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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오늘은 무슨 일이/농성장 일기

5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1/07/28
    [농성장 일기] 7월 25일~7월 27일 폭우로 물바다가 된 농성장 그리고 감동적인 시 두 편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2. 2011/07/27
    [농성장 일기] 상경투쟁 50일 문화제, 비정규직 희망의 버스와 함께한 문화제 그리고 무키무키만만수!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3. 2011/07/25
    [농성장 일기] 잡년행진과 함께한 7월 16일부터 7월 18일까지. 어느새 농성 47일차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4. 2011/07/18
    [농성장 일기] 7월 15일-민주당 최영희 의원의 방문과 혁명적육식주의자동맹과 함께한 삼계탕 파티!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5. 2011/07/18
    [농성장 일기] 7월 9일~7월 14일-글로벌한 중문, 영문 피켓이 농성장 앞에 전시되었습니다. :)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농성장 일기] 7월 25일~7월 27일 폭우로 물바다가 된 농성장 그리고 감동적인 시 두 편

** 이 글은 피해 노동자와 함꼐 농성중인 대리인 분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

 

7월 25일 월요일 농성 54일차

 

1.

 

다시 허리가 아프다. 쉽게 좋아지지 않을 모양이다. 한의원가서 침맞고 왔다.

 

2.

 

마리 농성장에서 비정규직 희망걷기 기획회의를 했다. 요즘은 ‘희망’이 컨셉이다. 롯데손보 청소노동자들과 재능교육 농성장, 마리농성장, 우리 여가부앞 성희롱 피해여성 농성장을 하루동안 순회하며 선전하고 집회하고 그런 프로그램이다. 농성장들 여러곳이 가까운데 이웃해서 살고 있으니, 이런 기획이 다 나온다. 8월 9일 마리에서 출발해 다른 농성장을 돌고 우리 농성장에 와서 한여름밤의 영화제든 문화제든 하기로 했다. 어렵지만 씩씩한 이웃집 사람들과 마실 나들이 하는 셈이다.

 

3.

 

금속노조 사무처 동지들이 촛불문화제를 주관하는 날인대 비가 억수로 와서 피켓들고 선전전만 잠깐 했다.

 

4.

 

지회에서 오늘 조합원들이 올라오지 못해 지역 다른 사업장에서 동지가 오셨다. 밤샘농성 함께 해주러 오신것도 고마운데 선물이라며 호루라기 두 개를 주신다. 혹시라도 언니랑 나랑 여자들만 있을때 술취한 취객이든, 침탈하는 구청 직원이든, 용역경비든, 불청객이 오면 힘껏 불으라고 한다. 음---, 건물주든 경찰이든 구청직원이든 침탈해서 강제철거하려고 마음 먹으면 우리가 힘으로 당해낼 방법은 없다. 호루라기가 얼마나 도움이 될까, 생각도 하지만 아껴주는 동지 마음이 예뻐서 언니도 나도 목에 걸고 다닌다. 호루라기 불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동지들, 혹시 호루라기 소리 들으면 얼른 와서 도와주삼. ^^

 

 7월 26일 화요일 농성 55일차

 

1.

 

오전 10시 지대위회의를 했다.

50일 문화제에 대한 평가가 좋다. 사람들도 많이 오셨고 투쟁사업장을 중심으로 발언도 좋았고 공연도 좋았고, 사회도 좋았고, 참석했던 사람들이 다음에 또 오겠다고 결의할수 있어서 좋았다고 평가들이 나온다. 모두 고맙다.

휴가기간 농성장 조직에 대한 논의와 2차 전국동시다발 1인시위를 8월 18일날 하기로 했다.

 

2.

 

지난주 금요일날 산재신청을 내면서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에 기자가 한명도 안왔다고 언니가 실망했었는데, 오늘 여기저기 언론에 기사가 떴다. 엠비엔 뉴스, 중앙일보를 확인했다. 기사들이 잘 나왔다. 다행이다. 언론의 평가처럼 이 사건의 산재가 인정되어 직장내 성희롱 당하는 많은 여성노동자들에게 힘이 되어줄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좋겠다.

 

3.

 

비가 많이 온다. 그냥 많이 오는게 아니라 뚫린 하늘구멍으로 쏟아져 내린다. 퍼붓는다.

진보신당에서 촛불문화제 주관하는 날인데, 서울시당 동지들, 여성위원동지들 오셨다가 다음에 다시 기획한다고 약속하시며 가셨다.

 

김수경동지와 김홍춘동지, 언나와 나랑 넷이 비소리 안주로 술을 먹었다. 여자들끼리 수다도 즐겁고 가기전에 김홍춘동지가 시를 주고 가셨다. 다음에 진보신당에서 촛불문화제 하거든 낭송하려고 마음먹었다.

