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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23
    [한겨레칼럼]기막히고 코막힌 일/장귀연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2. 2011/11/18
    여가부, 직장 내 성희롱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뉴시스)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3. 2011/11/13
    [노동과세계]네가 페미니즘 교육을 받아?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강좌를 생각하며...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4. 2011/11/11
    [기사/참세상]검찰, 현대차 성희롱 가해 인정...300만원 벌금 처분(1)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5. 2011/11/07
    [일다] 11/7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노숙농성에 함께 하며-세상에 홀로 맞선 하청여성노동자의 싸움, 그 의미를 생각한다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한겨레칼럼]기막히고 코막힌 일/장귀연

세상 읽기] 기막히고 코막힌 일 / 장귀연
[한겨레] 

 
              
성희롱 당하고 하소연하자 징계
노조 가입·인권위 진정하자 해고
여성가족부에 호소해도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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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귀연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교수
 
 
 
여성이다. 젊은 아가씨도 아니고 아이 셋 키운 홀몸 된 ‘아줌마’다. 공장에서 일하는 생산직 노동자다. 정규직도 아니고 하청 비정규직이다.

 

이런 조건이면 한국 사회에서 말할 것 없는 약자다. 서럽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호소할 곳 없는 약자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업체에서 일하던 박아무개씨의 사연을 보면, 약자의 설움과 강자의 횡포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지경이다.

 

첫째, 적반하장, 도적이 도리어 매를 든다. 박씨는 조장과 소장으로부터 성관계 요구 등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당했다. 혼자 끙끙 앓던 박씨가 동료에게 휴대전화로 온 성희롱 문자를 보여주며 하소연하자, 곧바로 회사는 인사위원회를 열고 감봉 등 징계를 결정하였다. 그런데 징계 대상자는 바로 피해자인 박씨. 회사 질서를 문란케 하고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켰기 때문이란다.

 

둘째, 힘없는 여성이라 성희롱도 모자라 매까지 맞는다. 참다못한 박씨는 노조에 가입하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고, 이번에 회사의 대응은 그를 아예 징계해고해 버리는 것이었다. 해고당한 박씨는 공장 앞에서 1인시위와 농성을 시작했다가 폭행을 당해 두번이나 입원해야 했다.

 

셋째, 비정규직은 부당한 일을 당해도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인권위는 성희롱과 징계 및 해고를 수정하라는 권고를 냈고, 얼마 전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도 직장내 성희롱 피해와 고용 불이익에 대해 사장을 약식기소하기로 결정했다. 그만큼 누가 봐도 명백한 사정이었다. 그럼에도 박씨는 복직을 하지 못했다. 박씨가 다니던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회사인 금양물류는 폐업을 하였고, 대신 형진기업이라는 회사가 들어서 박씨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고용승계를 했다. 물론 성희롱 가해자도 포함해서. 말하자면 위장폐업으로 회사 이름만 바꾼 것이다. 이름 바꾼 회사는 자기와 관련 없는 일이란다. 하청업체가 폐업하고 이름이 바뀌는 과정에서 원청이 관여하지 않았을 리 없건만, 원청인 현대자동차 역시 하청업체의 고용 문제는 상관할 바 아니란다. 훌륭한 꼼수다. 법적으로 부당한 해고라고 판정이 나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사실상 최소한의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는 게 바로 비정규직이다.

 

넷째, 이렇게 억울하고 억울한데 어디 호소하기조차 어렵다. 6월부터 박씨와 지원대책위는 여성가족부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여성 노동자가 성희롱을 당하고 그걸 문제시했다가 해고까지 당하는 기막힌 상황을 앞장서서 막아줄 곳이 여성가족부라고 상식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여성가족부 장관은 정식 면담조차 해주지 않았다. 사무관만 불쑥 찾아와 농성 천막을 철수하지 않으면 건물주가 용역을 고용해 철거할 거라는 말을 전해주고 갔을 뿐이다. 아니나 다를까, 여성가족부가 있는 건물의 관리사무소가 농성장 철거 가처분신청을 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농성과 집회를 포기하든지 아니면 매일매일 200만원씩 내야 한다. 검찰이 박씨를 해고했던 사장을 약식기소한 벌금은 300만원이다. 매일 200만원과 총 300만원의 차이를 생각하면 서러울 따름이다.

