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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중독

 

       <광화문에서 바라본 조선일보 본사>

 

 

[쪽지1]

(...) 소위 조중동을 보는 수백만을 미워하는 사람과 어떻게 마음을 터놓고 대화가 가능한지 말해주세요. 자신이 원하는 신문을 읽을 권리도 자유도 없는 나라를 만드는게 오소의 꿈입니까. 그신문의 내용이 옳고 그름을 왜 다른사람과 집단이 평가해야 합니까. 지나친 우월감 과 독선아닌가요. (...)

 

[쪽지2]

(...) 살아온 방법이 다른만큼 가치관의 차이도 있겠지만 서로가 조금만 상대편 입장에서 생각을 해준다면 더불어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겁니다. 오히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사회가 더 위험한 사회라고 여겨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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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알고 지냈던 어떤 분에게 왔던 싸이월드 쪽지 내용이다. 나와 연락을 끊은 이유에 대해 보내온 두 개의 쪽지를 보고 있자니, 일단 그 분을 너무 좋게 생각했고, 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이해하셨던 것에 대한 괜히 서글픔이 앞섰지만 (난 그 신문을 읽는 사람을 미워한다고 하지 않았다. 그 신문을 만드는 자들, 그리고 그 신문의 내용을 굳게 믿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무조건 빨갱이의 딱지를 붙여 공격하는 자들을 미워한다고 했을 뿐이었다....), 일단 그러한 개인적 감정은 둘째치고, 역시나 우리 사회에 만연한 "조선일보 중독"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교육 헤게모니를 선점하기 위해 행해지는 전교조에 대한 조선일보의 각종 공세는 그렇다고 해도, 우리 사회 전반에 그들이 끼치는 영향이라는 게 아직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다. 혹자는, 문화-예술 쪽 내용은 그래도 볼 게 많으니 그래도 좋은 신문 아니냐고 하지만, 역시나 그 신문 전반에 흐르는 논조로부터 그 어떤 장사라도 영향받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할 수가 없다. 나 또한 고등학교 시절, 집에 공짜로 배달된 조선일보로 대학본고사 대비 논술 공부를 한답시고, 저 신문 사설과 각종 칼럼에 실렸던 내용들에 대해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었고, 그 영향은 아직도 내 무의식 저편에 찌꺼기를 남기고 있지 않은가. 학교에서도 공부 좀 한다는 학생들은 열심히 읽은 조선일보의 내용을 토대로, 전교조와 노동운동 전반에 대한 조선일보식 비난을 일삼는 경우가 허다하다. 졸업 후 거의 모두가 노동자의 삶을 살게 될 녀석들이 그 누구보다 더 反노동자적 가치관을 굳히게 되는 과정을 보면서 서글픔을 갖게 된다. 대부분의 교사들 역시 평상시의 대화 속에서 조선일보식 사고방식을 그대로 드러내며 교육을 이야기한다. 아직도 구태의연을 벗어나지 못한 색깔몰이와 팩트 자체를 180도 바꿔버리는 왜곡된 분석과 관점주입으로 인해, 현실의 문제점들을 파악하는 데 우리는 얼마나 더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이제는 그러한 조선일보식 관점이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 되어, 그들의 것에 비판의 잣대를 들이댔을 경우, [쪽지1]의 경우처럼 그들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되고, 비판자는 우월감과 독선으로 가득찬 "좌익꼴통"이 되어버린다.

 

난 조선일보를 만드는 자들과 그 신문의 내용을 굳게 믿는 분들에게 [쪽지2]의 내용을 다시 있는 그대로 전하고 싶다. 진실로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가 꽃피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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