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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시대, 민주주의는 존재하는가?

WTO 시대, 민주주의는 존재하는가?
다시 민주주의를 생각한다③
 
이명박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정 체결을 하면서 한미 FTA 체결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하였습니다. 협정문에 대한 공개도 없이 이루어지는 국가간 협정들, 그리고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다양한 정책들.....
과연 이 가운데 민주주의는 존재하는가?

일국 수준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시민들의 노력은 WTO 체제로 표현되는 세계화시대에 무력화되고 있습니다. 한미FTA가 발효되면 자동적으로 바꿔야할 국내법이 수도 없이 많다고 합니다.

자국민의 인권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도 이를 뒷받침하는 법도 국민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협정문 체결에 의해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세계무역교역 대상이 공산품으로 한정되어있던 관세무역일반협정(GATT) 시대가 가고 1993년 우르과이라운드를 거쳐 1995년 WTO의 출범으로 교역대상이 농업과 서비스(금융포함)로 확장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세계화라고 부르며 세계화 속에서 각국 시민들에 의해 발전한 민주주의와 인권은 세계적으로 후퇴하고 있는 실정이고 자본의 규제는 완화되어 자본에게만 자유가 보장되는 신자유주의 체제가 도래하였습니다.

각국의 정부는 IMF, WTO 등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국제기구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도 예외는 아니어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면서 신자유주의 전도사 노릇을 톡톡히 하였습니다.

김대중 정권은 부분적으로는 독재정권으로 길들여진 기업의 체질 개선을 김영삼 정권에 이어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시행하였지만 그것은 IMF의 요구를 그 이상으로 충실히 이행하는 금융개방 등 전폭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귀결되었으며 오히려 국내기업들의 독점은 심화되었고 국내 기업들도 초국적 기업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기업들의 요구 속에서 모든 것이 교역대상이 됨에 따라 공공서비스부문은 전면 시장화 되려하고 있으며 이미 시장화 된 곳에서는 그 폐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93년 우르과이라운드 체결 이후 식량자급률은 90년 45%에서 2006년 26%로 하락하였으며 농촌의 인구는 20년 전 천만에서 현재 190만 명으로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국제 곡물가와 유가가 투기화 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치명적인 위험 수위인 것입니다.

자본과 금융세계화의 폐해는 80년 남미를 초토화시켰으며 동아시아는 IMF 사태로 90년 말에 1차 금융위기를 폭발시켰습니다. 이것이 바로 세계화의 과정입니다.

이러한 세계화에 반대하여 북미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는 1994년 1월 1일 멕시코 치아파스주 원주민 지역에서 무장봉기가 일어났습니다.

원주민들은 세계화로 인해 빼앗길 자기들의 권리인 자치권과 토지소유권, 자원이용권을 요구하였으며 현재도 정부를 상대로 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샤파티스타 무장봉기는 이후 남미와 반세계화 운동에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세계사회포럼과 같은 비정부 기구 중심의 다른 세계화를 위한 운동을 활발히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였습니다.

남미에서 불고 있는 좌파 정권의 탄생 또한 아래로부터의 신자유주의 반대 운동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토지와 천연자원에 대한 원주민의 권리 등으로 대변되는 남미의 반세계화 운동은 그야 말로 자본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민중들의 직접행동이고 세계화에 맞서는 민주주의 운동입니다.

배네주엘라의 차베스의 경우에도 권력을 장악하고도 자본의 파업과 군부의 쿠테타 그리고 탄핵으로부터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도시토지위원회 등의 주민평의회와 같은 주민 조직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2008년 한국사회에서 벌어진 촛불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민주주의와 인권을 후퇴시키는 세계화와 이를 위해 기능하는 대의제 정치체제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표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 민주주의는 환상에 불과합니다. 특히 대의제로 상징화된 민주주의는 더욱 무기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혹은 민주적 시장경제론으로 그래도 인간이 하는 일인데 조절과 통제가 안될까?라고 기대하기도 하지만 돈 앞에서 안 되는 것이 없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기대는 환상에 불과합니다.

WTO 체제아래 세계 각국에서 불고 있는 전 세계 민중들의 반세계화 운동과 자치와 민주주의를 위한 직접 행동은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운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연재를 시작하며...
[필자주] 많은 사람들이 현재 진행형인 촛불 시위를 두고 제 2의 민주항쟁으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민주항쟁” 사람들은 무엇을 두고 제 2의 민주항쟁이라 말하는가? 촛불을 든 민중들의 민주적 요구들은 무엇이며 어떤 요구들이 억압되었기에 이토록 장시간 끈질기게 분출되고 있는가? 저는 “촛불은 무엇이다”라고 규정하고자 이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미 규정된 것으로 촛불을 규정하기보다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면 우리가 한계로 느끼는 것을 극복할 수 있는 다른 상상력이 보이지 않을까하는 바램에서 이 연재를 합니다. 저 조차도 잘 정리가 되지 않았으며 현재 진행형입니다. 연재 글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작성할 예정이고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연재글 순서
①이명박vs아고라
②선거와 민주주의
③세계화시대 민주주의는 있는가?
④민주주의의 대안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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