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날레는, 도깨비 잔치로~

휘날레는 도깨비잔치로~

 

 

피날레는 역시 ‘도깨비잔치’!

한판 놀자! 유미별 '춤따세무용단' 겨울 아침 공연

 

아침 일찍 서둘렀다. 춤으로 따뜻한 세상을 여는 ‘춤따세’ 무용단은, 서울문화재단에서 선정한 ‘생활 속 찾아가는 예술’단으로서 그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아침 공연, 그것도 9시 반에 하는 공연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전날 밤늦게 까지 총연습을 한 터였다. 한숨 자기 위해서 눈 좀 붙였는가 하면 새벽같이 일어나서 단원들은  또다시 집을  나선다. 부리나케 8시까지 무용단에 모이기 위해서다.

 

찬바람을 가르며 용케 모인 사람들은 얼굴을 재빨리 매만지고 공연에 필요한 소품과 의상을 챙겨들었다. 9시까지는 천하없어도 공연 장소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 공연을 하게 될까? 아무튼 오늘 공연으로서 유미별 ‘춤따세 무용단’은 서울문화재단과 약정한 2009년도의 공연일정을 모두 마치게 된다.

 

무용수들은 그야말로 힘깨나 들겠다. 대체 왜 그렇대? 공연 치고는 과히 새벽이라 할 수 있는 아침 공연이기 때문이다.

 

토요일에 잡힌 학교 공연은 거의가 그랬다. 1,3주 토요일은 ‘놀 토’고 등교하는 2, 4주 토요일에는 특별활동이 끼어 있어서  아침 조회가 끝나면  학생들을 곧바로 강당에 집합시키는 거다. 그러면 9시 반이 될 테니까, 그 9시 반에  딱 맞춰서 공연을 해달란다. 공연이 끝나면  곧바로 하교조치가  이루어진다.

 

        

이런 수순에 맞아떨어지려면, 학교측에서 원하는 시간은 대게가 9시에서 10시 사이가 되었다. 학교 사정에 맞춰 하는 9시 반 공연..... 이게, 오후 아니면 늦은 밤 시간에만 익숙해있는 무용수들에게는 새벽이지 뭐냐?

 

‘춤따세 무용단’이 중,고등학교로 찾아가서 하는 순회공연은 한국무용을 베이스로 해서 공연 때마다 레퍼토리와 순서가 조금씩은 다르다. 그리고 관람 인원과 장소에 따라서 다양하게 짜여 진다. 한국무용 전통과 창작, 1인무와 2인무 혹은 군무 그리고 현대무용과 성악 어떤 때는 성악에 춤을 곁들인 작품도 있다. 여기다 판소리와 정가가 들어있고 ‘한국무용 창작 퍼포먼스’도 한 축을 이룬다.

체육관처럼 큰 장소에서 하는 공연에는 군무가 필수다. 그 많은 인원, 그 한창 나이인 청소년들을 사로잡으려면, 화려하면서도 역동성이 느껴지는 춤, 이런 점에서 한국무용 군무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여기다 퍼포먼스적인 요소가 곁들여지면 그야말로 더 할 나위 없이 제격이다. ‘멀티미디어’실 혹은 ‘시청각실’이라고 하는 조그만 장소일 경우는 물론 1인무나 2인무 위주로 프로그램이 짜여 진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춤따세 무용단’ 단장은 앞장서서 공연장소로 찾아 들어갔다. 각자 앉을 의자 하나씩을 들고 가는 학생들의 모습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아이들은 부자 집 창고에 가득 쌓인 쌀가마처럼 풍요로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아! 오래간만이다. 왁자지껄~ 개굴개굴~ 시끌벅적 소리!

 

교장선생님의 인사말씀과 특활부장 선생님의 무용단 소개에 이어서 곧 바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자! 그럼  이젠 공연만 잘 하면 되네!  780여명의 청소년 , 대단한 인원이다.

 

첫 순서는 전통춤이었다. 국수호류 ‘입춤’으로서 말 그대로 서서 추는 춤이라는 뜻이다. 무용수는 김대현이라는 남자무용수, 자기 분야에서 일정한 경지에 오른  예인의 모습은  아름답구나. 폐부 깊숙이 진한 감동을 주는 구나. 토요일 아침, 관객으로 앉아 있는 수많은 청소년들도, 일렁이는 감동의 파장을 분명히 마음껏 맛보고 느끼리라.