 

대대적인 정리해고가 발생한 일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크게 관심을 끌지도 못했다. 하지만 박씨는 오늘도 추운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일까. 이런 말이 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바위가 깨지지 않더라도 더러워진다고. 설사 그가 복직을 성취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더라도 상처는 가시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깨지더라도, 힘없는 약자를 무참하게 짓밟는 이 사회의 더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어쨌든 바위도 영원히 깨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겨레 칼럼 읽기 ->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066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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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직장 내 성희롱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뉴시스)

 

"여가부, 직장내 성희롱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서울=뉴시스】홍세희 기자 = 직장 내 성희롱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의 노숙농성이 176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7일 여성가족부에 실태조사 실시 등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 여성가족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대다수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승진차별과 저직급 등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직장 내 성희롱은 여성을 직장으로부터 내모는 심각한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직장내 성희롱 문제는 비단 여성의 문제만은 아니다. 고용불안을 겪는 비정규직일수록 성희롱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며 "성희롱을 당해도 오히려 해고되는 부당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남녀고용평등법 개정 ▲성희롱 발생 사업장에 대한 실태조사 ▲성희롱 피해자 원직복직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인권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어 "우리는 성희롱 피해자를 방치하고 가해자를 비호하는 현대차 등 사업장을 국민들에게 알려나갈 것"이라며 "여가부가 사태해결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국민들의 분노를 모아내고 그 투쟁의 선봉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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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세계]네가 페미니즘 교육을 받아?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강좌를 생각하며...

 

민주노총 게시판에서 여성위원회 강좌 프로그램을 본 후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9월경 경기본부 조송자동지를 만나 여성위 강좌 이야기를 했는데 교육에 참가하라고 했다. 이 사회의 한 축을 차지하는 여성들을 생각하며 참가할 것을 혼자 다짐하고 동지들에게 말했더니 주변의 반응이란? 네가 페미니즘 교육을 받아? 또는 집중 투쟁기간 4명이 2곳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을 하는 시기에 꼭! 해야 하냐 등등...... 시큰둥한 반응들이였다.

하지만 모든 마초주의(?)를 뿌리치고 교육을 받으러 강의실에 들어갔다. 하지만 남자는 나 혼자였다. 자본주의 가부장제 사회 구조에서 남성들은 페미니즘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가? 아니면 관심이 없는 것인가? 주제가 어렵고 부담스러워 불편하고 멀게 느끼는 건 아닌지 생각했다.
 
강의를 들으면서 페미니즘은 권력관계에서 소통이 어렵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 정상이며, 사회적 약자에게 주어지는 것은 질문이 아니라 폭력이라고 했다. 차별이란 말에 머리가 아파왔다. 너무 복잡했다.
‘여성주의를 설명하려면, 설득하고 호소하기 보다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말에 눈이 뜨이기 시작한다.
 
활동하면서 듣지 못했던 여성노동운동사였다. 그 동안 남성 중심의 운동사만 배웠고 이해했는데 여성노동자운동의 내용과 평가를 보니 노동운동 영역에서 몰 성적·여성문제는 간과되기 쉬운 문제였다. 하지만 여성주의를 기반으로 여성노동자들이 주체가 돼서 운동과제인 젠더문제와 노동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있었다.
 
활동가 동지들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자녀교육 문제는? 부모가 일류대학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자녀를 교육시킬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며 행복함을 느끼면서 만족한 삶을 살 수 있게 시기마다 부모가 함께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사회는 어떤가? 고민되는 지점이다. 나도 두 명의 자식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가정에서의 활동은 어떤가? 남성들은 자본주의가 만들어 놓은 사회에서 임금만 갖다 주면 남편 역할을 다 한 것으로 치부한다. 남성들은 가정 일을 할 때 도와준다고 한다. 당연히 가사 분담을 해야 하지만 남성들이 우월한 입장에서 여성 위에 굴림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여성주의 교육은 투쟁에서 빠져있거나 지연되고, 일상에서는 후순위로 미뤄지는 주제로 인식한 건 아닐까? 쌍용차 비정규직지회가 투쟁한지 1,100일이 지나면서 100회 이상 교육을 했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아쉽고 반성되는 것이 여성주의다.
 
2008년 쌍용차 비정규직지회 초창기 나는 50대 여성 조합원 3명이 있는 사내하청업체 담당이었다. 여성 조합원들은 10년을 일한 회사에서 어느 날 갑자기 해고를 통보받았다. 그들은 억울했다. 죄인 취급하며 인간적 모멸감을 주는 사측이 너무 한다며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그들은 옥쇄파업도 함께 했다. 하지만 여성 조합원들의 투쟁과 목소리는 묻혀버렸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옥쇄(점거)파업이 2,646명 정규직노동자들과 비정규직노동자를 포함해 3,000여 명 대량 정리해고에 맞서 옥쇄파업을 전개한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정규직 여성조합원 1명과 비정규직 여성조합원 3명이 그 투쟁을 함께 했다는 것은 모른다.
 
