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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집적행동을 위하여

오리님의 [] 에 관련된 글.

신기하다 토론하는 집회라니

노래하고 춤추고 그런 즐거운 집회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노래하고 춤추고 토론까지 하는 집회는 처음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논리적인 인간이 아니라서 토론이나 논쟁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건 개인적인 기호일뿐

더 많은 토론이 세상에는 존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요새 비폭력과 관련된논쟁들을 보면서

많은 공부를 하게 된다

역시 책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만

책 밖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책도 열심히 읽고 책밖에서도 열심히 배워야겠다

정리해놓지 않으면 까먹어버릴까봐

최근의 이야기들과 상황들을 보면서 든 생각들을 정리해봐야겠다

 

 

폭력을 직시해야 한다

 

폭력은 무엇일까? 우리는 이 물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폭력은 획일화되고 억압적인 권력의 작동 구조"다. 폭력의 세계는 이분법적이다. 내가 옳고 다른사람은 그르다. 대게의 경우 더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이 옳다. 절대적으로 옳은 내 편의 입장을 다른 편의 사람들에게 강요한다. 그 과정에서 물리적인 힘이 동원될 수도 있고 다른 방식으로 억압할 수도 있다. 옳고 그른 것이 절대적이고 고정적으로 존재하고 옳은 것이 그르다고 여기는 것들에 자신의 의견을 억압적으로 강요하는 방식이 폭력이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폭력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첫번째로 국가 지배권력의 폭력이다. 대표적인것이 명박산성일 것이다. 자신의 의견만이 절대적으로 옳고 국민들의 의견은 잘못된 의견이다. 그는 소통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우리에게 강요한다. 소통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의 상징인 명박산성은 그 외모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국가의 폭력의 속성을 드러내준다.

 

두번째로 공권력이라고 불리는 국가가 합법적인 물리적 폭력이 있다. 경찰들이 사람들을 떄리고 짓밟고 뭐 이런 행위들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야만적인 폭력이다.

 

세번째로 시위대가 전경에게 사용하는 폭력이 있다. 이 부분은 여러가지 이견들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철저히 나의 의견이다. 시위대가 전경에게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폭력이다. 시위대가 옳기 때문에 잘못된 힘을 사용하고 있는 공권력을 힘으로 이기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공권력VS시위대의 고도로만 보자면 권력관계에서 시위대가 전경들에게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개개인의 전경들을 봤을 때는 그 권력관계는 충분히 역전될 수 있고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는 시위대의 전경에 대한 물리력 행사는 전경 개인에게 폭력이 될 수 있다. 전경들 개개인에게 위해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예컨대 전경차를 부수거나하는 것은 그것이 의미있는지를 논외로 하자면 나는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네번째 시위대 내부에서 작동하는 폭력이 있다. 집회 안에서 끊임없이 남성과 여성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짓는 것은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폭력이다. 이를테면 여학생은 뒤로 빠지라던지 하는 말들은 여학생들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폭력이다. 또한 아주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는 촛불집회에서 자기와 다른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몰아붙이는 것도 폭력이다. 어느 누구의 의견도 절대적인 진리일 수 없다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특히 소수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매도하거나 몰아세우는 것은 굉장히 무서운 폭력이다.

 

폭력을 성찰해야 한다

 

