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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11
    아침 버스에서 울어 봤나?(3)

아침 버스에서 울어 봤나?

 

 

갑자기 생각났다. 불과 몇달전...

 

봄방학이었다(이제 방학의 의미는 바뀌어야 되겠다. 여름방학=여름보충, 겨울방학=겨울보충

봄방학=봄보충.  몸보충 할시간을 줘라 좀...)

 

보충뿐 아니라 평소에도 학교가 너무 싫었던 나는 지각을 자주 했다.

어떻게 하면 안갈까... 어떻게 하면 늦게갈까 하고말이다.

그러다가 내키면 담임한테 전화해서 아프다고 하고 늦게가거나 안간다.

작년에만 여러차례...

 

학교는 항상 가기 싫었지만 그런이유가 아니더라도 지각은 자주 했다.

버스를 타고다니는데 아침잠이 많은 나는 자주 버스를 놓친다.

버스를 놓치면 다음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야하는데 사실 다음차례의 버스를 타는건

도박이다.

빨리가면 딱 그 시간에 도착하거나 훨~씬 늦게 도착하기 때문에

80% 지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럴때는 선도부와 부장이 사라질때까지 밖에서 숨어있다가

사라진것 같으면 미친듯 건물쪽으로 달려와서 뒤편으로 가야한다.)

아무튼, 그래서 택시를 타야 안전?한데 택시비는 5000원 가까이 나온다.

항상 5000원을 들고다니는 것도 아니고 있다고 해도 학교따위에 가는데 5000원이나 쓰는건

길바닥에 버리는것보다 못 한 느낌이다. 또 그 돈 버느라 고생했을 엄마 아빠를 생각해도 그렇다.

그래서 그냥 버스를 기다리거나 '가지말까...'하고 고민을 한다.

(근데 혹시나 지각한걸 부모님이 아시면 속상해하시거나 화를 내신다. 그럴때마다 눈물이 핑 돈다.

왜 그깟 학교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서 ...흠 아무튼 눈물난다. )

 

아무튼; 그 봄자습때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또 애매해서 버스가 언제 있는지도잘 몰라서

자습 시작한 날부터 쭉~ 지각을 했다. 가뜩이나 날 싫어하는 학년부장한테 걸리면

같이 지각한 애들은 다 올라가고 나는 한시간이 넘게 스타킹만 신은 다리로 시멘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어야 했다.

 

그날도 제시간에 타야했을 버스를 놓치고 그냥 다음차례의 버스를 탔다.

 

근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 맨 뒤에 있었지만 앞에 사람들이 조금 있었기 때문에

꾹 참았다가 그 사람들 다 내리고 한 사람 남았을때는 정말 힘겹게 울었다.

울고있는 상황도 웃겼다. 이깟 학교 늦어서 우는것도, 택시비가 아까워서 버스 탄것도,

그리고 학교에서 벌받을 생각도, 그걸 알면 속상해할 엄마 아빠를 떠올린것도...

 

이런 씨발. 그깟 학교 10분 20분쯤 늦으면 어때? 어짜피 자습이고 아직 시작도 안했을텐데?

 

우스워.

그것때문에 아침에 버스에서 혼자 울고있는것도....

 

자주 했던 생각이었지만 그날따라 가기 싫었다.

 

그냥 내려서 집에갈까...

그냥 하루종일 집에도, 학교에도 가지 말까...

아예 영영 가버리지 말까...

 

고민하다 결국 학교 앞에서 내리고서도 한참을 고민했다.

들어갈까 말까.....

 

결국 엄마 아빠 얼굴이 떠올라서 들어가버렸다. 수돗가에서 세수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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