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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내 스스로 수갑을 채워, 들어가겠소. 열쇠가 있는 수갑이면 열수 있으니까, 철근을 잘라, 용접을 해서 아무도 수갑을 열수 있도록 해서 들어가겠소’.

 

300여명의 임금 약 38억원 가량을 체불하고 있는 음성소재, 모병원의 이사장이 열흘전에 직접 내게 한말이다. 현재, 이 이사장은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으로 알려졌고, 아마 출두를 앞두고 심정을 이렇게 피력했다. 그러나, 이는 거짓말이였다. 수갑을 차고, 자기발로 걸어가겠다던 그 였지만, 그는 지금까지 세차례나 법원의 영장실질 심사에 응하지 않았다.

 

임금 지급과 관련해, 그는 지금까지 수십번 거짓말을 했다. 땅을 팔고, 건물을 팔아 변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이 병원을 인수하겠다고 사람들이 나서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번 이런식으로 거짓말이다.

 

이런 사이에, 노동자들의 시름은 깊어져 간다. 이사장이 운영하는 세 개의 병원중 두 개 병원의 노동자들은 아직 노동조합을 결성하지 않았다. 이들은, 자신들이 노동조합을 하면, 혹시 병원이 정상화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고민한다. 이들중 다수는 체불임금 기간이 1년을 초과한 상태다.

 

혹시 동료들 중에서, 사직서를 내겠다고 하면 만류까지 한다. 그러면, 병원이 더 어려워질까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정말로 순박하다. 병원을 먼저 걱정하고, 본인들의 고통은 일단 뒤로 미룰려고 한다. 거짓말 하는 병원 이사장과 너무나 대비된다. 이런 그들을 상대로 병원장은 또 거짓말을 했다.

 

‘민주노총이 병원 매각에 동의하지 않아서, 병원이 부도가 났다’며 화살을 민주노총으로 돌리게 하는 말들을 했던 것이다. 사실, 병원 매각은 전적으로 이사장의 고유권한이다. 여기에 무슨 노동조합과 민주노총의 동의가 필요하단 말인가!

 

원망이 깊었던지, 노동자들이 내게 전화를 했다. ‘진짜로, 당신들 민주노총이 원하는게 이것입니까’. 민주노총 때문에 자신들이 일하는 병원이 부도가 났다는 원망인 것이다.

 

이 노동자에게 설명하기가 참으로 난감하다. 이런 사실 관계에 대한 설명 끝에, 이 노동자는 자신이 오해하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뒷맛은 씁쓸하다. 이 지경까지 사태를 몰고온 병원장에 대한 원망보다, 사실관계도 틀린 병원장의 말 한마디에 우리를 원망하는 상황. 나쁜 이사장에 대해서 미운정, 고운정이 너무 들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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