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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8/05

촛불집회 소회-강원도는 강원도여

학생들과 함께 춘천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가는 도중 택시아저씨가 대학생들이 공부나 하고 있는게 말이 되냐?면서 우리땐 정말 안그랬는데... 하시면서 더욱  "분발해서 투쟁"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신다. 아까 대학교 안에서의 학생집회도 썰렁했는데, 과연 대학생들은 이 열화와 같은 국민들의 열망을 알고 있을까?

 

춘천 명동에서부터 거리행진을 하고 오는 촛불대오를 팔호광장에서 만나 합류하였다. 자유발언에서는 역시 강원도 특색이 드러나는 것이었다. 한 아주머니가 제일 먼저 일어나시더니만 "경찰은 힘들게 서있지 말고 집에가서 가족과 함께 푹~~ 자라"고 하신다.

 

매일 밤 10시까지 일하는데 오늘은 일을 조금 일찍 마치고 나왔다는 농촌총각!! 조금전에 율동에 맞추어 춤을 멋지게 추다가, 한마디 하라니까 "명박이가 지난번에 부시와 만나서 미친소를 먹었어요. 그러더니 돌아와서 이렇게 되어버렸네요..."라고 한마디 하더니 들어가 버린다.

 

그 뒤에 이어서 한 아저씨는 색시가 러시아사람이라고 말문을 연 뒤, 외국인들에게 차별하지 말것을 호소하였다. 곧 농촌은 이민자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면서...... 농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발언이었다.

 

그 뒤 한우를 키우는 한 마을의 반장님, "명박연대" 대표였으나 이제 한나라당을 탈퇴해야겠다고 하신다.

 

유모차부대를 이끌고 나온 한 젊은 엄마는 이명박이 우리를 "일개미"로 안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오늘 춘천시민들이 가장 자존감 상하게 생각했던 것은 이제 "광우병쇠고기"를 먹어야 하는 그 자체라기보다도 오히려 "그토록 고시를 하지말아달라고, 협상을 철회해달라고" 이명박정부에게 애원하다시피 하였는데도, 국민을 무시하고 고시를 강행한 처사에 대한 분개감이었다. 마치 인간의 존엄성을 짖밟힌, 성폭력이라도 당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제 "광우병쇠고기"의 이슈에서 민주주의의 문제로, 정치의 문제로 이슈는 점차 넓어져간다. 점차 정치화되고 있다.

 

이것이 오늘 촛불집회에서 가장 감명깊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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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소개] 광우병의 과학적 진실과 한국사회의 대응방안

광우병의 과학적 진실과 한국사회의 대응방안
 
l       일시 : 5월 19일(월) 오후 1시 - 4
l       장소 : 서울의대 동창회관 함춘회관 3층 대회의실 (대학로 소재)
l       주최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1부 발제
광우병의 과학적 진실과 국제사회의 대응 : 우희종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새로운 전염병 vCJD의 역학과 전망 : 정해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예방의학)
 
■ 2부 토론
권호장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예방의학)
정태인 (성공회대학교 겸임 교수, 경제학)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수의사)
우석균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의사)
송기호 (민주사회을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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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8%가 아닌 0.02%를 위하여

5월 9일 금요일날 서울로 새벽에 출발하여 몇개의 일을 해치우고, 7시 반쯤에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중학생들이 보인다. 청계천이 어디로 가면 되냐고 했더니, 동대문운동장 1번출구로 나가라는 것이다. 그러더니 나보고 "촛불집회(학생들은 그것을 문화제가 아닌 집회로 불렀다)"에 가냐면서 주먹손을 어깨위로 올리며 "잘싸우라"고 한다.. 나 참... 이런 일도 있다니.. 학생들이 격려도 다 해주고... 어느 지하철을 막론하고, 어느 학생을 막론하고 거리에서 "청계천방향"을 물어보면 학생들은 눈빛을 마주치고, 시익 웃으면서 마치 "오랜 동지"를 대하듯 한다. 요즘 거리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모습은 1987년 대투쟁이 있던 시청앞이나 서울역앞을 연상시키고, 95-96년도 종로 파고다공원을 연상시키지 않는가?

 

내가 중학교때를 비교하면, 학생들의 의식발전이 놀랍다......

 

나는 촌놈이라 할 수 없이 다시 동대문운동장 지하역 통로에서 3명의 대학생인듯한 학생들에게 "청계천광장"을 물었다. 학생들은 광화문으로 가면 빠르다며 자기들을 따르라고 한다. 그들은 5월 2일부터 매일 참가했는데, 매일 분위기가 다르다며 최근 매우 고조되고 있다고 한다.

 

광화문역사를 나와서 지상으로 나오자마자 또 한번 놀랐다. 중학교 쯤 될법한 어린 남학생들이 전지종이에 직접 쓴 플랭카드를 들고 나와 하나씩 들고 서 있다. 내용은 학교당국의 집회참가억제에 대한 항의와 학교에서 토론과 결사, 집회의 자유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나도모르게 '얘들이 혹시 교장선생님이라도보면 어쩌려고 하나?'하는 보수적인 걱정을 했지만, 이것 역시 학생들의 의식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태의연한 걱정에 불과했다.

 

'난, 너희들이 참 자랑스럽구나'

 

나는 이렇게 그들을 자랑스러워하고 또 부러워하고 있었다.

 

매일 왔던 3명의 대학생들이 "오늘이 최고로 많이 모인날"이라고 한다. 무대를 중심으로 빽빽히 인파가 들어서서 발디딜 틈이 없는 곳을 한발짝 한발짝 밀려서 중앙으로 들어가는 중에도 무대앞에서는 등장인원이 쉴새 없이 바뀌면서 놀이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한 여학생의 연설에 이어, 몇개의 랩송을 부르는 팀이 등장하고, 그 뒤에 어떤 남학생이 등장했다. 이 남학생의 연설을 그야말로 짧았고, 매우 간단한 단어를 사용했지만, 거기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에게 참가의 근거와 의의 등을 명쾌하게 말하고 있었다.

 

"우리는 99.8%가 아닌 0.02%때문에 온 것이 아닙니까? 99.8%가 안걸린다해도, 0.02%가 걸린다면 우리는 막아야 합니다!!!"

 

연설이 심각하고 비장함이 지속되려하면, 그 남학생은 마지막 단어에 후렴구를 넣어서 모든 사람을 선동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습니까? 오 호... 오 호 호... 오 호 오....."  이렇게 하면서 말미에 후렴구를 넣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야말로 집회장에서 이렇게 "즐거운 후렴구와 노래가 어우러진 멋진 연설"을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정말 기막힌 연설이었다...... 집회에서 이렇게 누구나가 나와서 발언을 하는 문화, 인간으로써 가장 멋진 문화가 아닌가?

 

앞으로는 모든 집회에서 이런 창조적 문화를 만들어 나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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