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콧물이 주룩주룩

지난 토요일 찬바람 맞으며 자전거탈 때 이미 감기란 놈은 내 몸에 들어와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감기바이러스와의 사투에서 이기지 못하고 내 몸이 한 발 짝 물러났나보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건조한 사막처럼 목이 간지럽고 콧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린다. 서둘러 휴지로 콧물을 닦아 내면서 왠지 모르게 콧물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누런 콧물이었다면 차마 이런 생각을 못했을 텐데, 투명한 액체가 마치 눈물처럼 주루룩 흘러내리니 그 광경에 넋을 잃을 만도 하다(나만 그런가?) 대체로 주룩주룩 흘러내리는 것들은 아름답다. 눈물도 그렇고 심지어 격한 육체의 운동 끝에 등판에서 주룩주룩 흘러내리는 짭짜름한 땀도 아름답다. 더이상 아름다운 추락은 없다며 나의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빗줄기도 아름답다. 생각해보니 그것들은 다 맛이 다르다. 하물며 눈물조차도 상황에 따라 감정에 따라 맛이 다른데, 샘솟는 구멍이 다른 액체들이 맛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영어학원가기 전에 예습하려고 했는데 또 그냥 시간낭비하고 말았다. 콧물닦고 나가야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