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와 Linux와 pie

from 분류없음 2011/10/12 14:16

  한국에서 가장 활성화된 오픈 소스 프로그램 커뮤니티를 꼽자면 몇 군데가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사용 가능한 소스가 생산되고 수정되고 공유되는 측면에서 따져보면 아무래도 세 손가락 안에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 게임 커뮤니티가 들어갈 것이다. 왜냐면 WoW에서 UI단에서 쓰이는 애드온이나 매크로 등의 제작, 수정 활동은 굉장히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며 그것은 프로그래밍 언어인 lua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사람들은 소스를 공개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수행하면서 많은 경우 이것을 오픈 소스 혹은 프로그래밍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하간 WoW를 좀 한다는 사람의 게임 영상을 보면 그 UI가 모두 제각각이다. 기본 UI를 고수하는 유저도 있고, 심하게는 과연 이것이 WoW가 맞나 싶을 정도로-얼핏보면 FPS게임이나 SF 장르의 게임으로 보일 정도로-커스터마이징한 경우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결국 이 다양성은 사람에게 최적화된 UI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며, 그 충족은 회사 안의 개발자들을 혹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개발 기회를 사용자들에게 열어둠으로써 가능하다는 결론으로 수렴한다.

 

 

  위의 영상은 WoW의 애드온 OPie의 소개 영상이다. 단축키로 각 계열별 스킬을 원형 형태로 배치시키고 마우스 이동으로 스킬을 선택하고 좌클릭으로 시전하는 UI이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기술은 1단계의 조작으로 완료되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의 취향을 떠나서 생각해보면 분명 유용할 사람도 있을 것이며 실제로도 꽤 많이 쓰이는 애드온이다.

 

 

  그리고 이 것은 이 애드온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분명한 GNOMEPie의 소개 영상이다. 이러한 방식의 런치 메뉴가 MS의 시작 메뉴나 애플의 독만큼 혁신적인 방식의 UI인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Linux가 좋은 점이 있다면 그 혁신성이나 유용성을 판단하는 것이 유저 자신이라는 것이고 오픈 소스 운동이 가능성이 있다면 그 혁신성과 유용성을 충족시키는 것이 한 기업과 개인의 몫이 아니라 운동 전체의 몫으로 남겨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덧. 개인적으로는 키보드로 아이콘을 불러내서 마우스로 선택하는 구성보다는 키보드로 불러낸 아이콘에 단축키를 매겨서 키보드 상에서 끝낼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유용할 것 같다. 어떤 언어로 짠 프로그램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뜯어보고 고쳐볼만한 가치는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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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2 14:16 2011/10/1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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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앙겔부처 2011/10/12 16:52

    우왕.... 멋진 글이네여 ㅇㅇ "오픈 소스 운동이 가능성이 있다면 그 혁신성과 유용성을 충족시키는 것이 한 기업과 개인의 몫이 아니라 운동 전체의 몫으로 남겨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거 멋있음

    근데 난 민트 밀고 우분투 깐 다음에 심지어 컴피즈 설정도 안 했다능. 바탕화면만 가끔 바꾸고 귀찮아서 인터페이스 걍 안 건드리고 쓴다능. 유저에게 열려 있어도 커스터마이징해서 쓰는 유저라는 것은 상당한 기술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혹은 상당한 시간을 보유...;

    사실 자유소프트웨어 커뮤니티의 구성원이 아니라서, 그렇게 엔드유저들이 애드온을 개발한다거나 이런 분위기가 상상이 안 됨. 개발자들이 엔드유저인 커뮤니티에 고유한 속성 아닐까 마 저는 그런 의문이 들지 않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요그 2011/10/12 17:32

      뭐 저런 거나 독 종류나 컴피즈 같은 거야 설치&마우스 몇번 클릭하면서 설정하면 끝나는 거니까, 수정 재배포가 아닌 사용 정도라면야 딱히 기술이랄 것도. 대부분 커스터마이징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거나 있는 줄도 모르거나해서 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 아닌가 마 저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필요성과 쉬운 코딩 난이도가 조합되면 의외로 개발자도 아닌 사람들이 꽤 수준급의 코딩을 하는 것도 종종 볼 수 있음. 진짜 lua는 커녕 프로그래밍이란 개념 자체를 몰라도 WoW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간단한 매크로를 만들거나 기존 매크로를 수정하는 것 정도는 쉽게 해내기도 하고. 사실 엑셀 잘 다루는 직장인이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VB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는 셈이 아닌감? 자기가 만든 매크로를 블로그나 카페에 공유하는 사람들은 의도치않게 그 기술을 공유하고 발전시키고 있는 셈이고.

      소스를 짜고 공유하고 재배포하는 것이 직업적 개발자만의 고유한 속성인가는 ... 여러분 이거 거짓말인거 다 아시죠? 

  2. 앙겔부처 2011/10/12 16:54

    김프도 커스터마이징하고 싶긴 한데... 워드같은 것도 그렇고. 민트 쓸 땐 커스터마이징 많이 했는데 그걸 또 하자니 너무 귀찮아 근데 가끔씩 전에 쓰던 키보드 숏컷 막 누르고 있고-_- 실행 당연히 안 되고-_-

    또 노트북이랑 사무실컴이랑도 인터페이스가 많이 다르고. 만사 귀찮고 대충 쓰다가 못참겠다 싶을 때 커스터마이징을 시도하는데 내가 이상한겨? 보통은 커스터마이징 즐겁게 하나? 개발자들 말규 'ㅅ' 

    • 요그 2011/10/12 17:38

      커스터마이징을 하면 일의 효율이 높아지거나 심미적으로 보기 좋아지거나하면 손을 대는 사람이 있기는한데 비율까지는 잘 모르겠군.

      물론 별 이유없이 시스템적으로 막아놓은 부분까지 크랙해가며 커스터마이징을 하려는 인간들도 있음. 이런건 등산과 같은 정신적 활동으로 이해할 필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