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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되다

참 이상도 하지,

똑같이 메신저로 이야기를 하고, 이메일을 주고받고, 전화통화를 하는건데

네팔은 너무나 멀리 느껴지고 독일은 가찹게 느껴지는 건 뭘까

물리적인 거리감이 갖고 오는 심리적인 거리감이란.

대체로 다들 참 멀리도 있구나. 아고

 

포카라에 있는 검 동지를 통해, 라주 동지와 연결이 되었다.

지지지직 감이 좋지 않은 전화선 너머에 조금은 상기된 그의 목소리.

긴머리로는 고향에 돌아갈 수 없어 머리를 잘랐다고 한다.(앗, 오랜 트레이드 마크가!)

올해 돌아가신 아버지, 한국에서 그리움에 아파했던 그 아버지, 제사에 참여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여기저기 친척들의 방문으로 정신없는 하루하루

함께 보았던 사진속의 그 예쁜 딸래미는 아직 낯선 아빠에게 안기지 않고

네팔의 동네는 발전도 없이 그 자리에 있다며 걱정이다.

수도에서 지내는 며칠은 기자들의 인터뷰, 네팔 노총 활동가들과의 만남 그리고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행사 참여로 바뻤다고 하는데, 그 목소리가 생기있게 들려 다행이었다.

그는 명동성당 3번 텐트의 네팔 동지들 소식을 전하고

나는 내년 봄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저 멀리 히말라야 정상이 보이는 산을 넘어

동지들 얼굴을 보러가는 상상을 한다.

버스는 굽이굽이 산길을 달리다 산 정상 찻집 앞에 서겠지.

따뜻한 짜이에 샐루띠를 먹고 그곳에선 낯선 한국어로 누군가와 수다를 떨다가

몇 시간 후면 만나게 될 사람들 이야기를 하며, 조금은 낯설게 혹은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버스를 타고 떠나는 길.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다.

 

26일엔 방글라데시에서 마하붑, 마숨 동지가 네팔에 간다고 하고,

라주동지와 까지만 동지는 곧 네팔노총과의 활동 계획을 논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활동하다 돌아간 동지들의 만남, 모임 그리고 또 다른 활동을 고민했던 우리의 오랜 프로젝트가 조금씩 조금씩 준비되는 걸까?

마치 모든 걸 잃어버린 듯한 투쟁 속에서, 개인들에게 각인된 그 경험이 만드는 새로운 가능성이 얼마나 큰 일인가 하는,  이 소중한 느낌.

모든 움직임에는 남는 것이 있기 마련이고,

투쟁은 또 그렇게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검 동지        977-9746 0034 53

라주동지      977-9804 1982 54

까지만 동지 977-9841 5159 75

사말 동지     977- 9841 3108 32

 

한국에서의 전화, 참 반가울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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