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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에 씨앗을...(29) 문화재조사에 맞선 농민들

팔당에 들어가있는 내 친구 하나가 오늘은 하루 종일 제대로 일도 못했다고.

그래서 뭐했냐고 했더니, 중토위에서 온 작자들과 문화재조사 하러 나온 사람들과 실갱이를 했단다.

정부의 4대강사업보다 팔당의 유기농업의 가치가 더 크다고 재판부에서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짓거리들을 계속 한다.

 

나는 멀리 있고. 자세한 소식이 궁금해 팔당 공대위 게시판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방금 전 발빠른 한 동지의 부지런한 속기록 요약본이 올라왔기에 옮긴다.

팔당 두물머리에서 1년 넘게 매일 오후 3시에 생명평화미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거기서 오늘(어제) 유영훈 위원장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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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의정부교구 지금동 성당 유영훈 사도 요한입니다.

여 기 처음 오신 분 얼마나 계세요? 네. 아까 보니까. 여기 걸어 들어오시는 것 같더라고요. 바람이 찬 데, 걸어들어오시다 보면, 왼쪽에 사람이 군데군데 서있는 걸 목격하셨을 거에요. 그 자리가 이 두물머리가 과거에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하던, 원래 인류의 문명은 강변에서 발달했잖아요. 이집트 문명이라든지,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라든지, 다 티그리스강, 유프레타스 강에... 왜냐하면 강변은 퇴적층에 의해서 땅이 아주 기름진 옥토이기 때문에, 거기서 농업이 발전하면서 문명이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여기도 선사시대 유적이 있고, 지금은 이제 표피층에는 조선시대 유적이 나오는 지역인데, 원래 공사를 하려면 문화재가 있는지, 없는지 문화재 조사를 해서 그 문화재가 나오면 공사를 못합니다.

그 런데 이제 4대강사업을 하면서 문화재조사를 대개 형식적으로, 다른 곳은 다 했어요. 그래서 문화재가 나오더라도 대충 묻어버리고 그냥 공사를 강행을 했는데, 여기는 문화재가 곳곳에 널려있는 지역, 문화재 산포지역이라고 해서, 이런 곳은 시굴을 해가지고 문화재가 어떤 문화재가 있는지 시굴을 통해서 확인을 해야 되는데, 저 사람들이 지난겨울부터 저 쪽, 아까 교각에 내려서 걸어 들어오시는 거기서부터 문화재 조사를 했어요. 그런데 사실은, 동절기에는 문화재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문화재 조사를 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겨울철에 공사를 하다가 저희들이 문제제기를 해서 중단을 했다가 봄이 오면서 다시 하겠다고 했는데, 원래 문화재 조사를 하려면 이 일대를 다 해서 문화재가 나오면 4대강 공사도 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런데 이 사람들 눈치가, 저희들이 계속 확인해본 바에 의하면, 저기 지금 하고 있는 지역만 대충 해서 결론을 내리고 문화재조사를 다 했다고 넘어가려고, 그래서 저희들이 어제부터 나와 가지고 중단을 시키고 있습니다.

왜 냐하면 특히, 여러분들 소문 들으신 것처럼, 전국의 4대강 권역에서 정부를 상대로 재판을 해 가지고 다 졌어요. 다 졌는데, 팔당만 유일하게 저희들이 이겼습니다. 그 재판을 해서 이긴 건 뭐냐하면, 이게 이제 하천부지, 국가 땅입니다. 원래 농민들 땅이었는데 73년에 댐을 만들면서 정부에 수용을 당하고 농민들이 다시 그 땅을 하천부지로 임대를 받아서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원래 농민들의 땅이었지만 지금은 소유권은 국가에 있고, 저희가 그래서 점용허가를, 하천점용허가를 2년 내지, 3년씩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아가지고 농사를 짓고 있는데, 원래 내년까지, 2012년 12월 31일까지 저희가 합법적으로 점용허가권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정부가 4대강사업을 하려니까 이 점용허가를 일방적으로 취소를 하고 저희들을 나가라고 했던 겁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본래적으로, 합법적으로 가지고 있던 권한인데, 이걸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건 잘못된 거 아니냐.

그 리고 여기는 수도권 최대의 유기농업단지로 오랫동안 조성이 되어 온 곳이고 수도권의 시설채소의 경우에 60%~70% 가까이를 여기서 생산하는, 수도권 시민 여러분들에게는 중요한 생산 기지입니다. 그 생산 기지를 없애면서까지 일방적으로, 이런 곳을 만들라고 그러면, 돈도 많이 들어가고 시간도 걸리는데, 애써서 만들어놓은 이런 친환경유기농단지를 갑작스럽게 없애면서까지, 그렇게 4대강사업을 밀어붙이려고 하느냐!

