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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리우르파


 

시리아로 내려가기 위해 산리우르파에 도착했다. 간단하기 초르바( 콩스프)로 아침을 때우고

꼬불꼬불 시장길을 탐험 중.

사내녀석들이 와글와글 모여 모두 비둘기 한마리씩을 가지고 나온다.

거리 곳곳에 비둘기를 판다.

 


정시없이 몰려드는 녀석들 덕에. 사진은 고작한장;

 



빵한봉다리 사서 성스러운 물고기의 연못으로 왔다.

미안한 말이지만 성스럽다기보단 너무 많아서 징그럽다.

절대로 잡으면 안된다는데

고놈들... 맛있겠다...

일요일이라 사람이 엄청엄청 많다.

주말에는 학생들이 모니터요원이라며 안내를 해주는데 고맙지만 너무 귀찮게한다.


어딜가나 연못에도 공원에도 사람들이 넘친다. 약간은 성가셔서 인적이 드문

산길을 올라가서 만난 달동네 아이들.

연두색 옷을 입은 저 아이가 너무 귀여워 머리위에 번쩍 들어앉고 돌아다니던 중,

저 아이의 오빠라는 사람이 집에 초대해준다.


 

 

 


예쁜이들. 필립. 하스. 레일리. 사내녀석 이름 까먹음


오늘은 이집에서 민폐시작.

교수라는 아저씨는 영어를 아주아주 조~금 하신다. 다행히도.

 

 

 


 

어디서 왔냐 남편은 있냐, 궁금한게 수만가지인 호기심 할머니.


 

오른쪽에 요녀석이 내 딸로 입양한 레일리다.

 

 


인상좋은 아저씨와 아줌마.

뭘 좋아하냐고 물어보셔서 타욱(닭고기)라고 했더니. 바로 식사가 준비된다. 오늘의 메뉴는

치킨쉬쉬케밥.

 


가족들이 힘껏 연결해주려던 치과의사라는 아저씨의 막내 동생.

지긋지긋한 사내들이었는데 이집 총각들은 왜이렇게 귀여운지...

쉬쉬케밥은 일단 숯불에 이렇게 초벌 구이를 해줘야한다.

 


날 귀빈석에 앉히고 식사시작.

이렇게 맛있는 쉬쉬케밥은 처음이다. 샐러드도, 고추구이도, 요거트도,

아저씨의 막내동생은 자꾸만 케밥을 말아준다. 먹기가 무섭게 주고 또주고,

배부르다는 시늉을 하니 그제서야 먹기 시작한다.

실례가 될 것같아. 사진은 몰래 한장만.

 


식사가 끝나자 사돈집 어른들도 오셨다.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꼬맹이들의 재롱잔치 한판.

너무 귀여워 이제부터 너는 내딸이라고 외치니 엄마가 덥썩 안겨주며 귤레귤레(안녕)이란다...

말썽꾸러기였나보다.

옆방엔 갓 태어난 아기와 엄마가 누워있었다. 태어난지 6일이라는데

세상에.. 너무 작아서 미숙아인 줄 알았다.

내 또래의 애기엄마는 자꾸만 날 부르며 이야기하고 싶어했지만 혹들이 따라부터 시끄럽게 구는 통에

조용히 나왔다. 물론 있어봤자 말도 안통하지만.

 

즐겁게 밥먹고 차마시고 한창 놀다 저녁이 되어서 아저씨가 데려다 준다며 차에 태웠다.

모두들에게 아랍식 인사를하고 아쉽게 돌아섰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뿌듯하다. 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렇게 귀빈대접이라니.

한국에서 난 그저.. 지극히 평범한 백조일뿐인데.

 

마트에 들러 물을 사고 인터넷 카페를 찾았다. 시리아에 있다는 은주는 터키보다 더 친절하고

물가가 싸고 천국이 따로 없다고 한다.

이보다 더 친절함이 상상이 되질않는다. 도착하지도 않은 시리아가 벌써부터 떠나기싫어진다.

유진이에게 받은 메세지엔 성탄절 준비중이라 아주 바쁘다고 적혀있었다. 그러고보니 벌써 12월이

되었다. 시간이 너무 잘간다....

 

숙소에 돌아와 홀랜드 총각 스티브를 만났다. 발음이 영 부담시런게 어째 영어 잘하는 여행자를 만나면 이리도 수그러드는건지;

다음날 스티브와 아브라함의 고향 하란으로 향했다.

 

 


 키크다. 자기네 나라는 평균이란다;

2미터가 넘는 키지만 정말 등치값을 못한다.

매우 더운 날씨라 어느 지저분한 흙집에 얼굴을 디밀고 들어가니 가족들이 점심을 먹고있었다.

빵에 올리브 고추절임 밥이 전부이다. 수백마리 파리떼들이 달려든다.

할머니가 권하시자 덥썩 한입물었다. 스티브는 내키지 않는지 손대지 않는다.

허락없이 사진기를 디밀다가 할머니에게 한대 얻어맞고는 계속 어려운 눈치였다.

 

 


곧 해가 질 것같아 마을 구경을 나섰다.

 


 

광을 보여준다고 데려가 엉덩이 만지던 색히.

소심쟁이 스티브는 보고도 어쩔 줄 몰라한다.

제발 등치값좀 해.

 


참고로 저것은 배가아니라.

귀중품이든 이중 복대이다.....

 


우르파로 돌아오는 미니버스를 기다리며

타바코장수 아저씨와 한컷. 부부냐고 묻는 말에 애가 셋이라고 하자

스티브 얼굴이 체리처럼 달아오른다.

 

다음날 그는 매우 섭섭한 내색을 보이며 샤워실이 딸린 숙소로 옮겼다.

 


스티브가 찾아낸 레스토랑.

우르파의 명물 우르파 케밥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고 풍부한 맛.

 

나도 내일이면 시리아로 내려간다. 지긋지긋한 동부를 떠나는 거다. 이제

갑자기 가기 싫어진다. 왠 변덕인지...

마지막을 자축하며 케이크 샾에 들렀다.

 


징그럽게단 디저트와 커피.

 


종업원 총각.

이 디저트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터키의 마지막 밤이 깊어간다. 고작 한달이 지났을 뿐인데, 10년을 산 사람의 그것처럼..

느껴지는 애절함과 섭섭함 추억들. 수많은 환대들.

다시 돌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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