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08 13:23

슬픈 연대

레 미자라블에 나오는 ABC의 벗에는, 사람에 하나의 사람에 매료되어 소속되어 있는 회의주의자가 있었다. 위고는 어떻게 혁명조직에 회의주의자가 있을 수 있었나, 라는 어조로 그랑떼르를 소개했다. 사실 그랑떼르는 내가 보기에는 회의주의자라기보다는 날라리같았는데 ;; 그랑떼르는 이념이나 전망보다는 하나의 사람에 매료되어 있었다. 변혁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념이나 전망이 있었어야 할 터인데. 하지만 사실 나도 그랑떼르가 아니었나. 불확실한 미래, 나아질 것인지 회의적인 사회, 과연 내 활동이 변혁에 어떤 도움이라도 되고 있는지, 불안. 아니 그 이전에 나는 활동을 하고 있나. 잘 하고 있나. 모든 것이 회의적이다. 그런 나를 (미래는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다 해도) 여기까지 비실비실 오게 한 것은 한명의 앙졸라는 아니라도 열의에 넘치고 위기감이 있고 결의가 있는 다른 활동가들이었다. 그 사람들이 힘을 주었다. 나도 실은, 자신이 없더라도 사람좋은 미소를 띠며 잘 될거야, 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때 그 어설픈 웃음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었을 수도 있겠지. (정말??) 그래서 그 열의가 어떤 한계가 있더라도, 그렇게 어떻게어떻게 서로 보완해주는 그리하여 그런 슬픈 연대. + 아무래도 나는 좌파로서는 함량미달인것 같다. 여의도 농성을 보고 매우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단지 미안한 마음. ㅠ.ㅠ 게다가 감상적. 온정적. 그림은 단지 뮤지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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