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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성희롱 피해자 두 번 울리는 근로복지공단 조사 규탄 및 피해자 보호 조사 지침 마련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성희롱 피해자 두 번 울리는 근로복지공단 조사 규탄 및

피해자 보호 조사 지침 마련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 안에서 현대자동차 품질 검사를 하며 14년을 보낸 사내하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가 조장과 소장의 반복되는 직장 내 성희롱을 참다못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자 이를 이유로 보복성 징계 해고를 당한지 일 년이 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직장 내 성희롱 판정을 받았지만 가해자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고 있지 않아 피해자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17일 째 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몸도 마음도 지친 피해자에게 근로자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는 근로복지공단에서 2차 가해를 행한 것에 대해 규탄하며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의 산업재해인정 조사 시 피해자를 보호하는 근로복지공단의 조사 규정이 하루 빨리 만들어지기를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피해자는 직장 내에서 계속되는 성희롱을 견디다 못해 정신과 치료를 필요로 하게 되었고 병원에서도 “성희롱 피해로 인한 불안우울장애와 적응장애”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 노동안전보건실은 본 사항은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하였으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 급여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9월 1일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에서 이루어진 피해자 문답서 작성은 성희롱 피해자가 답하기 힘든 대목에서 잠시 머뭇거리기도 한다면 남성조사관이 고압적인 자세로 “이미 다 알고 있으니 말하라”며 위축감을 불러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 “성희롱 언사를 재현하라”는 등 재차의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며 국가 기관이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준 조사였다.

 

또한 피해자가 계속해서 자신의 성희롱 피해 및 성희롱 피해 진정을 이유로 한 부당 해고에 따른 정신적 고통들을 진술하였으나 해당 문답서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은 삭제되었음이 확인되었다. 뿐만 아니라 산재신청 이전에 실시한 민사 소송 및 형사 소송을 통해 확보한 가해자들과 피해자를 해고한 사장의 입장이 오히려 중심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어 마치도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개인적인 문제로 인한 것처럼 서술되어 있다. 이에 문답서를 확인한 우리 지원대책위원회는 피해자의 불안우울장애와 적응장애가 직장 내 위계질서에서 일어난 성희롱 피해와 이어지는 부당 해고로부터 기인한 것이라는 것을 근로복직공단이 나서서 은폐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직장 내 성희롱은 사내의 성별 권력관계와 위계 및 피해자의 고용상의 취약함을 매개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가 그 피해 대상이 된다는 여러 연구 결과와 수 많은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9월 1일 근로복지공단의 문답서에는 “사내하청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라는 피해자의 고용형태와 관리자가 성적 농담 및 육체적 접촉을 자주 하였던 직장 내 분위기,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의 미실시 사실 등이 전혀 언급되지 않은 채 피해자의 가정환경, 개인적인 문제 등만을 질문하여 직장 내 성희롱 개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도 없는 조사였음이 만천하에 알려졌다.

 

이미 2008년 우리나라는 성폭력 피해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가에 의한 2차 가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국가가 성폭력 사건 2차 가해를 배상하라”는 선고를 내린 바 있다. 또한 경찰의 “성폭력 피해자 인권 침해 방지 대책”에 따르면 첫째, 여성 성폭력 피해자 수사 시 피해자의 요청 유무와 관계없이 여성 경찰이 조사하도록 하며 둘째, 증거보전신청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반복조사가 유발하는 피해자의 인권 침해를 방지하는 내용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1년 9월 1일 이루어진 근로복지공단의 성희롱 피해자 산업재해 판정 조사에서는 남성조사관이 여성 피해자를 조사하였으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성희롱이라고 이미 결정 된 사안에 대해 가해자의 입장에서 반복되는 질문을 하여 피해자에게 심리적 고통을 안기는 반여성적, 반인권적, 구시대적 조사의 극치를 보인 것에 대해 우리는 강력히 규탄한다.

 

시대에 뒤떨어진 근로복지공단은 할 일이 많다. 첫째, 9월 1일 국가에 의해 이루어진 성희롱 피해 여성에 대한 2차 가해성 조사에 대한 사과 및 재발 방지 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 둘째, 검찰과 경찰에 이미 마련되어 있는 성희롱 피해자 조사 지침을 근로복지공단 또한 즉각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원대책위원회는 여성 인권 및 여성 노동권 보장의 흐름에 발맞춰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을 촉구한다. 이에 본 지원대책위원회에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

하나, 9월 1일 작성된 문답서는 성희롱 피해 여성에게 재차의 수치심을 안긴 2차 가해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이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시정하라!

하나, 경찰, 검찰도 시행하는 성희롱 피해자 보호 조사지침을 근로복지공단은 조속히 마련하라!

하나, 직장내 성희롱 피해 후유증은 업무상 사유임이 명백하다, 근로복직공단은 산업재해 인정하라!

 

2011년 9월 26일

 

“성희롱 피해자 두 번 울리는 근로복지공단 조사 규탄 및 피해자 보호 조사 지침 마련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

참석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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