정리해고자 수천명 투쟁에서 단 4명의 여성노동자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비정규직 19명의 투쟁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쌍용차 투쟁의 요구는 정리해고 분쇄, 분사계획 철회, 비정규직 포함 총고용사수였다. 정규직·비정규직 원하청 공동투쟁 77일 옥쇄(점거)파업, 86일 굴뚝고공농성을 전개했고 하나로 뭉쳐 싸웠다. 노동운동사에서도 모범적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낮은 곳을 택해 투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늘 소수와 낮은 곳을 향해 가고 있는가? 아직도 노동조합에는 남성중심성이 남아있다.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업체에서 14년 간 근무하면서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당한 여성 노동자가 부당하게 해고됐다. 2011년 5월 30일 봄, 상경농성을 시작한 그는 150일 넘게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추운 겨울이 다가온다. 현대차 비정규직 성폭력 해고 피해자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작은 꽃 아픔으로 피다. 늦었지만 문제의식을 갖고 함께하자!! 투쟁을 집중해 200일 안에 해결됐으면 한다. 여느 장투사업장들처럼 1000일이 넘고, 몇 년씩 싸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아내, 엄마, 딸들이 평등하게 존중받고 인정받을 때 남성들도 행복하고, 더불어 행복 할 수 있지 않을까?
 
함께 하고 함께 맞는 노동해방, 여성해방 세상! 우리가 앞당기자!
 
복기성/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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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참세상]검찰, 현대차 성희롱 가해 인정...300만원 벌금 처분

검찰, 현대차 성희롱 가해 인정...300만원 벌금 처분

가해자의 성희롱과 피해자 고용불이익 인정...피해자 163일째 농성

윤지연 기자 2011.11.11 13:43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이 지난 11월 1일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성희롱 사건과 관련, 가해자인 금양물류 사장이 ‘남여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300만원의 벌금을 결정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12조에 따르면,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 돼 있으며, 동법 제 14조 제2항에는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나와 있다.

 

[출처: 현대차 사내하청지회 김진용 조합원]

이번 결정은 그동안 가해자가 성희롱과 고용상의 불이익을 가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검찰청이 사실상의 성희롱과 고용 불이익을 인정한 셈이다. 특히 원청인 현대자동차까지 나서 성희롱 가해를 부정하고 나선 상황에서, 이번 판결이 현대차 성희롱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로 작용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로 원청인 현대자동차는 최근 국정감사 기간 동안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회의원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구 금양물류 성희롱 주장 사건에 관하여’라는 문건을 배포해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해당 문건에는 피해자의 인격을 폄하하는 소문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지난 10월 25일,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현대자동차가 직접 제작해 배포한 문건을 근거로 국가인권위원회에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2차 폭행을 제3자 진정한 상태다.

 

이번 판결에 대해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및 부당해고 피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상경농성지원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번 처분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금양물류와 현대자동차 원하청 회사가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원상회복 시키기는 커녕 시종일관 성희롱과 고용상의 불이익을 부정해 온 것이 맞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잡는 처분으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현재 피해자는 163일 째 여성가족부 앞에서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건물관리사무소와 입주상가들이 법원에 ‘철거, 수거 단행가처분’을 신청한 상황이어서,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고 피해자가 농성장 철거를 거부할 경우 피해자와 대리인 두 사람은 매일 각각 100만원과 200만원의 벌금을 지급해야 한다.

 

특히 신청서에는 농성장 철거 뿐 아니라, 조명시설과 무대, 음향시설 등을 건물 경계로부터 100미터 이내에 설치하지 못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권수정 대리인은 “피해자도 농성을 바라고 있지 않다”며 “때문에 국가인권위에 이어 검찰에서도 성희롱과 고용상 불이익을 인정한 만큼, 피해자의 복직과 가해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또한 지금이라도 현대자동차가 최소한의 양심적인 판단을 해서 피해자의 사과와 복직을 이행해야 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노동부든 여성가족부든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이 공공의 권력이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에서 14년간 일해 왔던 사내하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A씨는 2년간 조장과 소장에게 반복적으로 성희롱를 당해왔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자, 피해자는 작년 9월, 보복성 징계를 해고를 당하게 됐다.

