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 2011/10/09 13:13

10년쯤 전에 썼던 글...

 

***********************************************************************************************

 

활동가 혹은 활동가 집단의 도덕성...

'도덕'이란 말이 가지는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와
'품성'이란 단어를 주창한 동네 특정 세력에 대한 거부감이 맞물려
이 동네에서 '도덕'이란 개념은 어느 자리에서 꺼내건 그닥 환영받지 못할 주제인듯 싶다.

하지만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진보적인 사회를 일구어가고자하는 자들에게도
'혁명적 도덕성'은 필수불가결하며,
이는 그가 스스로 'soist' 혹은 진보주의자임을 자처하는 동안은
그의 삶 전체를 규율하는 철칙이어야 한다.

부르조아의 도덕적 규범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겠으나
'자유와 평등'을 뼈대로 하는 진보이념을 실현하겠노라 스스로 자임한다면
그는 자신의 삶 속에서, 그가 맺고 있는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속에서
자기 사상의 원칙을 철저히 수행할 책임이 있다.

어느 시인은 "한사람의 조직원은 미래사회 인간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그가 '조직원'이기 때문에 그러한 특권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이기 때문에 '미래사회 인간의 전형'을 보여줘야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리라.

이것이 활동가에게 필요한 '도덕적 긴장감'일 것이다.
고담준론하는 말뿐인 이념이나 학문적 유희로서의 사상편력이 아니라면
더구나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미래적 가치관을 현재에서 입증하고자 한다면
박노해가 예전에 썼던 것처럼 "투쟁속에서 저들의 찌꺼기를 뱉어"내는 것이
그가 택할 수 있는 기초적인 증명방식은 이어야 한다.

스스로 '운동가'란 명예로운(?) 직함을 달고
민중을 위해, 세상을 위해 많은 것들을 희생하고 있으니
"이정도는 괜찮다"고 오만한 면죄부를 줄 것이 아니라
가장 냉정한 척도로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다그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활동가는 농담속에서라도 자신의 정치적 순결성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신념.
그 꼬장꼬장한 결단이
가장 엄혹한 시기에 가장 파괴력있는 우리들의 무기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1/10/09 13:13 2011/10/09 13:13
TAG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soist/trackback/442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 68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