정부에서 하려고 하는 4대강사업의 내용이 뭐냐면, 처음에는 여기를 다 놀이공원으로 만들고, 요 강변으로 자전거길을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의 4대강사업 구상입니다. 다른 곳은 다 보를 만들거나 하천 바닥을 파내는 준설의 계획이 있지만, 팔당은 그런 보나 준설의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래도 그런 자전거도로 때문에! 놀이공원 때문에! 수도권 시민들의 생명창고이자 허파와 같은 친환경유기농단지를 없애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 정책적으로 보면, 그리고 이건 정부가 오랫동안 농민들이 친환경유기농업을 하도록 지원을 해왔어요. 비료도 지원해주고, 여기서 살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어느 날 갑자기 4대강사업 때문에 없애는 건 잘못된 것 아니냐!

 

 



그리고 두 번 째! 합법적으로 가지고 있는 권한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까지 이렇게 사업을 할 필요가 있느냐. 이 사업이 그렇게 시급한 사업도 아닌데, 그래서 저희가 2009년 5월부터 지금까지 2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중략>

여 러분들 많이 오신 것 같아서, 일부러 현황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 쫓아왔는데요. 그렇게 해서 2년을 버티고 오다가, 하천점용허가 취소가 이것은 법적으로도 좀 부당한 것 같으니까 저희들이 변호사를 선임을 해서 행정소송을 제기를 했는데, 판사께서 저희들이 주장했던, 이걸 애써서 만들어놓은 유기농단지, 더군다나 올해 9월에는 세계유기농대회가 남양주군에서 열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여기도 개최지이죠. 세계유기농대회도 열리고, 수십 년동안 농민들이 여기서 생존의 터전으로 다져왔는데, 그런 것을 그렇게 급작스럽게 없애면서까지 4대강사업을 할 만큼 시급하지 않다, 그래가지고, 판사가 저희 농민들의 손을 들어줬어요. 그래서 저희들이 이겼습니다. 저희들은 재판에서 이겼기 때문에, 1심에서 이겼거든요. 2심도 남아있고, 3심도 남아있는데, 최종 법적인 확정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일체 모든 사업을 중단해라. 라는게 저희들의 요구입니다. 그 다음에, 문화재조사도 강행하려고 하고, 그리고 이 땅에 대한 수용을, 경기도는, 사업시행주체가 여기는 경기도입니다. 경기도가 게속 강행을 하려고 해서, 그것을 저희들이 막아내고 있는 와중에 있습니다.

시간이 한 2년 정도 가다 보니까, 여기가 뭐, 많은 농민들이 지키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농민들이 무슨 투사도 아닙니다. 단지, 오늘도 저 추운데 가서 지키고 서 있으면서, 저희들이 뭐 대단한 투사들도 아니고요. 그냥 농사가 좋아서,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농토에서 농사 짓는 순박한 농민들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세상 이치로 봤을 때, 정당하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봤을 때 이게 어긋나지 않기 때문에, 또 저 같은 경우에는 그리스도 신앙인으로서, 예수님께서 예, 할 것은 예라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하라 하셨잖아요. 신앙적인양심에 비춰봤을 때도, 이 땅을 그냥 친환경유기농업을 하도록 지키는 것이, 꼭 예수님의 가르침에도 맞는 일이고, 그래서 신부님들도 오시고, 이렇게 여러분들도 오셔서 미사를 봉헌해주시는 것이죠.

우 리의 이런 다분히, 아주 평범하고 상식적인 우리의 주장이 지금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이 잘못된 정부에 대해서, 잘못된 세상에 대해서 저희들이 바로잡자고 이렇게 하고 있는데, 여러분들이 함께 오셔서, 이렇게 힘을 보태주셔서, 저희 농민들이 용기백배해서, 지금까지도 어려웠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또 이렇게 열심히 지켜나갈 겁니다.

여 러분들, 여기가 바람이 원래... 여기가 강변이기 때문에 바람이 조금 센 날입니다. 봄이기 때문에 더하고, 또 바람이 없을 때는 아주 따뜻하고 평화롭고 좋은 날인데... 하여간 오늘 이렇게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저희 농민들이 신부님들과 함께 매일 기도하고 지키고 있는 것이 이 세상에, 지금은 뭐 저 일본은 대지진 때문에, 중동은 민주화 때문에, 우리나라는 구제역 때문에, 사람과 모든 생명들이 죽어가고 있고, 생명의 위기에 처해있는 이 시대에 저희 농민들이 여기에서 그래도 생명을 생각하면서, 평화를 생각하면서 뭔가 애쓰고 있다는 게, 세상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러분 함께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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