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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일기] 첫번째 일기

이 글은 현재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을 하고 계신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성희롱 및 부당해고 피해자깨서 직접 작성하셨습니다.

 

 

아산공장 정문앞에서 투쟁하다가 여기서는 더 이상 할수 있는것이 없다 판단하여 서울상경투쟁을 결심했다. 우여곡절 끝에 5월 31일 서초 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과 함께 자리를 깔았다. 서초서에 자리를 깐 첫날 마음이 심란했다. 과연 이싸움을 이길수 있을까 하는것과 아산공장에서도 알려졌는데 여기와서 또다른 인물들에게 알려지게 된다는 막막한 두려움 때문에 짜증도 났다. 그러면서 별로 기쁨도 없이 날짜는 갔다.

 

양재동 현대자동차 앞으로 가야 하는데 그쪽 길은 보이지 않고, 서초서에 계속 있을 수만은 없어서 어디로 가야하는가 하고 고민 끝에 여성가족부로 이사를 결정했다. 여성이니까 억울한 일을 당하고 찾아갈 곳이 없어서 여성가족부 찾아와 장관님한테 나의 억울함과 고통을 풀어달라고 얘길하면 설마 외면하지는 않겠지 하는 기대화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여기서 또한 기자회견과 함께 작은 집을 지었다.

 

여성가족부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희망은 없었다. 여가부의 입장은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할뿐 도와줄수 있는것이 없다는 말씀이었다. 실망했다. 여성가족부가 성희롱 예방교육만 담당할 뿐이라면 지금까지 성희롱 교육을 제대로 안한 결과가 나같은 피해자가 발생한것 아닌가.

내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 97년 입사하여 자그만치 14년을 일했지만 한번도 성희롱 예방 교육을 받아본적이 없다. 예방교육을 잘했더라면 이런 일이 안일어났어야 한다. 여성가족부가 등돌리고 외면 한다해도 포기할수 없어 다시 힘을 내어 견디어야 한다.

 

서울은 약자가 견디며 싸우기에 결코 만만치가 않다. 서울은 강자가 약자에게 대응하는 방식이나 행위가 아산과 조금 다르다. 아산은 치사하고 서울은 야비하다.

여성가족부로 온 후에 어느날 건물 관리자들이 쇠로 만든 커다란 둥근 화분을 갔다놓기 시작했다. 집회를 못하게 하기 위한 방해용 화분이었다. 그러더니 며칠후 바닥 보도블럭이 꺼져서 공사를 해야 한다고 텐트를 치워달라고 요구 한다. 경찰은 방송차가 불법주차라고 잔소리하면서 괴롭힌다. 커다란 쇠덩이 화분을 치우고 네모난 나무 심은 화분을 갖다 다닥다닥 붙이든 것을보녀 ‘지랄한다’ 나는 생각했다. 저들이 가져다준 나무화분 선물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마움에 답례를 해줄까^^ 생각을 하다 8월의 크리스마스 프로그램이 탄생이 되었다.

 

남대문서라고 씌인 차에서 경찰 두명이 또 내린다. 신고가 들어왔다면서 방송차를 빼라고 한다. 나는 싸웠다. 한바탕 지랄을 했더니 꼬리내리고 가버린다. 저들의 어거지에 조금씩 나도 싸움에 대응하는 방식을 배워나가는것 같다. ‘제법인데, 이제 나도 잘 싸운다.’ 하하. 수정이 옆에서 보고 듣고 한것이 도움이 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상한 일들이 생긴다. 술취한 취객들이며 거리이서 잠자는 노숙자들 하루에 한두번은 손으로 마이크를 만들어 손마이크 입에대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아저씨도 있고 새벽에 가위들고 와서 여길뜨라고 하는 멀쩡하게 생겼지만 무서운 사람들은 경찰에 두 번이나 신고했다. 여기와서 외국어로 번역해서 선전물 만들어 나라망신 시킨다고 나를 금방이라도 잡아먹을듯이 뭐라고 하면서 째려보는 사람도 있다. 서울은 참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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