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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이언스온,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 연재 시작합니다.

내일 한겨레 사이언스온에 제가 연재하는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의 첫번째 글이 올라옵니다. 방금 오철우 기자님께서 이메일을 보내셨더라구요.

 

태아기 영양결핍과 성인기 건강에 대한 글로, 아프리카 국가 감비아(Gambia)의 보릿고개, 세계 2차대전의 네덜란드 기근(Dutch Famine), 그리고 1960년 중국의 대약진 운동을 엮는 글입니다.

 

이런 연재를 하게 된 것은 대중들에게 bio-medical paradigm을 넘어선 사회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몸과 건강에 대해 말하고 싶고, 또 장기적으로는 이런 글들을 모아 책으로 낼 계획이어서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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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그 모든 이유보다도 저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한국에 와서 교수로 일한지 3년차가 되어가는데, 저 스스로가 학문적으로 점점 얕아지는(shallow) 것을 얼마전 너무나 명확하게 느꼈습니다. 좋은 주제가 있을 때마다 학생들을 1저자로 해서 지도하면서 논문을 썼는데, 그렇게 되면서 저는 점점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글쓰기를 지도하고 또 comment 하는 일종의 supervisor로서의 역할만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스스로를 돌아보니, 제가 주저자인 논문은 계속 나오는데, 그와 무관하게 스스로는 학자로서 점점 후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2년동안 가만히 앉아서 논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음미하며 읽어본 적이 없었고, 두꺼운 책 한권을 차분히 읽어본 적이 없었던 거지요. 이대로 가다가는 허우대만 멀쩡한 '전문가'가 되는 게 너무 명확해 보였습니다.

 

어떻게 해야, 스스로에게 보다 열심히 논문과 책을, 타인의 글을 읽도록 강제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제 전공과 닿아있는 분야의 역사적인 연구들을 정리하는 글들을 꾸준히 쓰기로 했습니다. 혼자서 읽게 되면, 강제성이 없어지고, 긴장감이 떨어지니까요.

 

올 한해, 최선을 다해 써볼 생각입니다. 많이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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