 

징계 이후 해고자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정문 앞에서 7개월이 넘도록 1인 시위를 벌여왔으며, 이 과정에서 정규직 직원과 용역들에게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피해자가 속해 있던 하청업체 금양물류가 폐업한 뒤, 피해자를 제외한 직원들은 모두 형진기업으로 고용승계됐으며, 가해자인 정모 조장조차 고용승계 된 상태다.

 

이에 피해자는 서울로 상경해 서초경찰서 앞 농성을 시작으로, 여성가족부 앞에서 163일째 노숙농성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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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 11/7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노숙농성에 함께 하며-세상에 홀로 맞선 하청여성노동자의 싸움, 그 의미를 생각한다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노숙농성에 함께 하며
세상에 홀로 맞선 하청여성노동자의 싸움, 그 의미를 생각한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나영 
 
여성가족부 앞에서 계속되고 있는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부당해고 노동자의 노숙농성이 8일로 160일째를 맞이합니다. 차가운 겨울의 추위가 차츰 엄습하는 농성장에서 지원대책위원회 활동가가 보내온 편지를 싣습니다. 필자 나영님은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사무국장이며, 이 글은 농성장 일기 등이 담긴 소책자 <작은 꽃 아픔으로 피다>에도 실렸습니다. [편집자 주]
 
돈 없고, 빽 없는 여성이 혼자 살아간다는 것
 
▲ 여성가족부 앞에 설치된 농성텐트.    
처음 여성가족부 앞에 텐트를 치던 그날 밤,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집에서 급히 가져온 텐트와 마침 우리 것과 똑같이 생긴 재능지부 분들이 주신 텐트가 급히 깔아놓은 비닐 한 장 위에 덩그러니 놓였다. 세우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그냥 던지면 펴지는, 허약하기 짝이 없는 조그만 텐트 두 동. 비를 막을 수도 없었다.
 
집회를 끝내고 돌아가려는 사람들에게 휘어진 캐노피 텐트를 지붕만 빌려 세워보려 했지만 이내 경찰이 막았다. 결국 비닐 몇 장이 간신히 텐트 위에 덮이고 그날부터 언니는 그 초라한 텐트 안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투쟁이 시작된 후 종종 농성장 앞에 앉아 청계천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곳의 풍경이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곤 했다. '디자인 서울' 운운하기 무색하게 주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인공의 조형물과 그 아래로 흐르는 인공의 개천.
 
관광객을 실은 버스가 쉴 새 없이 매연을 뿜으며 달려와 그 앞에 도착하면 깃발을 앞세운 무리들이 그 인공의 개천을 따라가며 사진을 찍어대고, 그 매연들 사이에서 화려한 불빛으로 치장한 관광마차를 끌고 힘들게 달려온 말들은 지친 표정으로 도착해 여성가족부 건물 앞에 서곤 했다.
 
그리고 그 ‘여성가족부’ 앞에는 14년을 일한 일터에서 성희롱 당한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된 ‘여성노동자’가 농성을 한다. 무엇 하나 자연스러운 것이 없는 풍경 속에서 단지 농성장과 지친 말들의 표정만이 열심히 현실을 대변하고 있었다.
 
농성장에서 언니와 함께 잤던 날, 언니는 처음으로 나에게 자신의 삶을 들려주었다. 아무리 인생이 곧 드라마라지만 그 날 언니가 들려준 이야기는 드라마 같다 못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가부장으로 점철된 이 세상에서 돈 없고, 빽 없는 여성이 혼자 힘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희망이 절망이 되고, 삶의 의지가 고통으로 되돌아오는 매 순간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고통의 순간마다 언니는 좌절하는 대신 싸워왔고, 이번에도 포기하는 대신 용기를 냈다. 결국 언니가 지금 겪고 있는 일은 이 폭력적 가부장 사회가 언니에게 안겨준 고통의 정점이자, 더 이상 견딜 수만은 없는 언니가 택한 중요한 전환점인 셈이었다. 그리고 언니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 이 싸움은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폭력이 곧 권력이 되는 세상을 향한 우리 모두의 싸움이 되었다.
 