 

더구나 피리며 대금이며 장구, 그리고 가야금과 거문고 같은 다양한 우리 악기에서 뿜어 나오는  구성진 어울림 속에서 구현되는 정중동 혹은 나긋나긋하면서도 부드러운, 그런가 하면 돌연히 휘몰아치는 춤사위 앞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았다. 한국인에게는 분명히 500년 아니 몇 천 년 전부터 흐르는 한국인만의 특유한 감성의 인자가 있는 것 같았다. 우리 것에 대한 갈증과 한은 면면히 가슴 속에 축적되어 있다가 어느 날  때를 만나면  불현듯 한 모금의 시원한 옛 샘물을 마시는 것 같은 청량감을 느끼는 것이었다. 이것이 감동이요, 정한이요, 신명인 것이다.

 

"역 쉬~!”“저것 좀 봐! 얘들아! 우리 전통춤에는 이런 맛이 있어!” 무대 위에 눈을 고정시키고 있자니 어느덧 해설대 쪽에서는 다음 작품의 해설이 이어지고 있었다.

                       

성악과 2인무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먼저 Once upon a dream과 nella fantasia 두곡을 부른 다음에 세 번 째

‘축배의 노래’ 때는 2인무 형태의 춤이 곁들여졌다. 드레스를 입은 소프라노가 높고 낮은 음역을 넘나들며 노래를 부르다가 ‘축배의 노래’에서는 정장을 갖춰 입은 남성무용수와 함께 경쾌하게 춤을 춘다. 가수는 노래를, 무용수는 춤으로 자기가 맡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축배의 노래’는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1막에 나오는 무도회 장면이다. 테너와 소프라노가 왈츠풍의 노래를 부르는데 이때 남자는 여자를 유혹하기위해서 안간힘을 쓴다. 이 부분을 ‘춤따세 무용단’에서는 무용과 성악을 결합시켜서 현대적으로 다시 꾸며 시도해 본 것이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오! 예! 와우? 우우~ 멋져! 등의 갖가지 반응을 보이며 재미있어했다.

 

이어서 ‘일어나!’라는 13분짜리 현대무용과 한국무용 창작작품, 그리고 다음으로 판소리로 이어졌다. 판소리는 현대무용가 안은미씨의 ‘바리’에 출연했던 윤석기씨가 춘향가 중에 나오는 ‘사랑가’ 한 대목을 부르는 것이었다.

 

“학생들! 판소리가 뭔지 아세요? 제가요 오른 손에 부채를 들고 손을 쳐들 땐 ‘좋다!’를 왼손을 쳐들 때는 ‘얼씨구!’라는 추임새를 넣어주시면 좋겠습니다. 할 수 있죠?”“.........”“여러분! 추임새 몰라요?”“알아요~”“안다구요? 그래요. 추임새 잘 넣어주면 저 소리 잘할 거고, 안 넣어주면 소리 못할 거에요.~""네에....~""아셨지요? 자 그럼 소리합니다!"

 

처음에는 추임새를 넣는 학생들이 거의 없었다. 소리꾼이 다시 한 번 ‘좋다!’와 ‘얼씨구!’를 가르쳐주고 소리에 대해서 즉석 강의를 했다.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다'고 추임새에 대해서 똑부러지게  다시한번 강조를 하고서야 학생들은 서서히 판소리 ‘사랑가’에 대해서 반응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전라도 버전으로 '자슥들, 진즉 그럴 것이제~' 딱 그 턱이었다.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이리 보아도 내 사랑, 저리 보아도 내 사랑!”“얼시구~ 좋다!”

 

자 그럼 피날레는 ‘도깨비잔치’다 !!                           

                               

도깨비 잔치는 ‘춤따세무용단’이  제 9회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 ‘마스크댄스’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우리의 전래동화에 나오는 혹부리 영감 있잖은가? 여기다 상상 속 괴물인 도깨비, 도깨비는 장난스럽고 어리석고 의리도 있고  한편으로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 괴물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만 영악스럽고 자기 잇속에만 밝은 괴물 보다는 조금은 어리석고 허수룩한 도깨비이기에게 더 정이 간다.

