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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40호> 시리아 사태, 민중의 적은 누구인가
시리아 민중의 적은
아사드만이 아니다
2011년 봄 튀니지와 이집트 민중봉기에 이어 시리아 민중도 30여 년간의 장기 일당독재에 저항하는 투쟁에 나섰다. 평화적인 시위에 대한 정권의 무자비한 학살은 희생자가 3천, 5천, 1만, 2만 명이 넘어도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잔인한 비극은 왜 끝나지 않는 것일까? 악마는 단지 아사드뿐인가?
시리아 학살이 끝나지 않자, 미국, 프랑스, 사우디와 카타르, 알자지라는 아사드의 무도함을 폭로하고 비난하면서 국제적 개입(소위 인도주의적 개입)을 촉구하면서, 제국주의 개입전쟁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결과 시리아는 단지 독재와 반독재세력 간의 투쟁만이 아니라, 온갖 반민중 세력이 민중을 볼모삼아 벌이고 있는 추악한 비극의 현장이 되고 있다.
시리아 민중의 자주적인 항쟁을
억압하는 요소들
수십 년간의 독재에도 불구하고 민중의 압도적 힘으로 정권을 몰아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반독재의 대의에 또 다른 악마적 요소들이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식민지에서 독립한 시리아 민중은 반서방·반제국주의 정서를 갖고 있으며,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운운하며 이라크에 개입하면서 민중을 학살한 만행을 보면서, 제국주의의 개입을 두려워한다. 터키에 본부를 두고 국외에서 임시정부를 자처하는 SNC(시리아국민평의회)나 내전의 주력인 FSA(자유시리아군)의 상층부는 반세속주의(근본주의)적인 무슬림형제단이 장악하고 있으며, 터키, 사우디, 카타르, 미국과 NATO로부터 자금과 무기를 공급받고 있다.
대다수의 시리아 민중들은 독재에 반대하지만 제국주의 세력의 개입을 원하지 않는다. 시리아 여성들 대다수도 여성의 인권에 대해 개방적인 세속적인 독재가 여성에 대해 지독한 억압을 자행하는 이슬람근본주의자들의 독재로 바뀌는 것을 두려워한다. 소수 종파인 기독교인들이나 소수 종족인 쿠르드족, 다수 종족인 알라위파도 종파간·종족간 싸움을 원치 않는다. 항쟁의 처음부터 인구 절반이 모여 있는 다마스커스와 알레포에서 대규모적인 시위가 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포기해선 안되는
반독재, 반제국주의, 반근본주의
미국과 NATO를 비롯한 제국주의자, 그들의 친구이자 지독한 왕정 독재국가이며 여성을 억압하는 무슬림형제단의 본산인 사우디나 카타르, 2만명의 쿠르드인을 학살한 터키, 그리고 그들에게 영합하여 항쟁의 군사화와 제국주의 개입전쟁으로 이끌고 가는 SNC와 FSA의 상층부, 카다르와 제국주의를 위해 악의적이고 편파적인 선동을 일삼는 알자지라(왕정독재국가인 카타르가 운영하는 위성방송으로 바레인 민중의 투쟁에 침묵함). 이들 모든 세력이 민중의 바람을 왜곡하고 유린할 것을 피부로 느끼는 시리아 민중들은 전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FSA에 참여한 대다수의 청년들은 분명 반독재 열망에 가득찬 자발적인 참여자들이지만, 제국주의가 지배하는 질서와 반인권적·반여성적이며 시대착오적인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의 책략은 시리아 민중의 전도에 거대한 암운을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아사드 못지 않은 시리아 민중의 적이자 시리아 민중의 행복을 위협하는 악마들이다. 반독재, 반제국주의, 반근본주의! 이것이 오늘 시리아 민중과 전세계의 진보적 세력이 옹호해야 할 기치이다.
박석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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