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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자!

25평 아파트를 살까?

32평 아파트를 살까?

고민하느라 밤을 샌 친구에게

집 꼭 사야되?

욕심을 버려

라고 말했다.

아둥바둥, 늘 절박한

내 친구.

 

어느날인가는 내가 뭔가에 절박한 적이 있었나 싶었다.

밥대신 라면을 먹고

버스비가 없어 걸어다니고

카드빚에 쫒겨 길길이 날뛰며 독촉전화와 싸우다가도

돌아가면

내가 잘 곳

맛있는 음식

갖고 싶은 물건

다 할 수 있는

등쳐먹을 가족이 있었고

숨기고 있던 내 한 쪽이 있었기 때문이다.

 

숯불위에서 지글거리는 질 좋은 고기가

정갈한 접시위의 회 한 조각이

불편한 척

고민하는 척

했었지만

그건 내가 버틸 수 있는 이유였기도 했다.

 

세상이 구분짓는 사람에 대한 척도

그 우위에 놓여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는 순수한

이 갖은 자의 오만과 여유!

 

이제는 내가 갖은 것들

하나하나 손을 놓고 

내 욕망과 싸워야할 시기가 도래하였다.

사실 너무나 자신이 없다.

 

그래서,

늘 전전긍긍, 절박한

욕심쟁이

내 친구가

참 투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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