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마지막 문장, 위악과 냉소와 슬픔과 분노가 가득 찬 절규를 보라
그때 밤의 저 끝에서 뱃고동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것은 이제 나와는 영원히 관계가 없어진 한 세계로의 출발을 알리고 있었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처음으로 나는 엄마를 생각했다.
엄마가 왜 한 생애가 끝나갈 때 약혼자를 만들어 가졌는지,
왜 다시 시작해보는 놀음을 했는지 나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 뭇 생명들이 꺼져 가는 그 양로원 근처 거기에서도,
저녁은 서글픈 휴식 시간 같았다.
그토록 죽음이 가까운 시간, 엄마는 거기서 해방감을 느꼈고,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마음이 내켰을 것임에 틀림없다.
아무도, 아무도 엄마의 죽음을 슬퍼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또한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 커다란 분노가 나의 고뇌를 씻어 주고 희망을 가시게 해주었듯,
신호들과 별들이 가득한 그 밤을 앞에 두고,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세계가 그렇게 나와 닮아서 마침내는 형제같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내가 덜 외롭게 느껴지도록, 나에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사형 집행을 받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주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
'엄마'의 죽음을 알리면서 시작해 '나'의 살인을 거쳐 '나'의 사형집행을 예고하며
끝나는, 죽음에 관한 소설, 카뮈가 스물아홉의 나이에 발표한< 이방인>이다.
1946년 5월19일에 판매되기 시작한 이 작품 내용은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의 사망을 전하는 전보를 받고, 장례를 치르고, 아랍인을 총으로 살해하고, 재판을 받고, 사형을 선고받는다.
20세기의 지성이자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억압적인 관습과 부조리를 고발하며 영원한 신화의 반열에 오른 작품
어머니의 기이한 무관으로 표현된 세계의 모든 부조리한 단순성에 대한 기록이다. 오랜만에 만난 아들 앞에서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조심스레 "또 올 거지?" 바쁜 것은 잘 알지만, 그래도 이따금....."이라고 말하는 어머니,
아버지는 1차 세계대전 중에 사망, 가정부로 일하는 어마니 아래서 가난하게 자란다. 아홉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장학생으로 알제대학 철학과에 입학, 장그르니에를 만나 사상적 스승으로 1934년 공산당에 입당하나 내적 갈등을 겪다가 탈퇴
[네이버 지식백과] 이방인 (L’Etranger) (세계문학전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