피해자를 문제의 원인으로 모는 사회에 맞서
 
성폭력의 일상성은 대부분의 사람들로 하여금 여성에 대한 남성 폭력을 지극히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것으로 여기게 만들고, 성폭력은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일이며, 성폭력을 없애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여기게 만든다. 그러나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성폭력을 당연한 일로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기 암시와 같은 특별한 정신 훈련을 통해서 성폭력이 실제로 발생한다거나 또는 그들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은 부정하려고 애쓰고 있다. 지금까지도 우리는 “바보 같은” 행동을 하지 않고, 미리 조심하기만 한다면 어떤 여성이라도 충분히 성폭력을 피해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이야기해 그리고 다시 살아나>, 수잔 브라이슨
 
농성을 하면서 언니가 들었다는 이야기 중 가장 황당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는 지나가던 여성이 “성희롱 당한 게 뭐 자랑이라고 길에 나와서 이러고 있어”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었다. 2010년 겨울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지 한 달쯤 지났을 때는,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사무실로 가해자와 부인이 함께 편지를 보낸 적도 있었다. 
 
가해자는 뻔뻔하게 직장을 계속 다니며 여전히 자신의 권력을 누리고 있지만 피해자는 세 자녀를 두고도 척박한 길 위에서 물벼락을 맞고 폭행을 당해가며 텐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죄를 지어 놓고도 여전히 남성이기 때문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가 저지른 성희롱은 그의 권력을 이용한 여성 노동자 관리의 수단이었으며, 그래서 성희롱은 그 자체로 권력이 되었다. 저항해 봤자 잘리면 그만인 하청 기업에서 여성노동자들에게 일상적으로 가해지던 성희롱은, 그것으로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일들에까지 저항하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어왔던 것이다.
 
하청 회사의 관리자라는 권력을 이용하여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하고 급기야 피해자를 직장에서 내쫓은 가해자는 남성 가장이라는 또 다른 사회적 권력을 이용해 이제는 아예 부인과 함께 피해자를 모든 일의 원인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은 우리 사회에서 당연한 일상처럼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이제 수잔 브라이슨의 말처럼, 성희롱을 없애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여기고, 그 사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성희롱을 당하는 여성들에게 그 탓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성희롱 당한 게 뭐가 자랑이냐” 잔인한 말을 했던 그 여성은 아마도 그 착각으로부터 자신을 일깨우는 농성장이 매우 불편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바로 그 불편함과 싸우고 있다.
 
아픔으로 핀 작은 꽃이 온 세상에 퍼질 그 날까지
 
▲ 시민들과 함께 한 촛불문화제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성희롱·부당해고 피해 여성 노동자 지원대책위'. 이게 우리 대책위의 공식 명칭이다. 이 긴 대책위 이름에 들어가는 단어들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이 싸움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것 같아서 사람들에게 이 투쟁에 대해 이야기할 때뿐만 아니라, 블로그나 트위터에 글을 쓸 때조차도 이 이름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애썼다.
 
'현대자동차'의 '하청기업'에서 벌어진 '성희롱', 게다가 그 사실을 동료에게 알렸다는 이유만으로 '징계'와 '해고'를 당한 '여성' 노동자라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여성', '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싸움에 함께한 지 어느 덧 일 년이 되어가는 지금, 나는 우리가 대책위 이름을 잘못 지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녀는 '피해자'가 아니라 벌써 2년째 이 엄청난 싸움을 지속해온 투쟁의 주체이고, 때문에 우리의 역할은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와 함께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투쟁을 함께하면서 나는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복직시켜라" 라는 이 당연한 요구가 왜 그렇게도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인지, 이 투쟁의 결과가 얼마나 큰 변화의 파장을 가져오게 될 지 새삼 하나하나 깨닫고 있다. 이 싸움은 '현대자동차'라는 글로벌 대기업의 무책임한 경영 윤리에 대한 고발일 뿐만 아니라, 하청 노동자를 쓰다 버리는 부품쯤으로 여기는 원청 기업들의 반인권적 행태에 대한 도전이다. 또한 성희롱, 성폭력으로 여성 노동자들을 '관리'하며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는 남성 관리직 노동자들의 문화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남성 중심적 권력구조, 여성들을 저임금의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로 내모는 가부장 사회에 대한 폭로다.
 
고용노동부도, 여성가족부도, 민주노총도 하지 못하고 있는 이 엄청난 일을 그녀가 2년째 하고 있다. 처음에 이 '작은 꽃'은 아픔으로 피었지만 결국 그 씨앗이 온 세상에 퍼져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만들게 될 것을 알기에, 우리는 이 싸움을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그 날, 언니가 나에게 보여주었던 사진 속 그 모습처럼 예쁘게 차려입고 당당하고 아름다운 사진을 다시 한 번 찍었으면 좋겠다.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http://blog.jinbo.net/bokj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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