예쁜 시 고마워요.

 

 


 

 

망초꽃 당신

- 금양물류 성추행해고노동자의 외침

 

김홍춘

 

나를 죽여 묻었습니다

내 살같은 내 새끼들 때문에

참고, 참고......또 참았던

가엾은 나는 묻혔습니다.

 

내 무덤에 망초꽃이 피었습니다

하얀 꽃잎이 겁도 없이 말합니다

사람답게 살겠다고

아무리 밟아도 아무리 몰아쳐도

거세게 살아

내 땅을 정갈하고 곱게 다녀나갈거라고

꽃은 작은데 세상이 다들리도록 말합니다

작은 주먹으로 눈을 훔치며 꾹꾹 다짐합니다

 

눈을 떠보니 어느새 흰꽃이 세상을 덮어

꽃 아닌데가 없습니다

흐드러진 꽃더미 하얀 빛이 눈부셔

올려다 본 하늘에

꿈꾸던 세상이 떡 버티고 서 있습니다

 

이제 울지 않고 성큼 걸어보렵니다

억울하게 우는이 없는

우리의 평등한 세상을 향하여

 

 

 7월 27일 수요일 농성 56일차

 

1.

 

어젯밤 11시쯤 잠들었는데 새벽 2시 모두 일어났다. 조합원들 두명과 언니와나, 텐트안에 앉아서 쏟아지는 비를 본다. 비닐을 때리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비닐에 구멍이라도 날것 같고 바람이 부는구나, 했더니 천둥 번개가 장난이 아니다.

일어나서 번갈아거며 청계천 수위확인하다 수위가 청계천양쪽 벽의 중간을 넘은 다음 일단 철수하기로 했다. 천막과 스타렉스를 버려두고(미안해!) 금속노조로 철수했다. 비가 앞에 보이지 않게 퍼부어서 천막이 떠내려 갈까봐 걱정도 되지만, 큰일나면 안되니까 일단 철수하기로 했다.

 

오전 9시, 집회신고하러간 조합원들이 농성장에 가보니 물에 잠긴 거리에 쓰레기 떠다니고 스타렉스 농성차는 바퀴가 반정도 물에 잠겼다고 한다. 다행히 오전부터 비가 좀 덜 와서 물이 빠져 하루를 더 버틴다. 오늘 저녁에는 또 얼마나 비가 오려나. 여러동지들이 걱정하며 전화하신다.

 

동지들, 아직 텐트가 떠내려가지는 않았고 무사하답니다. 오바!

 

2.

 

세상에 비가 이렇게 쉼없이 오는데 박승희 여성위원장님 오늘도 여전히 도시락을 싸서 밥심연대를 하신다. 탐엔탐스앞 처마밑에 깔판 깔고 밥을 먹는다. 이렇게 맛난 밥이 또 있을까.

지난주에 취재해간 시사인 기자가 사람과 사람코너에 기사실린 책을 들고 오셨다. 꼭 취재때문이 아니라도 다음주 수요일에는 좀 일찍 와서 함께 밥먹자고 초대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오늘은 생략하실줄 알았는데, 박승희 동지덕에 조합원들이 과식을 했답니다. 고마워요.

 

3.

 

하루종일 언니와 앉아서 법률 대응준비를 했다. 가해자들이 하도 황당한 소설을 써서 보내서 일일이 반박하는 자료를 만드는것이 쉽지 않다. 더욱이 지난 한주 허리가 아파서 일을 못하는 바람에 밀려 버렸다. 빨리 마무리 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돼 속상하다. 허리도 아프고. 우씨.

 

4.

 

기사들을 검색하다 현차지부 강성신 동지가 쓴 시 를 미디어 충청에서 보았다. 어제는 진보신당 동지가 시를 싸주셨는데, 오늘은 강성신 동지의 시를 보고 감동먹었다. 지난주 50일 촛불문화제와 다음날 비투본 투쟁에 함께 하셨는데 언제 이런 시를 다 쓰셨을까.

강성신 동지, 고마워요.

 

 


 

 

작은 꽃 내 일터에서 웃음꽃 피우길

-현대차 성폭력 피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에게

 

딸아이와 함께 뒷산

작은 능선 넘어 산골짜기

한 무더기 이름 모를 들꽃

바람에 흔들리며 피웠다.

 

홀로 핀 꽃도 아름답지만

몸과 몸 잎과 잎 부딪치며

빗님 내려 바람맞고 큰 나무사이

햇살 흠뻑 온몸으로 받으며

한 무더기 활짝 핀 꽃 아름답다.

