를 공부하는 것은 풍요로운 사고를 위해서다. 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 나는 앞으로 나보다 더 어린 친구들과 일하게 될 것이며, 그것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나아갈 방향을 미리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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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보름 째

서서히 식량이 떨어져가는 배에서 혼자 보트를 타고 먼저 육지를 찾는 형국. 중간에 다른배에 탈 수 있을지 육지에 다다를 수 있을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그저 내 판단에는 그 배에 계속 타고 있는 것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는 달랐으며, 식량도 동료도 점점 줄어가고 있다는 사실만이 눈에 보였기에 조금이라도 빨리 배에서 내려야겠다는 것이 최선이라 여겼다. 하루하루 게으름과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내게는 어찌어찌하여 알게된 동갑내기 탈북여성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얼마전까지 좀 험한 일을 하고 있다가 최근엔 백수 상태다. 얼마전 이 친구랑 술한잔 하는데 전혀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음에도 최근 이 친구의 기본적인 고민 또한 게으름과의 싸움이다. 이 친구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다시 해보기로 한다) 내게는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몇가지 장애요인이 있다. 첫째, 나침반이 없다. 직장생활 5년...7년 전 아버지의 부도로 조각난 가족들은 아직도 생활의 기반이 잡히지 않았다. 5년 동안 그저 하루살이처럼 살아서 내게 남은 것은 아무 목표없이 월급을 모으고, 월세방 보증금 대출상환일을 보름 남기고, 아직도 몇개월 남은 적금을 깨야할지 고민하는 데에 시간을 보낼 뿐이다. 내 미래는 솔직히 진지하게 고민해 볼 여유도 없었다. 내 인생의 나침반이 없었다. 그래서 직장에 대한 고민없이 그저 당장 일할 수 있고, 임금체불이 없다는 것에 만족했다. 이제와서 그것을 찾는다는 게 참 어렵다. 둘째, 인생의 동반자 작년에 동생이 먼저 선수치고 결혼해버렸다. 결혼까지 생각했던 친구도 있었지만, 나는 그만한 자신감을 내 자신에게서 느끼지도 못했고, 사실 그 친구를 그렇게 믿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저 나이가 차는 것에, 단순히 몇 푼 돈에 얽매이는 생활이 그래도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희망 정도였고, 사랑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결혼은 사랑보다 어려운 여러가지 고려요인이 많았다. 당분간 결혼은 생각하지 않기로 그냥 미뤄둔다. 내가 부족한 것(사실 경제적인 걸로 헤어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일 뿐이지, 위에 언급한 것들이 더 결정적이다.)들과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을 만난다면... 그 때가서 다시 생각해 볼 거다. 셋째, 병든 육체와 정신 몸이 엉망이다. 성한데가 없다. 기본적으로 목표없이 살다보니, 게으름이 몸에 뱄다. 부지런히 살아도 모자랄 판에 게으르다보니 걱정거리가 있거나, 약간만 부담이 되는 상황이면 미루거나 피하기 일쑤다. 망가진게지... 넷째, 잃어버린 시간 당장 급한 것들에만 목을 매달다보니 시간의 중요성을 간과했다. 정말 바보같다. 아깝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뭘 했는지 모르겠다. 나의 무지와 무능력에 갑갑하다. 시간을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았었는데... 그 기회들을 날려버렸다. 백수 기간 동안 이제 이걸 다잡을 요량인데... 그리 쉽지는 않다. 일단 빚진 돈만 갚아도 완전 제로에서 시작하게 된다. 일단 사람을 많이 만나야겠다. 그리고, 세상에 쓸모있는 인간이 되도록 내 자신을 채근하며 새로 내 역사를 써가야겠다. 내 나이 서른 둘 이제서야 입신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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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비오는 토요일 오후

그냥 친구 년놈 두엇하고
그리 많지도 않게 내리는 가랑비 사이로

동동주 한 동하고
해물파전 하나, 두부김치 하나 시켜놓고

그저 시간이 가랑비처럼
추적추적 느릿느릿 가길 바라면서

발그레한 볼따구, 스을슬 꼬여 가는 혓바닥
놀려가면서

흐느적거려 보고 싶다.