 

‘춤따세무용단’의 대상 수상작품 ‘도깨비잔치’는 혹부리영감과 이러한 도깨비를 상징 캐릭터로 내세워 춤과 퍼포먼스로 구성한 작품이다. 먼저 안동은 탈로 유명한 고장이니만치 경연에 참가하는 모든 팀들은 잠깐 동안이라도 탈을 쓰는 장면을 연출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춤따세무용단'의 ‘도깨비 잔치’ 도 이 규정에 맞춰  처음 부분에서는 탈을 쓰고  등장한다. 눕고 엎드리고 서있는  무용수들이 세 사람씩 짝을 이루어 기지개를 켜는 장면으로 춤은 시작되었다. 온갖 전통악기가 터뜨리는 합주곡에 맞추어서 잠에서 깨어난 도깨비들은 여왕도깨비를 중심으로 편을 짜서 겨루기를 하는 가하면 바닥을 두드리면서 특유의 괴성을 지른다. 요놈의 도깨비들 혹부리 영감의 혹을 터뜨리며 박장 대소를 하는 건 또 뭐냐? 그래, 잔치판이 무르익고 있구나. 얼씨구 ! 절씨구! 지화자 좋다.

 

이쯤해서 홀연히 도깨비들의 잔치 마당에 거대한 천이 덧 씌워진다. 도깨비들이 좋아하는 밤? 검은 천은 밤을 상징한다.관객들은 궁금하다. 저 거대한 장막 안에서 도깨비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싸! 과히 전격적이라 고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단숨에 장막이 걷힌다.

 

거기엔 9꼬리를 달고 있는 여왕도깨비가 서있고 새끼도깨비들은 여왕의 꼬리를 풀어서 한 가닥씩 붙잡고 있다. 대체 뭐하려고 그러지?

 

자! 도깨비들 나간다. 두 패로 나눠 선 도깨비들이 여왕의 꼬리 한가닥 씩을 붙잡고서 좌우 대칭으로 서로 엇갈리며 상대방 쪽으로 달려나간다. 이러기를 서너 번, 때는 바야흐로  여왕의 9꼬리를 상징하는 빨강 천이 무대 가득히 휘날리고 이윽고 잠시 멈춰 선 도깨비들은 그 꼬리를 꽃잎처럼 자랑스럽게 흔들고 있다.

 

무용퍼포먼스는 끝났다. 신난다. 재밌다. 어어? 그런데 ......학생들이 일어날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넋을 놓은 것처럼 자리에 그냥 앉아 있네! 순간의 침묵이 물을 끼얹은 것처럼 흐른다. 감동은 환호를 일으키지만  때로는 숙연한 침묵을 낳고 있었던 것이다. 드디어 함성이 터졌다. 박수가 쏟아진다. 공연이 끝났다.

 

피날레는 역쉬~ 도깨비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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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3 23:08 2010/01/2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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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얼굴,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우리 주변에는 작지만 소중한 것이 많다. 작은 선물, 작은 정성, 작은 성금, 또 작은 설레임? 이렇게 ‘작다’는 말에는 하나같이 부담스럽지 않고, 유연한 느낌과 사람을 안심하게 하는 기분 좋은 기대감이 곁들여 있다.

 

 이와는 반대로 아주 큰 이슈나 대형 사건사고들은 하나같이 사람을 불안하게 하고 반목과 혼란과 불행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곤 한다. 왜 있잖은가. 지난 독재시대 때 위정자들은 곧잘 우리나라의 뭣뭣은 ‘세계최고’ ‘아시아최대’ 등의 말을 부르대고 살았다. 자신들의 치적을 자랑하고 우민화 정책을 쓰려고 그랬는지 모른다.

 

 헌데 이런 거창한 말에는 으레 허세와 광란의 독소가 들어있기 마련이다. 사람들의 마음이 몹시도 강팍해져서 그런지 어지간한 자극과 사건사고에는 거의 무관심, 무감각, 무신경, 무감동, 무반응인 지경이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지금 이웃의 불행과 아픔에 도무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돌 같은 마음이 돼버렸다.

 

용산참사가 8개월 째 어떻게 취급되고 있는지 잘 알잖은가. 그렇다. 도심 한가운데서 사람이 6명이나 타죽고 23명의 부상자가 생겨난 충격적인 이 사건에 정부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고, 책임있는 자들의 사과는 커녕 따뜻한 위로 한마디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용산참사가 이럴 진 데 하물며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현안들은 더 말해서 무엇 하겠는가.