국가가 우리에게 행사하는 다양한 폭력을 포함하여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폭력을 직시했다면 그 다음엔 우리는 폭력을 성찰해야 한다. 비폭력직접행동은 폭력에 대한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폭력에 대한 성찰이어야 한다. 한국의 진보진영은 그동안 폭력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적과 싸워가며 적과 닮아가게 되었던 것이다.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원주민들은 총을 들고 싸워야할 때(폭력을 투쟁방싱으로 채택할 때) 부족회의를 열어 만장일치가 되어야만 한다고 한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쉽게 국가폭력에 맞서는 저항폭력을 사용했다. 저항폭력 일반에 대해서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과연 우리는 우리가 사용한 폭력에 대해서 성찰하고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성찰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폭력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이다. 폭력은 굉장히 강력한 에너지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긴장하고 성찰하지 않으면 그 노예가 될 수 있다. 나도 예전에 사수대 같은거 나가면서 처음에는 무섭고 두려웠지만 어느 순간엔가 불필요한 물리적인 충돌이라도 꼭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었다. 돌던지고 화염병던지지 않으면, 폭력투쟁이 되지 않으면 왠지 싸운것 같지 않다는 느낌들... 지금 나의 생각으로는 우리가 아무리 물리적인 폭력을 사용한다고 해도 국가의 공권력을 이길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백번양보해서 이길 수 있다해도, 국가의 권력을 빼앗아 올 수 있다해도 그런 방식의 싸움은 결국 폭력이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없다. 특히 위에서 이야기했던 네번째의 시위대 내부의 폭력과 같은 문제들은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 폭력으로 획득된 권력은 아무래도 실질적인 물리력을 사용한 사람들에게 더 많이 돌아갈 것이다. 러시아 혁명의 뒷 끝이 안좋았던것은 레닌이 일찍 죽고 스탈린이 권력을 장악해서가 아니다. 폭력에 대한 성찰이 없었던 것이다.

 

비폭력직접행동

 

비폭력은 검은색의 반대가 흰색인것처럼 폭력의 반대말이 아니다. 단순히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비폭력은 아니다. 폭력이 작동되는 관계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비폭력이다. 비폭력은 폭력과 싸워 폭력을 이기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폭력을 무력하게 만드는 것이다. 폭력이 작동되는 관계를 단절하고 전혀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일이다. 한가지의 진실이 강요되는 관계를 거부하고 다양한 이이갸들이 소통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일이다. 때문에 비폭력 직접행동에서 중요한 것은 거대한 힘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상을 꿈꿀수 있는 상상력이 중요하다. 상상력을 몸으로 실현해내는 실천이 중요하다. 공권력에 맞서 힘으로 싸우는 것보다는 부당한 폭력이 작동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공권력에 폭력으로 맞선다면 공권력의 폭력이 작동하기 너무 좋은 텃밭을 만들어주는 것이지만, 우리가 비폭력으로 대항한다면 공권력의 폭력은 아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현저하게 줄어들고 마침내 무력하게 될 수 있다. 폭력을 쓸 수 없는 공권력은 빈껍데기이지만 폭력을 쓰지 않는 시위대는 다른 무한한 능력을 잠재하고 있다. 하지만 비폭력 직접행동은 무척 어려운 것이다. 폭력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서 훨씬 더디기 때문에 끈질긴 인내심이 필요하다. 또한 국가폭력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는 것도 결코 쉽자 않은 일이다. 비폭력 직접행동은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닐 것이다. 다만 폭력에 의존하는 투쟁방식보다는 좀 더 민주적이고 평등적이고 평화적이고 생태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시 아직 내공이 없어서 마지막 부분은 글이 잘 안맺어진다.

비폭력은 상상력이 핵심인데, 나는 상상력이 고갈된 느낌이다ㅠㅠ

촛불집회가 힘든 것은 체력적인 문제가 아니다. 뭐 그다지 열심히 참가하지도 않았으니..

그보다는 입으로는 비폭력 어쩌고 실컷 떠들어 놓고 막상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빈약한 상상력이 나를 힘들게 한다

전쟁없는세상에서 전경들의 선택적 병역거부(부당한 명령에 대한 거부)를 이야기하고 싶은데 어떤 식으로 이야기해야할지 모르겠다ㅠㅠ

 

사람들이 비폭력에 대한 많은 비판을 해주면 좋겠다 (다만 임박한 혁명의 시기에 종국에는 폭력 혁명이 될 수밖에 없다는 류의 주장들은 싫어요^^) 좀 더 공부가 되기 위해서...

아 원래는 인권캠프 웹자보 만드려고 컴퓨터 켰는데 또 이러고 있다ㅠㅠ

빨리 웹자보 만들고 오늘 저녁에는 촛불집회 간만에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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