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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18
    용서받지 못한자를 보고(1)
    언저리
  2. 2007/01/18
    평화수감자의 날 행사를 위해, CO들 인터뷰 동영상을 편집하며(2)
    언저리

용서받지 못한자를 보고

-[용서받지 못한 자]를 보고


 정상적인 사회화 과정이란 어떤 것일까?

학교, 직장, 동아리 같은 단체......,  여하튼 한 개인이 속해있는 그 모든 준거집단들이 개인에게 제시하는 어떤... 태도의 기준이란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사회성이라 칭할 수도 또는 처세술, 융통성, 뭐 EQ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한 개인이 다수의 개개인들의 집합체인 단체에 속하기 위해, 적응하기 위해, 이렇듯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워지는 자신을 재처리하는 어떤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뻔한 얘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혼자서는 살 수 없고 등등등 익히 많이 들어왔던 얘기를 또 다시 언급하지는 않겠다. 여하튼 사회화 과정은 필요하단 거고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사회화 과정은 어떠한가?


내가 겪은 몇 가지 과정을 소개해 보겠다.


나의 대학시절, 자유, 힙합정신 어쩌구 하며 특권인 듯 젊음을 누리려던 청춘들이 많았던 그 곳, 나는 춤 동아리에서 활동했었다. 신나고 자유롭고 재미있을 것 같았던 그곳은 나에게는 고등학교 사춘기 시절보다도 더한 반항심을 마구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선후배간의 철저한 위계질서라던가 엠티에서의 극기 훈련 비슷한-그걸 한 딱까리 한다고 했던가...-뭐 그런 모습들은 차치하고 뭔가가 굉장히 답답하고 비합리적이었으며 나의 논리적 주장이 선배들에겐 전혀 먹히지 않는다고 느꼈던 한 시절이었다. 그것이 지방대의 경우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고 누군가는 말하던데.....여하튼 나의 사회성의 결핍이었을까 아니면 처세술의 결핍이었을까?  나에겐 둘 다 엇비슷한 말로 들리지만... -물론 의미가.. 뉘앙스가 좀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나는 사회적 필터링이 좀 부족했던 사람이었던 걸까? 결국 적응하긴 했지만 ....진짜 적응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여튼, 그 사람들 지금 생각해도 참 갑갑~~하다.


 어쨌든, 뭐 이런 것들로 군대식 문화에 젖은-여성에게도 요구하기위해 변형되어진-사회화 과정의 한 단면을 엿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러니까 여성에게는 다른 식으로 작용된다는 얘기다. 그 얘긴 나중에 기회 있으면 하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들의 그런 모습에서, 군대 문화를 흉내 내는 또는 이미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스물 몇 해 살아오는 동안 몸에 배어버리게 되었는지 모를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지 않는가 생각해 보게 된다.



  나의 직장은 영화계이다. 자칭, 타칭, 문화 예술계라 부르는 그 곳. 그러나 여기도 별반 다른 곳은 아닌 듯싶다. 나의 공손함과 말 잘 들음을 가장한 가식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으나 이곳에서의 생존을 위해 그것을 꼭 발전시킬 필요가 있단 생각이 든 적도 있다. 그런 것에 거부감 느껴지고 반항심이 일면서도 적응하기 위해 내 자신을 맞추어가던, 그리고 결국에는 그러한 것들이 내면화 되어 내가 비판해 마지않던 그들과 같아져버리는 그런 모습을 나 자신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분명 이러한 나의 개인적인 경험들을 일반화시키기에는 무리가 있겠으나 사실 우리 사회 전반을 그냥 훑어보더라도 군사문화의 영향이 참으로 공고함을 볼 수 있는 경우는 많을 것이다.





풀어내는 방식도 다르고 비중을 둔 지점도 다르나 비슷한 주제를 다룬 영화로는 [방과 후 옥상]과 [말죽거리 잔혹사]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군대를 제대한 사람들이 그렇게 어른이 되어서 그렇게 가르쳐서 그렇게 배운 아이들이 자라 군대를 가고, 다시 한 번 그렇게 개조되어 나오고 그렇게 어른이 된 사람들이 그렇게 만드는 세상. 그런 구조를 이 두 영화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이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속의 군대란 조직은 이해할 수 없다. 말도 안 됨이 말이 되는 곳.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키워지는 이상한 구조. 그 속에 적응하려 서로에게 상처를 내는 소년들. 상처 냄을 당연시 하고 깨닫지 못하는 그들. 그런 모순들을 처음엔 거부하지만 결국엔 그런 모순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내면화 되어버린 소년들. 그렇게 어른이 된(?)소년들. 


피해자이자 가해자였던 그들 모두가 용서받지 못한 자는 아닐런지 ...


용서받지 못한 자는 우리조국 대한민국의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대한건아 모두가 아닐런지...





태정의 마지막 대사,


"넌 먼저 어른이 돼야 돼!" 


대한민국이 바라는 어른의 모습은, 진정한 남자의 모습은 그런 것인가 보다.





승영은 


상처받은 것에 아파하기도 하고 상처준 것에 아파하기도 한다.


결국 자살해 버린 그는 사회 부적응 자인 걸까?


 


어리버리하고 심약한 허지훈은 꼭 개조되어야만 하는 이사회에서 용납 할 수 없는 덜 자란 아이인 것인가?





그렇다면 


군 생활을 잘한 태정은 ....진짜 어른이 되었나?





그들 모두를 용서받지 못한 자로 만드는 이 대한민국 사회의 구조가 잘못된 것은 아닌가?





다큐멘터리 "708호 이등병의 편지"를 본적이 있다. 남들보다 좀 더 민감한 감수성(?)을 가진 한 이등병의 마음은 이라크 파병반대를 외치며 군복무 중 휴가를 나와 병역거부를 하게 만들었다.


