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꼬였다.

어제 너무 추워서 몸이 갑자기 안좋아져서 인권두마당 가려다가 그냥 집으로 와버렸다. 추위에 몸이 안좋아져서 가려던 일정을 안가게 되다니... 몸이 별로 안좋은 상태인가? 이런 적이 없었는데 말이지. 암튼 집에서 와서 배가고파서 밥을 허겁지겁 꽤 많이 먹었다. 밥먹고 재택알바 하던거나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소화가 안되더니 온몸이 으스스하고 힘이 쫙 빠져서 여름철 후라이팬위에서 축 늘어진 인절미 마냥 철퍼덕하고 방바닥에서 뒹구는데 볼록 올라온 배에는 가스만 차는지 계속 헉구역질만 나올뿐이고. 늦게 들어온 동생의 도움으로 매실 원액을 먹었더니 뭔가 막힌게 쑤욱하고 내려가는 느낌이 나더니 이젠 헛구역질이 아닌 거대한 트림이 공룡울음처럼 솟구치고. 이런 날은 빨리 자는게 최고라며 그냥 잠이 들었건만, 밤중에도 몇번이나 물처럼 흘러내리는 설사를 참지못해 잠을 뒤척여야했다. 아... 아침밥도 못먹고, 친구 결혼식가야하는데 가야하는데 가서 밥한끼도 못먹겠구나. 추운날씨에 장이 완전히 베베 꼬인거 같다.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장 말고도 요새 꼬여 있는게 있는데, 바로 성격. 요샌 이상하게 벌컥 벌컥 짜증이 잘나고 그런다. 뭐 짜증날만한 일들도 있긴 했지만, 예전같으면 그냥 신경안쓰고 넘어갈 일들에도 짜구 확 꼬여서 뒤틀어진 감정들이 분출된다. 그냥 무시해버리거나 웃고 넘겼을 상황들이 자꾸 머리를 떠나지 않고 어떻게든 짜증을 풀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 생각은 결코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고, 상대방에게 가장 상처를 주거나 짜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말들을 기어코 찾아내 그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게 한다. 대부분의 경우 그 말을 꾹 참지만 혹 그 말을 하게될 경우에도 일말의 미안한 감정도 안생긴다. 왜 이리 꼬여만 갈까. 추운날씨 좋아하지만 이건 좀 너무하자나. 내복꺼내입으면 괜찮아지겠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