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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에 씨앗을...(22)

삭신이 쑤신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지금 온몸이, 마치 극기훈련이라도 다녀온 것처럼 쑤시고 진이 빠지는 군요.

빡센 주말이었습니다. 훗

 

간만에 많은 친구들 볼 수 있어서 넘 즐거웠어요.

토욜, 비는 간간이 내렸지만 굴하지 않고

인간 띠잇기와 매스게임, 무단횡단과 지나가는 사람 풍선 빼앗아 터뜨리기를 하는

경찰들의 무법천지 집회를 구경하는 맛이 아주 쏠쏠했습니다.

형광 연두색 비옷을 입은 애들이 2미터마다 서 있기도 하고

길을 건널 때, 지들이 무슨 커튼인양 횡단보도 따라 펼쳐졌다 오므라들었다 하는

그 대열들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인도를 막아선 놈들 사이를 비집고 나가려는 시민들의

특히 한 어린 친구의 풍선을 확 뺏어 터뜨리는 게 단연 압권이었습니다.

 

그저께, 한국을 방문해 전시를 하고 있는 한 프랑스(?) 예술가가

전시 매니저와 스텝들의 일방적이고 관료적인 행태에 대해 분을 터뜨리는 걸 들었는데

예술가들을 관리 감독하려하고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려는 것에 치를 떨며 한국의 미래를 걱정했드랬죠.

사람들의 상상력과 자유를 극도로 혐오하고 그래서 파괴하는 사회라고 대답했었는데,

어제 아주 여실히 보고 느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튼 그넘들은 그넘들이고...

동화면세점 앞에서 모였다가 보신각으로 모인다고 하여 거길 갔는데

좁고 답답하고 사람은 꾸역꾸역 밀려들고... 이건 아니다 싶었지요.

비가 와서 분필액션과 다이인도 몬하고... 장례행렬 퍼포먼스는 했지만...

 

좀, 좀, 좀,

다른 방법은 없었던 걸까... 하며 있다가

사람들과 함께 근처에서 빈대떡에 막걸리를 먹고 팔당 분들을 뵈러 다시 보신각에 갔드랬습니다.

반가운 '사이'의 공연도 있었지만, 마지막에 기차놀이 때 쯤엔 영--- 재미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뒷풀이를 가서, 위원장님께서 마음껏 시키라 하셔서

우린 정말 비싼 안주와 술을 마음껏 시켜 먹었습니다.

참나물 도토리묵, 순두부어묵탕, 그냥 어묵탕, 누군가 싸온 홍어회, 마지막에 또 뭘 먹었는데 그땐 이미 취해

잘 기억도 안 나네요.

주민분들과 팔당 생협분들과 즐거이 술잔을 기울이다 듣기론

지난 주에 두물머리 쪽으로 감정평가를 하러 사람들이 우르르 왔다가 주민들이 막아서서 물러갔다 하셨습니다.

이것들, 추석 이후에 본격적으로 들어올 모양입니다.

어쨌거나, 주민분들께선 계속 감정평가를 거부하며 건설사 직원들을 막아내고 계신 중입니다.

관련내용은 http://sobbul.com/50095836252 에.. 

 

집으로 돌아올 때

살림꾼님이 빈집으로 동행하셨습니다. 브라보!!!!!

아저씨 말씀으론 에코토피아가 다녀간 후, 그 옥수수밭엔

너무 힘들게 배추를 심거나 하지 않고 그냥 놀려두기로 하셨다고 합니다.

예전 같으면 농사꾼이 일을 게을리하면 안된다 생각하셔서 뭐라도 하셨을 것인데

올해는 비도 많이 오고 자연의 이치에 따라 그냥 쉬게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하시게 되었다고 하셨어요.

백수에 대한 생각도 조금 바뀌셨다고... ㅎㅎ

술- 술-

먹고 마시고 배가 터지기 직전에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 6시에 일어났습니다.

완전 졸리고 피곤.

그래도 팔당에 가야지...

 

여차저차 하여 십여 명의 사람들이 전철을 타고 팔당으로 향했습니다.

살림꾼님은 집으로 돌아가시고,

봄날도 집으로 가고,

그래도 열 명 가까이 갔습니다.

 

배추는 정말 예쁘게,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비가 더 이상 오면 안 되는데, 오늘 낮에도 잠시 비가 내리긴 했어서

아주 마음을 놓을 순 없는 상태이긴 합니다.

지금부터는 비가 오면 배추가 녹을 수 있다고 하네요. 열심히 기도해야 할 듯.

아직 풀은 안매도 되는데, 다음 주말엔 꼭 풀을 매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운 좋으면 다음주에 풀을 잘 잡아주면 따로 손 댈 것 없이

좋은 배추를 수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주엔 아직 풀이 자라지 않아 김매기는 하지 않고, 병인아저씨 무너진 하우스를 정리하는 데

올인하기로 했습니다.

 

그 다음은...

그 무너진 하우스 철대는 이미 철거한 상태였는데

밭에 철골 구조를 만들었던 각종 철심들, 비닐들을 걷어내는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아주 지난하고 마음이 아프고 나중엔 육체적으로도 뻐근한 일이었습니다.

한 번 밖에 출하를 못했는데, 케일들이 많이 상해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오늘 또 발주할 것들이 있었는데

하우스 정리를 함께 하시느라 일을 다 못하신 듯...

그래도 에코토피아 친구들이 많이 가서 옷을 다 버리기로 작정하고 뛰어드니

함께 일하고 막걸리도 한 잔 하고, 아저씨께서 너무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저도 마음이 다 뿌듯했어요.

 

돌아오는 전철 안에선 시종일관 자고 또 자고,

집에 와서 밥 해먹고는 지금 완전 뻗기 직전입니다.

모두들 오늘 다녀오면서, 다음부터는 반드시 웬만하면 토욜 저녁에 들어가 자고

일욜 오전에 바로 일하자고 결의했습니다. (일욜 오전에 들어가는 게 더 빡세고 시간도 많이 걸림...ㅎ)

어제, 오늘 함께 했던 친구들, 모두 너무 고생 많았습니다.

 

이제 다음 주에는 더 자주 볼 일이 있습니다.

9/16 목  경기도 의회 팔당 유기농업 지속 여부에 대한 토론회 있습니다. 오후 2시

9/17 금 대한문 앞에서 4대종단 기도회, 이날은 천주교에서 맡으셨는데, 에코토피아의 출연을 요청하셨습니다.

꼬미, 쏭, 에코토필하모닉, 달거리대, 모야를 비롯한 풍물패 등 총 출동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9/18 토 팔당으로 갑니다.

 

 

잃어버렸던 휴대폰을 지금 막 되찾았지만

흠뻑 젖은 상태...

a/s 맡기고 통화 될 때까지는 연락 두절입니다.

혹시나 제게 연락하실 분은 블로그 댓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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