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토크’로 만난 새해 두 사람

                           -정동영 ‘대륙으로 가는 길’ 상임고문과 새터민 창업가 박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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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발이 난잡한 한낮, 국회의원회권 제 1세미나실에서는 정동영 ‘대륙으로 가는 길’ 상임고문이 주체하는 새터민 청년창업가 박요셉씨를 초청하여 토론식 공부방이 열리고 있었다.

 

2004년도에 탈북 했으니 이제 10년이라고 한다. 한국에 와서 살기 시작한지 말이다. 박요셉씨는 한국에 와서 북한이탈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와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창업 준비를 하고 있다. 그의 말을 들어 보니 그동안 참 열심히 살았구나 싶다. 사람답게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충만해서인지, 내 인생은 내가 꿈꾸는 대로 살고야말겠다는 확고한 갈망때문인지 그의 얼굴엔 순도 높은 자신감마저 묻어나고 있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남한 사람들처럼 개성공단에서 나만의 사업을 하고, 그 사업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꿈꾸지 않는 자 청춘도 아니라던데 정말인가 보다. 박요셉씨는 북한에 있을 때도 속옷 장사를 해서 부모님과 1남 3녀인 집안 식구들을 부양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뜻한바가 있어서 두만강 가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꾸며서 대낮에 자연스럽게 국경을 넘는다. 중국에서는 식당종업원생활을 하면서 5년 정도 준비한 끝에 한국행을 실현한다.

 

박요셉씨는 여느 탈북자들하고는 확연히 달랐다. 가스통 할배들이나 수구꼴통의 앞잡이가 되어 일당 받고 구호나 외치는 저급한 부류가 아니었다. 민족의 장래와 통일을 뜨겁고 순수하게 걱정하는 창업청년이었다. 박씨의 모든 행보는 그래서 북한 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로 귀결되고, 그가 북한을 떠나 남한에 정착한 이유도 창업을 통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목적이 있는 탈북을 한 셈이다.

 

박요셉 씨의 진지한 행보는 그가 도전하는 사업과 공부와 실천 과정을 통해서 잘 나타난다. 박씨는 뜻을 같이하는 남북한 청년들과 함께 통일 독일의 정책에 대한 공부는 물론 탈북자들을 상대로 이뤄지는 직업문제와 정착교육 그리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강화와 성공적인 생활모색 등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학생들과 함께 미디어 교육과 영화 제작을 하여 "북한이탈청소년들이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 완성된 작품은 올 4월에 개최되는 '트리베카 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이다.

 

일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다.’고 말했는데 2만 6천명의 탈북자도 품지 못하면서 갑자기 통일이 올 경우 그것은 대박이 아니라 재앙이고 쪽박일 것이다.” 그러니까 도둑 같이 찾아올 통일에 대한걱정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북한이탈주민은 남한사회에 "먼저 온 미래이므로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통일 논의 이전에 남한사회의 갈등구조도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박씨의 이런 모두발언을 근간으로 참석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대안제시와 정책적인 면에서는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답변을 해줬다.

 

내용을 간추려 본다. 탈북자 2만 6천 명 중에서 그 70%가 기초수급자다. 전국에 교회나 성당이 8만 여개가 넘는데 두 교회가 탈북자 1인 꼴로 맡아 정착을 돕는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10년 전에는 우리가 앞섰던 협력과 교류사업이 이제는 중국과 대만에 뒤져있다. 우린 양국 정상이 두 번이나 만난 적도 있는데 정상회담 한 번 갖지 않은 중국과 대만은 그동안 오히려 700만 명이나 왕래를 했다. 송금도 투자도 활발하다. 우리나라는 친족관계에서는 생계유지비, 의료비 또 목적과 교역과 협력이 뚜렷한 사업의 경우는 승인을 받지 않아도 송금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입법만 해놓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새터민들은 한해 약 120억 정도를 북한으로 송금한다. 그것이 제 3국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터라서 브로커들한테 중계수수료로 뜯기는 것만 송금액의 30%나 되는 현실이다.

 

시작이 반이다. 시작은 우리가 앞서 있었다. 너무 지체하다 보면 아집과 배타성만 넘치게 된다. 남북 모두 상생의 대도를 걸어야 한다. 분열과 갈등은 강대국들의 희생양이 될 뿐이다. 우리도 잘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소중한 우리의 삶 언제까지나 전쟁의 위험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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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1 20:13 2014/01/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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