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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 벽 2010/04/26

푸른 벽

from 미세 말 꽃 2010/04/26 01:26

 

 나는 내가 담쟁이 인줄만 알았다

 불에 대인 듯 손가락 끝이 떨릴때마다

 한 겨울 콘크리트 벽 틈 사이로 눈물이 흘렀다

 

 나를 보듬고 있는 너는 절망의 사회

 그 벽

 인줄만 알았다

 

 덕지 덕지 엉겨붙은 가슴 속 멍들을 속으로

 더 깊은 속으로 삼켜낼때마다

 그것이 담쟁이 잎 수천개 중 몇 가닥 뿐이기에 아직 

 이라고 중얼대곤 했다

  

 어느 날 희망이 말하기를

 서두르지 않으면 사라져 버릴거라고

 그 벽은  온 몸을 떨며 두 팔을 걷어가 버릴거라고 

 그렇지만 사랑은 오래도록 가장 훌륭했었더라는

 

 그것은 절망의 사회가 내지르는 비명이었다

 

 그 벽은

 숨 쉴틈 없는 도시로

 관습의 가족으로

 흔들리는 너로 나로

 떨어질 줄 모르는 한 잎처럼

 내 발목을 붙잡는다

 

 아  강을 건너 섬이 된다하니 구역질이 난다

 참지말고 토해내자

 속으로 더 깊은 속으로 삼켜내던 멍들을 토해내자

 

 내 속의 푸른 물이 나를 적셔 나는 벽이 될 것이다

 어깨를 낮춘 푸른 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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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6 01:26 2010/04/26 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