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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반 일리치를 만나러 간다. (4) 2010/06/21

 

 "각 사회 환경에는 그에 맞는 자연스러운 규모가 있다. ..... 이러한 각각의 규모에서 자기 환경에 상응하는 자연스러운 규모를 훨씬 웃도는 기간, 공간,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도구는 역기능을 일으킨다"

공생을 위한 도구, 이반 일리치

 돌이켜보면 지나왔던 모든 길들에서 내가 아팠던 이유들은, 티스픈으로 가마솥의 물을 저으려 했기 때문이거나 국자로 커피를 마시려 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하는 요즘이다.

 

 아고라, 축제, 프로젝트, 포럼, 워크샵 -> 이런 도구들로 응집시키려 했던 대상, 대상의 상황,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서울. 이런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길 위에서 조금 더 온전할 수 있었던 '너'와 '나'의 관계들을 메일링리스트에 가둬버리고서 세련된 듯 트위터에서 서로의 안부를 물으라 부추겼을 것이다.

 

이렇게 나는 이반 일리치를 처음 만났다.

 

그의 확신에 찬 문장, 이념을 가슴에 새기지 않는 고집스러운 자유의지, 합리적 이성 너머에 존재하는 미세한 감각기관들에 대한 그의 믿음이 나를 끌어 당긴다.

 

이반 일리치를 만나러 간다.

 

그는 내 삶에 적절한 도구로 작용하는 의미 있는 관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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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1 00:12 2010/06/21 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