 도두라진 그의 그런 행동들은 우리조국 대한민국에서는 용인될 수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대한건아로써의 당연한 의무, 국방의 의무를 져버린 그는 지금 전과자가 되었다.


남들이 욕하듯, 그는 비겁한 겁쟁이 일까? 아니면, 자신의 신념을 지킨, 진정 용기 있는 자일까?


어떤 모습이 더 어른 인 걸까?





군사문화란 무엇인가. 무조건적 복종을 가르치고, 가식을 가르치고, 폭력을 가르치는 비논리적인 약육강식의 문화. 물론 이것으로만 군사문화를 정의내릴 수는 없겠으나 확연히 드러나는 폐단이 있음은 분명하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여러 이유들은 무엇인가?  역사적 정치적 경제적 지정학적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조건의 여러 측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일까?


비뚤어진 남성성이 지배하는 사회를 개선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승영과 지훈같은 사람들이 그냥 그대로 인정받으며 살아 갈 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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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수감자의 날 행사를 위해, CO들 인터뷰 동영상을 편집하며

 

다큐멘터리스트들은,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완성하기위해, 촬영해온 소스들을 편집 하면서

보통은 한 컷당 평균200번정도를 보게 된다고한다.  

찍어온 자료를 검토하고 스크립하면서 보고,  

선택할 영상을 고르느라 비교하면서 보고,  

컷 연결이 자연스러운지 내용들의 배치가 적절한지 확인하기위해 보고,  

효과가 잘 들어 갔는지, 사운드는 잘 어울리는지, 음악은 적절한지등을위해 보고,  

최종 마무리로  맘에들게 나왔는지 검토에 또 검토를하며 보고,   

보고 또 보고 셀수도 없이 같은 영상을 반복하여, 되풀이해서 본다고한다. 

 

 비록 훌륭한 다큐멘터리를 만든것은 아니지만, 평화수감자의날 두번째날 행사를 위해,

영상팀 동료들이 찍어 온, 이제 들어갈 또는 출소한 CO들의 인터뷰 동영상을 편집하게

되었다. 나 또한 반복적으로 그들의 모습을 보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할 수 밖에

없었다. 화면 속의 그들은 내가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거나 또는 별로 대화를 해 볼 기회 

가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화면 속의 낯선 인물들이  많이 좋아져 버렸다.   

 12월 1일 평화수감자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자전거 행진을 하기위해 국회앞에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 속에서, 지금은 성동구치소에 수간중인, 경수씨를 봤다. 하마터면 반갑게

"경수씨~" 하고 부를뻔했다. 그렇지만 조금 이상해 보일까봐 참았다. 나의 눈은 반가워서

경수씨를 똘망똘망 쳐다보고 있는데 눈이 마주치자 경수씨는 나를 무심히 쳐다보고는 고

개를 돌려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했다.  경수씨는 날 그날 첨 봤을 테니 당연한 거였는

데 왠지 모를 서운한 마음은 대체 왜 드는 것인지...나도 참.....

그 날 첨 보는데 왜 그렇게 친근했던지... 경수씨의 인터뷰를 (대략200번) 보면서  

어찌나 멋있게 말잘하는지 "짜~씩~ 멋진걸~~!!" 하면서 혼자 막 대견해 했었던 기억이다. 

그리고  인터뷰 영상속의 또 한 명, 조정의민도 그 자리에 있었다.  

여차저차 인사 두어번 한 사이일 뿐, 몇 번 술자리에 같이 있었지만 그닥 대화를 나눠본 적

이 별로없기에 낯설었다. 하지만 그 날은 목도리를 둘러주며 "힘내!!" 라고 말하고 등을 토

닥여주고 싶었다. 하지만...또 참았다.  왠지 혼자 오버하는 듯 하여..^^!  하여튼 그날 그 곳

에가기 직전까지 다음 날 행사를 위해 급편집을 하다 왔던터라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겠

다.  참.....너~ 무 집중해서 편집했나보다.^^

조정의민의 인터뷰를 보면서 병역거부자들의 수감생활중의 힘들었던 기억들에 대해, 나는

경험해 보지 못해 실감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감옥에 있던 시간들이 너무 아팠어서"라고 말할때의 조용조용한 그 말투와 어조, 뛰엄뛰

엄 말하다 천천히 말끝을 흐리는...수차례 반복해서 본 화면 속, 그의 말들은  ... 마음을 짠

하게 쓸어내렸다.

송인욱과 고동주가 법정으로 들어가기전  어렵게 미소지으며 마지막 인사말을 남기는 부

분을 편집하면서 화면속 그들 앞에 얼마나 힘겨운 생활이 기다리고 있을지 걱정이 되었고

후에 그들의 소식을 전해들을 때 마다 편집하면서 보았던 그들의 마지막 미소가 생각나곤

했다. 

 나는 아직은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워크샵에 참가하여 공부 중인  학도일 뿐 이지만, 초보

다큐멘터리스트로써의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가지고 꽤나 신경을 썼던 이번 작업물은 나에

게  전쟁없는 세상의 초보 활동가로써의 감수성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 같다.  비록 결

과물이 여러모로 보아 완성물이라고는 볼 수는 없지만 나에게 이번 작업은 특별했다. 수감

중인 병역거부자들이 대상으로써 보여지던 관찰자 같았던 나는  어느 순간 부터인가 변해

있었다. 이제는.. 이성적인 관찰이 아니라 감성적인 공감을 한다. 그들은 이제 나의 친구들

이다.  

나의 친구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가 옳다고 믿는 신념이 인정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열

심히 힘 닿는 만큼 노력하리라 다짐해 본다. 나의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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