 

동지와 함께 찾아 간 청계광장 여성가족부 50일

아기 무덤 같은 비닐 씌워진 작은 텐트두동

가냘프지만 그 무엇보다도 강한

해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두명

15년 동안 현대자동차 소나타와 그랜저 품질을 책임졌는데

성폭력 가해자는 그 자리에서 일하고

피해인은 길거리 쫓겨난 짐승 같은 어처구니없는 세상

노동부는 노동자 편이 아니고

여성가족부 여성의 편이 나이며

인권위는 인권을 책임지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인간으로 우뚝 선 노동자

울긋불긋 펼침막 그늘아래 웃음 꽃 피운다.

 

사람도 사람끼리 한 몸으로 어우러져

인간으로 피워나면 세상 아름답다하련만

여성으로 비정규직으로 사는 세상

상처투성이 몸도맘도 아픔 뿐

돈으로 짐승으로 아픔

사람 만나 생체기 아물고

작은 꽃 일하던 그곳에서

더 어여쁜 웃음꽃 피우며 일하길

다음에 딸과 아들이 사람으로 숨 쉬며 사는 세상이 되길

 

2011년 7월 콘베이어 노동자가

(강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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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일기] 상경투쟁 50일 문화제, 비정규직 희망의 버스와 함께한 문화제 그리고 무키무키만만수!

** 이 글은 피해 노동자와 함꼐 농성중인 대리인 분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

 

7월 21일 목요일 농성 50일차

 

1.

 

이틀을 집에 누워 쉬었는데도 허리의 통증이 멈추질 않는다. 잠도 못자고 소화도 안되고 앉아도 누워도 서도 허리가 아파서 끝내 재능교육 농성장에 월요일 마다 와서 진료해주시는 한의원 오춘상 선생님을 찾아 진료를 받고 침을 맞았다. 통증이 덜하니 살 것 같다.

몸이 나를 배신한건지 내가 몸을 배신한건지. 억울한 마음가시질 않는다. 허리가 아프려면 천천히 조금씩 아팠어야 내가 알아챌것 아닌가. 말도안되. 농성 1000일 넘게 하는 동지들도 있는데 미안하게 50일 하고 허리가 망가져 버렸다. 수건 빨다가 삐끗한것이 허리가 왕창 망가지는 원인이 되다니. 너무한다.

침을 맞고 농성장에 돌아오니 언니가 더욱 씩씩하다. 그사이 월요일은 금속노조에서 촛불문화제를 하고 화요일은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에서 촛불문화제를 했다. 수요일은 혁명기도원동지들이 와서 기도회를 했다는 말을 들었다. 집주인이 함께 하지 못해 여러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없는동안 우리 언니 지켜주셔서 고맙다.

한의원도 다니고 몸살림 운동도 해서 빨리 완치되도록 투쟁하듯이 열심히 치료하기로 한다. 걱정해주신 모든 동지들, 그사이 벌써 듣고 복대를 지원해주시고 가신 길고양이 동지, 무료로 치료해주시는 의사선생님, 몸살린 연신내 동호회 동지들, 모두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열심히 치료할게요.

 

2.

 

농성지원 힘내라 50일 문화제 에 많은 동지들이 오셨다. 사회를 맡아 진행한 나영동지, 공연해주신 지현님, 몸짓패 선언 동지들, 연대발언을 해주신 재능지부 동지, 국민체육진흥공단동지, 발언과 함께 멋진 노래를 불러주신 국립오페라단지부 동지들, 뒤풀이 준비를 해주신 정유림 동지와 송은정 동지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진보신당동지들은 수박화채를 따로 준비해주셨고 ‘작은 꽃 아픔으로 피다’ 예쁜 걸개그림을 만들어 주셨다. 마땅히 걸 자리를 찾지 못해 아직 못걸고 있다. 토리샘 발언도 너무 귀여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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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에서 준비해 주신 걸개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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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많은 분들이 와 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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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당당한 노동자로 살아갈 수 있는 그날까지!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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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가수 지현 님의 멋진 공연!

이 날 본인의 CD 10장을 테잎과 함께 가지고 오셔서 현장에서 모두 판매하고

판매수입을 농성장으로 모두 후원해 주셨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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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밝히는 촛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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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멋지고 신나는 선언 동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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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손잡고 즐겁게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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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픔으로 피었지만 기쁨으로 승리하는 그 날까지!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


3.

 

벌써 50일이다. 

 

그 중 30일이 넘게 비가 왔고 바람이 불었다. 많은 동지들이 연대해주셔서 여기 까지 왔는데, 현대자동차는 아직 꿈쩍도 없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몇 번의 50일을 더 보내야 할까. 우리도 사람이니까 아무리 힘센 현대자동차라해도 생산현장에서 성희롱 하고 피해자를 해고하면 안된다는것을 확인하기 위하여 몇 번의 50일이 더 필요한걸까.