 

 이참에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에 주목해보자. ‘작은 일에 충성을 다 한 자 큰일도 맡게 된다.’는 예수님의 가르침도 음미해보자. 작은 것을 존중하고, 작은 것에 감동하고, 남의 불행에 마음 아파하는 우리 사회라면 용산참사는 해결이 났어도 벌써 10번도 더 났을 것이다. 이런 일은 애시 당초 일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재능교육’선생님들의 문제도 그렇다. 혜화동을 지나는 길에 보면 ‘재능 교육’의 사옥이 있는데 그곳에서도 어김없이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50여 일째에 이른다. 그런데 하루는 난데없이 빌딩 앞에 양철담이 둘러쳐져 있고 시위는 1인시위로 변해있었다. mb 정권 들어서서 집회신고도 안받아주는 고로 집시법위반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오로지 1인 시위 밖에는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밤늦도록 홀로 현장을 지키고 있는 학습지 여교사의 모습을 목도하게 된다. 이 1인 시위는 아침 9시 경에 시작하여 밤 10시까지 계속되고 그 이후로는 재능본사 정문 앞에 차를 대놓고 밤새 이어진다고 했다.

 

 (재능 12년차 교사 여민희씨 노조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수업권을 빼앗아 교실로 돌아가지 못함)

 

“세상에? 한밤 노상에서 여자가 밤늦도록?” 거리는 공해와 소음, 매연을 뱉으며 달리는 차뿐이었다. 순간 주체할 수 없는 의문이 들었다. 무엇이 저 학습지 선생님을 이런 지경에 이르도록 했을까. 사람들이 관심이나 주는 거야! 동조해주는 사람들이 있기나 한 거야. 여자 혼자서 왜 저렇게 밤늦도록 시위를 하는 건 지 모르겠네. 아닌데, 저건 아닌데.... 그 앞을 스쳐지나갈 때 마다 투쟁의 일수는 640일 또 며칠 후엔 645일..... 하는 식으로 숫자만 늘어가고 있었다.

 

학습지노조가 최초로 생긴 것은 ‘재능교육’ 학습지노조가 시발점이 되었다고 한다. 그게 99년도이니 10년은 된 일이다. 이듬 해 대교, 구몬, 웅진 노조가 만들어지고 2006년도에는 이 네 개 노조가 합쳐져 전국학습지교사 통합노조를 형성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그 후가 문제였다. 지난 10여년간 음성적인 노조탄압을 해오던 사측이 현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부터는 아예 노조를 인정하지 않기로 작정을 한 것이다. “정권 바뀐 거 몰라?” 노무 담당 이사가 한 첫마디였다고 한다. 기가 막히다.

 

“이럴 수가?” 왜 이 정권 들어서서는 가늘 게 싼 똥마냥, 병아리 눈물만큼 찔끔, 고양이 쥐 생각 하는 만큼 밖에 안주던 그 알량한 노동자들에 대한 배려마저 끊기고 있느냐 말이다. 그러니 온 나라 곳곳에서는 힘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신음소리가 통곡을 이루고, 못살겠다는 원성이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시끄러울 수밖에....., 기업가들이 이권 챙기기에만 좋게스리 돌아가는 이놈의 세상은 결코 정상이 아니까 말이다.

 

수만의 전국의 학습지 교사들은 억울하게 급료를 빼앗기고 잘못된 자동충당제로 해서 주머니를 털려 살림살이는 점점 얇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2009년도를 기준으로만 보더라도 학습지회사 회장들은 대한민국의 주식부호 대열의 윗자리에 앉아서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

 

자 보자! 수치가 증명해주고 있다. 사는 곳이 증명해주고 있다. 비상장사 기준으로 해서 대교 강영중 회장이 6위, 구몬 장평순 회장이 7위, 그의 부인인 김숙영이 79위, 웅징의 윤석금 회장이 26위, 재능 박성훈 회장이 48위요 동생 박지훈이 92위 등 모두 수천억원대의 주식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많이 벌어서 잘 먹고 잘 사는 거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다만 가까운 이웃도 배려할란지라 내 주머니를 배불려주는 학습지교사들의 정당한 몫은 빼앗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모 학습지 회사의 회장님은 3억 벤츠를 타고 60억 타워펠리스에 산다는데 뭐 어떤가. 잘 벌어 잘 먹고 사는 거 그거 좋은 일이다. 다만 부자 회장님들이 기회만 있으면 교사들의 수수료율을 인하조정 하는 것도 모자라서 갖가지 이유로 착취구조를 만드는 것이 문제다.

