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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준비

이제 다들

슬슬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 방글라데시에서 네팔에서.

그리고 여기서 나도.

 

마치 최종점검이라도 하듯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고 나니

며칠동안 움추려 들었던 마음이 조금 포근해 진다.

여튼 모일거잖아~~~

 

무언가를 기획하고 준비할 때면

땅에서 한 발짝 붕 떠 있는 나는

나른한 상상력으로  

좋아라 함서 신나게 여기저기 찔러대며 다니다가

막상 D-Day가 다가오면

땅속으로 꺼져버리고 싶을만큼

한숨 짓고 속상해 한다.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탓이다.

아니 내 생각은 처음부터 땅에서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도대체 모여서 무얼 할 거냐는

지극히도 상식적인 코멘트에 발끈 하여

장문의 글들을 휘갈기며 흥분했던 것도 가물가물

막상 모임은 낼 모레인데

우리가 모여서 뭘할수 있을까

혼자서 고민을 다시 시작하고 앉아있었다.

 

내가 이럴 때 마다

언제나  단순 명료, 극도의 낙천성을 드러내는 사말.

아무리 힘들어도

앞이 잘 보이지 않아도

되는대까지 해보는

그의 성실함은 이번에도 너무나 빛이 났다.

후원단체 조직에서부터

기자회견, 한국 대사관 앞 집회

그는 많은 것을 기획하면서도

하루 5달러짜리 방값도 끝까지 깎고

플랭카드 배경으로 들어갈 사진을 고민한다.

그리고 어쩌다 일이 잘 되지 않아도

예의 그 부드러운 웃음으로

다음을 기약한다.

언제나 그에게서 난 많은 걸 배우고

평온함을 느낀다.

 

한국에서 활동가들은

장시간의 회의와 회의와 또 회의를 통해

많은 논의를 했고

어렵사리 후원금을 모금해서

이번 모임을 준비했다.

돈 달라는 소리는 언제나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이

출발을 하고 있다.

네팔

카투만두로.

 

한국의 동지들이 어렵사리 모은 돈으로

비행기는 탈 수 없다고

방글라데시 동지들은

하루 하고도 또 반나절을 꼬박 타고 달려야 하는

버스를 타고

방글라데시와 인도와 네팔의 국경을 넘어  카투만두에 온다.

다 잘 될 거라는

비두의 유쾌한 웃음 소리가

전화선 너머에서 들려왔다.

 

내일 모레면 나도 비행기를 타고

카타르 도하를 거쳐

장장 열여섯 시간 후인

12일 아침 카투만두에 도착한다.

 

아,

우린 만날 거고

난 또

땅에서 한발짝 떨어진 이야기를 하면서

신나할지도 모른다.

 

 



Renewing Comradeship, Building Solidarity

International Conference

on Networking between Countries of Origin and Migrant Workers in South Korea

12-14, June, 2008  Kathumandu, Ne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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