빡빡한 오후

딴짓하면서

문득 드는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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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 글. 흔적

지금 집에 가면 내 물건이 별로 없다.
언제든 이동이 용이하게(?) 짐을 최소화시켰기 때문이다.

옷가지를 빼면 아마 큰 박스로 두개 정도 배낭 두개 정도
웬만한 승용차 한대면 이사갈 수 있다.
자주 나를 보는 사람이면 알겟지만..사실 옷도 별로 없다. 대학 1학년때 샀던 남방도 작년말에 버렸으니..ㅋㅋ
신발은 세켤레. 접대용 구두 하나, 운동화 두개(이것도 큰맘 먹었다)

가끔 친구들을 볼 때 부러운 것은
애착이 가는 물건들을 간직하고 있는 것
자기 재주를 다듬고 있는 것

나는 그저 세끼 밥을 먹기위해 돈 먹는 하마인 학교를 빨리 졸업해야했고, 잘 수 있는 싼 방 한칸에 다리를 뻗기 위해 내 가진 물건들을 버려야 했다.

그래서 집은 그저 나에겐 자는 공간 외에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한다. 실제로 내 짐의 대부분은 사무실에 있다. 통장이며, 다이어리며, 명함집이며, 약, 책 등등.

의식주 중에 중요한 건 식..살아남아야했으니까.



여유가 있다는 건 자기 흔적을 찬찬히 들여다 볼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나는 아직은 여유가 있다.
그래도 주어진 시간만큼 살아남았고, 살기위해 나를 세상에 맞췄다.

원래 갖고 있던 능력 대신
전혀 엉뚱한 능력도 얻게 되었다.

x맨을 볼 때 들었던 생각...
돌연변이들이 처음부터 자기가 그런지는 자각하지 못하는데...
어느날 자기가 변해가는 걸 알게 될 때..
지금 내가 느끼는 정체성에 대한 부분은...그런 걸지도 모른다.
이질적인 것이 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때...

아직 여유가 남을 때 정리해야겠다.
잃어버린 것. 찾아야 할 것. 그리고 버려도 아깝지 않은 것.
내 흔적들. 살아있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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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안갔어

어제 회사에 안갔다 그제 술을 너무 마셔서 그랬다 요즘엔 한달에 한번 정도 술마시고 회사에 안 간다. 예전엔 해 뜨면 그냥 사무실로 갔었는데 확실히 몸도 맛이 갔고 그만큼 가기가 싫어져서 그럴 수도 있다. 지친다는 게 그런 건 줄 몰랐다. 내 가슴에 열정의 우물은 말라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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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추운 겨울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 끼니 때문에
한달 방값 때문에

그동안 미뤄버렸던 모든 것들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은 생명입니다.

하지만
내게 부여된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에
단순히 먹고 자고 하는데에
내 생명을 소모하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것인지

앞으로 내가 걸어가야 할
인생의 길에 다가올지도 모를
봄날을 기대해 봅니다.

지금은 추운 겨울입니다.
앞으로 이 겨울이 계속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겨우나기를 위해
얼마되지 않은 가을 양식을
썩어가는 지도 모르고
굴 안에 쳐 박아 둔 채
깊은 겨울잠을 잔다면

봄날이 왔을 때
겨우내 숲이 바뀐 것도 모르고
길을 잃고 헤매일 것입니다.

추운 겨울이지만
겨울잠을 자지는 않겠습니다.
가을 양식을 쌓아두지도 않겠습니다.

혹시 며칠을 굶고
들판에서 얼어 죽을지도 모르지만
겨울에 살아남는 법을 배우겠습니다.

그리고 겨울에서 봄 되기까지
숲이 변해가는 것을 지켜볼 생각입니다.

겨울숲은 봄날의 화사함에 숨어있는
처음의 모습을 낱낱이 보여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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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개시도 안했는데...무슨 방문자가 이리도 많은 것인가?

딱 2주동안 55명 방문..얼쑤 2000년부터 써온 싸이월드도 이제야 2000 힛이 간신히 넘었는데...

신기한 일이로세.

 

아직 인터페이스가 낯설어서 적응 중입니다.

게다가 한동안 글도 안 썼고, 업무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보니

꽤 우울한 상태입니다.

 

조금씩 채워가 볼 작정입니다.

간단한 안부는 방명록에 해 주시죠. 답변은 잊지 않고 꼭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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