 

‘휴회홀딩’이라 해서 그만 둔 회원을 처리하지 못하게 하고, 학습지교사들의 가족이나 친지 의 이름으로 ‘가짜회원 만들기’를 조장하고 또 ‘자동충당제’라 해서 회비를 내지 않는 회원들의 것까지 교사의 급여에서 차감해가는 일이며, 아이들에게 나가는 선물도 교사가 개인 돈으로 사서 줘야한다. 이 모든 총체적인 부당행위에 대한 정당한 항의조차 새 정부가 들어서자 할 수 없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재능교육측에서는 때는 이때다. 얼씨구나 좋다하고 단체협약을 파기하는 사태로 나아간 것이다.

 

 (재능 오수영 사무국장이 1인 시위도중 잠시 방문한 학습지 교사와 같이 있다)

 학습지 교사들은 어찌해야 할까?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방적으로 파기한 노조의 단체협약권을 인정하고 부정업무를(휴회홀딩, 가라입회)를 없애달라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이나 ‘남녀고용평등법’등의 법조항은 그림의 떡이다. 학습지선생님의 90%이상이 여성이고 그 중 절대다수가 가임기 여성이며 육아휴직이 필요한 아이들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몇 푼 벌기 위해서 육아도 내 팽개친 채 밤늦도록 아이들을 가르치러 다니는데 정작 “내 새끼들은 숙제는 했는지? 밥은 제대로 먹었는지도 모르고.....”라는 넋두리 속에서 일하는 여성이다. 여성노동자라면 당연히 보장받아야할 모든 권리를 누리지 않아도 좋으니 자신들이 벌어들인 돈에서만이라도 정당한 급료를 받고 싶은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물가상승률은 13.9%이고, 학습지 인상률은 40%나 된다. 회비 인상률만큼은 아니더라도 물가인상률만큼이라도 학습지선생님들의 급여는 올랐을까? 아니다. 임금인상은 고사하고 최초수수료 삭감, 완전성과급제 강화 등으로 수수료제도는 갈수록 나빠지고 회비대납, 자동충당제도 등으로 주머니를 털려 살림살이는 오히려 나빠져만 간 이 불평등을 시정해달라는 것이다.

 

 여기서 ‘부자회장님’ 대 ‘가난한 선생님’이라는 말이 나온다. 4대보험도 적용받지 못하고 퇴직금? 상여금 한 푼도 못 받으면서 일하는 학습지선생님들에게 제대로 된 월급을 주지는 못할망정 회비입금분에 대해서만큼은 무조건 보장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회비대납과 자동충당이라는 날강도행위로 인해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일한 대가는 고사하고 회원이 내지 못한 회비까지 교사의 월급에서 자동으로 갈취해 가는 회사가 정상일까? 이를 묵인해주는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일까? ‘벼룩의 간을 내 먹는다’는 말이 이 경우에 딱 맞는 말일 것이다. 자신들의 배를 불려주는 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이러니 학습지 교사들의 안착률은 6~7개월 정도요. 실력있는 배테랑교사들의 누적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러니, 반 이상이 1년 미만의 교사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습지회사의 조직은 실력을 담보하고 있는 교육기관이라고 할 수 없다. 전국의 13만 학습지 선생님들이여

젊은 여성들이여 이 사회를 돌아보라.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당신들의 귀한 권리를 당신들은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

쟁취해서 일한 만큼 대접받고 일한 만큼 주머니도 채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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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3 23:02 2010/01/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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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비정규 노동자대회

 

1호선 방학역에서 전철을 탔다. 얼마만인가? 서울역에 와 본 것이, 대학시절 서울행 장항선 열차를 타고 내린 이후 그야말로 십 수 년 만에 밟아보는 서울역이다. 오늘 전국 비정규직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바로 서울역 광장이다. 서울역은 또 이렇게 오늘의 나와 관계짓기가 되는 것인가. 개인의 역사나 국가나 노동자들의 역사도 서로서로 맞물리고서야 하나의 무늬가 되고 흔적이 된다.

