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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고립 되어버린 천박한 개혁

어제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가 있었나 봅니다. 김군은 이 방송을 안봤습니다. 일부러 안본게 아니라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안봤습니다. 방송제목이 국민과의 대화인지는 안봐서 모르겠지만, 게시판을 게시판을 둘러본 바로는 '노빠들과의 대화'였던것 같습니다.

노빠들과 대화를 하던, '연정'을 염두에 둔 범한나라세력과 대화를 하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지만 노무현의 발언에 내포되어 있는 그의 생각은 대단히 위험하고 더 이상 방치하면 안되는 상황에 이른것만은 분명한것 같습니다.

권력을 통째로 내어 줄수도 있다는 발상은 '짐은 곧 국가'라고 말했던 봉건왕족시대의 왕들보다도 더 싸가지 없는 발언입니다. 그 당시엔 권력은 '힘'에서 나왔기 때문에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힘의 쎄기에 따라 얼마든지 짐은 곧 국가라던가, 저 태양은 내꺼, 모든 여자들은 내 하녀,등등 제 맘대로 모든것을 좌지우지 했지만 오늘날 헌법에 기초하여 법에 의해 모든것이 결정되는 민주국가에서 저러한 발언을 했다면 이것은 보통문제가 아닙니다.

권력이라는것은 대통령이 마음대로 이동시킬수 있는 성질이 아닙니다. 권력의 일부를 위임하는것은 그나마 이해할수 있는 수준이지만, 통째로 다른 정치세력에 내어준다는것은, 헌법에 기초하여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부여받은 권력을 '사유물'쯤으로 착각한 대단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러한 상식도 모르고 권력을 통째로 내어줄수도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노무현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또라이'고 정략적으로 생각하면 '파시스트'라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없이 민간인 수준이었던 노무현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여 대통령이 된 이후, 불과 2년반만에 파시스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그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노무현식 개혁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무현식 개혁은, 어느정도 '파쇼'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노무현과 천신정이 주도한 민주당 분당을 놓고보면 개혁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파쇼가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작업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면, 개혁은 토론과 논의를 통해서 가장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는 작업이 아니라 내가 모든것을 결정하는 환경을 만들고 그 환경을 바탕으로 모든걸 바꾸는게 개혁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민주당분당을 감행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것이 파쇼입니다. 당시 민주당은 정권재창출의 시대소명을 다하고 선장이 바뀐 환경에 발맞추어 환골탈태 할 여건이 조성된 시기였습니다. 물론 이것은 저절로 되는것이 아니라 보수,중도,진보 할것없이 다양한 스팩트럼을 가진 당사자들끼리 머리를 맡대고 연구하고 노력을 해야 민주당이 새롭게 변화하는 겁니다. 이러한 과정을 어렵다거나 귀찮다는 생각이 들면, 그들은 '개혁세력'이 아닙니다.

홍세화는 이런말을 했습니다 "쉬운 진보는 진보가 아니다"라고. 개혁도 마찬가지 입니다. 개혁이 말처럼 쉽다면 우리사회는 벌써 개혁이 완료 되었겠지요. 개혁이 쉽다고 생각한 '사이비개혁'세력들이 바로 민주당을 분당시킨 노무현과 천신정입니다. 노무현의 초헌법적 발언과, 독재식 발상에 황당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노무현은 일관되게 파쇼적 개혁의 노선을 걸어왔습니다.

민주당 분당이후, 민심이 열린당의 손을 안들어주자 "민주당을 찍으면 한나라당 된다"라는 명언(?)을 남긴 노무현. 호남이 민주당을 붙들고 있으면 민주당과 함께 무덤으로 들어갈것이라던 천정배의 호남무덤론. 이러한 것들은 그동안 수구세력이 민주화세력을 매도할때 써먹던 '영남패권주의'적 발상입니다. 자칭 개혁세력이라는, 노무현과 천신정이 이러한 매도를 서슴없이 할수 있었던것도 "나는 항상 옳다"라는 착각속에 범죄자가 쓰는 칼은 흉기이지만, 내가 쓰는 칼은 수술용 칼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칼 자체가 '흉기'가 될수 있고 '수술용 칼'이 될수 있는것은, 그 칼을 사용하려는 "목적"이 결정합니다. 사람을 죽이기 위함인가, 아니면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함인가. 의사가 사람을 죽이기 위해 사용하는 칼은 '흉기'입니다. 노무현이 만약에 의사가 되었다면, 수술을 하다가 실패하면 환자를 바로 죽이고도 남을 사람입니다. 그러고서 한마디 하겠죠. "수술로 나을 병이 아니다. 어차피 죽을건데, 지금 내가 죽이는것이 가족들도 편하고 환자도 편한 것이다"

우리는 노무현을 보면서, 아무런 철학과 사상이 없는 '구호만의 개혁'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학습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천박한 개혁은 수구의 모습을 할때도 있고, 영패의 얼굴을 할때도 있으며, 바로 어제의 노무현처럼 파쇼의 모습을 할수도 있습니다.

김군은 노무현을 보면서, 사상과 철학이 뛰어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왜 하는둥 마는둥, 미적미적 대었는지 그 이유를 알것 같습니다. 개혁은 결코 쉬운게 아닙니다. 쉽게 얻어진 것은 제 아무리 개혁으로 출발했을 지언정 그 모습은 파쇼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걸 노무현은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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