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7 13:25

빈농집 새끼 마당고양이

 

생선대가리나 뼈, 다시멸치를 마당에 던져 놓으면 귀신같이 냄새를 맡곤 담을 훌쩍 넘어오는 길고양이 한마리. 황갈색 얼룩무늬, 고양이 특유의 시큰둥한 표정으로 지붕이나 담벼락에서 낮잠을 즐기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는 그놈(인줄 알았는데 그녀였다. +_+), 그녀가 새끼를 낳았다.

 

 

 

여자방 앞 샷시문을 열어놓고서 책을 읽고 있는데 화장실에서 뭔가 부스럭 거린다.

고개 들어 보니 어미 고양이가 화장실에서 째려보고 있네. -.-;; 날이 더워 물이 고팠나보다. 어미는 험하게 살아온 인생이 얼굴에 남아 있다. 살짝 험상궃고 거친 인상(?), 고양이상(!)이다. 한참을 째리다 유유히 사라졌다.

 

 

새끼들을 위해 냄비에 물을 담아 밖에 내놓았다. 멸치 몇 마리도 동동 띄워.

고양이를 오래 키워온 지음에게 전화해 도둑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뭘 주면 좋냐고 물었더니

'걔들이 도둑질하는 것 봤냐!'고 한다.정말.. 그렇네. ^^ 오히려 고기생선잔반처리고양이가 맞다.

길고양이 보다도 마당고양이, 지붕고양이, 유랑고양이고.

 

 

 

오전내내 메신저 주문이 없는 것에 용기를 내어 벼르고 벼렸던 먹염색을 했다.

발수건, 뒷수건, 손수건, 티셔츠 등 허여멀건한 것들 몽땅 먹물에 투입. 약국에서 산 백반을 넣고

푹푹 삶아 햇볕에 널어 말린 후 다시 빨아 널었다.

스님이 된 것만 같다. 마음은 중생이지만 옷이나마 도반일세. 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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