 

 

공지된 대로 르포문학교실에서 현장워크샵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집결장소인 시계탑을 향해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부지런한 나? 아무도 안 보인다. 강곤씨에게 전화를 했다. 거의 다 왔다는 대답을 들으며 광장을 서성였다. 12시가 좀 못 된 서울역, 한켠에서는 급식차가 있고 그 주변을 에워싸고 수많은 사람들이 식판을 받아들고 서있다.

           

 

 먼저 받아 든 사람들은 삼삼오오 떼를 지어 맛있게 먹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저씨 아줌마! 식사는 앉아서 편히 하세요! 맘속으로 빌어보니 모두 점심식사에 한창이다. 어느 단체 어느 구호기관에서 나왔는가. 고맙기도 하지.. 노숙인들의 한끼 점심식사가 돼주기 위해 그들은 묵묵히 봉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삐리리~ 어디 계세요? 아 네 저 시계탑 쪽으로 갈께요. 강곤씨의 전화를 받으며 눈을 돌리니 일전에 인터뷰를 하고 르포를 썼던 ‘재능교육 선생님’들이 한켠에서 모금을 위한 일일 좌판을 펼치고 있었다. 반가웠다. “아, 대회에 나오셨네요. 있다가 저희 식구들하고 같이 와서 팔아 드릴게요.”

 

급히 인사를 하고서 르포문학 식구들을 찾아갔다. 어? 강의가 끝나면 바쁜 걸음으로 귀가를 재촉하는 사람인지라 모르는 얼굴이 눈에 띈다. 모자를 쓰고 양쪽 어깨에 가방을 둘러멘 후덕한 인상, 까페 닉네임은 이름하여 ‘읍면동'인 윤지미씨와 역시 닉네임이 야키다인 김은경씨와 인사를 나눴다. ’야키다‘는 어떻게 진 이름이에요? 그냥, 좋아하는 스웨덴의 여성벤드 이름이에요. 아 네 그렇군요. 각각 르포문학 6기와 4기인 읍면동과 야키다와 섞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김정란씨 등 꽤 많은 인원이 모였다.

 

                   

                                  

 

  잠시 시간을 두고 강곤씨가 르포  멤버들을 기륭전자 조합원들에게 인도했다. 그리고 인터뷰를 하기위해서 조용한 장소를 찾아 이동을 했다. 서울역 신청사는 쇼핑몰을 갖춘 건물로 변신해 있었다. 그곳 2층에 있는 로비를 찾아서 일행은 자리를 잡았다. 이제 막 각자의 소개가 끝나고 기륭전자에서 부당 해고를 당한 조합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지려고 할 때였다.

 

가슴에 ‘비정규직노동자대회’라는 표시를 달아서인가. 쇼핑몰 경비아저씨가 와서 장사에 지장이 있으니 나가 달란다. 한쪽에 동그랗게 둘러앉아서 담화를 나누는 것이 도대체 무슨 지장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보면 모든 것이 불편하고 마땅찮은 가보았다.

                                                                                                                                          

   

우리 일행은 하는 수 없이 자리를 이동할 채비를 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자 가자 나그네 되어. 어디 마땅한 곳에 둥지를 틀기 위해 헤매는 유목민처럼 우리도 그렇게 다른 장소를 찾아 가자.

 

서울역 청사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또다시 쫒겨나지 않을 만한 장소가 어딜까 고심하면서.. 가방을 둘러맨 한 무리의 르포문학교실의 방랑자들이 잠시의 유랑을 거듭했다. 그리고 나서야 후미진, 아주 한적한 벽을 뒤로하고 둘러앉았다.

 

 

우리 르포팀 일행은 강곤, 송기역, 윤지미, 야키다, 김정은, 나, 송기역씨의 짝, 그리고 또 한분, 기륭 쪽은 김소연 분회장, 이인섭, 윤홍희, 박행란, 오석순 이상과 같이 다섯 분이었다. 법 없어도 살 것 같은 그야말로 착한 소시민일 수 밖에 없는 사람들(?) 무엇이 오늘 우리 모두를 비정규직노동자대회에 참석할 수 밖에 없는 이 현장으로 내몰았는가. 시대여 말하라!

 

현장 워크샵 르포 제 2탄은 위에

 

현장 워크샵 르포 제 3탄은

 

기륭전자  '김소연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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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3 22:38 2010/01/2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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