 

그때가 언제든 씩씩하기 위해 아프지 말아야지. 다시 한번 주먹쥐고 마음먹는다. 언니 힘내요!

 

7월 22일 금요일 농성 51일차

 

1.

 

지난 2009년 4월 킨텍스에서 당시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를 포함한 비투본(비정규직 투쟁 본부) 동지들과 선지퍼포먼스했던 사건의 고등법원 판결을 오전 10시 의정부 지원에서 했다. 2년 전 사건을 아직도 재판하고 있고, 그사이 다른 사건들이 경찰과 검찰에 넘어가 있으니 늘 재판이 진행 중인 셈이다. 어떤 놈은 불법을 저질러도 조사한 번 받지 않는데 우리는 뭘하든 불법이라고 지랄을 한다. 벌금 200만원이 선고되었다.

 

2.

 

오전 10시에 금양물류 성희롱 사건을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했다. 산재당한 노동자들 편을 절대 들지 않는 보수적인 근로복지 공단이 어떻게 판단할지 모르지만, 준비한 금속노조 동지들이 산재인정 될 가능성이 많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산재가 인정되면 산재로 인한 부당한 해고가 한번더 확인되는 셈이다.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하면서 간다.

 

3.

 

현차지부 조강실장님과 미비특위 동지들이 방문하셨다. 형진기업 사장을 만나 피해자 복직과 가해자 처벌에 대해 요구하고 얘기해 본다고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셨으니 고맙다.

 

4.

 

비정규직 희망버스, 불법파견 대법판결 1년이 된날을 맞아 지난 1주일 동안 비정규직 동지들이 전국순회투쟁을 하고 저녁 6시에 우리 농성장으로 와서 촛불문화제를 했다. 대법판결에 근거하여 현대자동차 안의 모든 하청노동자를 정규직화하라는 요구로 지난겨울 힘차게 싸웠으나 현대자동차 관리자들과 용역경비들에게 폭행당하고 해고되, 손배 가압류에 짓눌려 서인지 조합원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다시 한 번 힘을 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정규직이 될뿐 아니라 애초우리가 결의했듯이 파견법이 철폐되는 그날까지 싸우기 위해, 복직하기 위해 선봉투쟁하고 있는 성희롱 피해자 언니처럼, 다시 한번 힘을 내었으면 좋겠다.

 

5.

 

지난 금요일도 바쁘더니 이번 금요일도 바쁘다.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다음 집회장소로 이동한 후 명동철거민 농성장 ‘마리’에서 동지들이 저녁밥을 함께 먹자고 들고 오셨다. 작은 천막 두동인 우리농성장에 비하면 마리 농성장이야 호텔이지만 십수년 장사해 먹고살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은동지들이 우리 농성장에 연대하러 오셨다. 농성하시는 동지들이 모두 식당을 운영하던 분들이라 밥이고 국이고 꿀맛이다. 손맛도 마음도 고맙고 반갑다.

   

7월 24일 일요일 농성 53일차

 

1.

 

‘무키무키 만만수’가 와서 공연을 했다.

 

만만수의 기타와 무키무키의 장구인지 드럼인지 알 수 없는 악기의 공연. 열광했다. 그녀들의 매력은 솔직함이다. 온몸으로 솔직하고 정직하게 소리지르고 악기를 연주한다. 그 자리에서 모금함을 돌려 농성투쟁 지원금도 주셨다. 고마워요. 덕분에 우리 농성장이 풍요로워 졌어요. 그리고 또 오삼.

 

공연 넘 멋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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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일기] 잡년행진과 함께한 7월 16일부터 7월 18일까지. 어느새 농성 47일차

** 이 글은 피해 노동자와 함꼐 농성중인 대리인 분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

 

7월 16일 토요일 45일차

 

 

1.

 

‘착한여자는 천국에 가지만 나같은 잡년은 어디든 간다!’ / 잡년행진 화이팅!

 

사회당 서울시당의 김성일 동지가 오셔서 언니와 나대신 농성장을 지켜주신다고 ‘잡년행진’에 참가하는게 어떠냐고 하신다. 하루종일 농성장에서 심심하던 우리는 물론 당연히 예쓰였지만, 어감이 거칠다.

 

“잡년 행진 이라구요?” 대략설명을 듣고 아하, 재밌겠네. 하며 원표공원으로 갔더니, 앗 뜨거! 비가 오는대도 불구하고 잡년들의 행진이 뜨겁고 신선했다.

 

“머야, 언니. 이럴줄 알았으면 우리도 미니스커트라도 입고 오는건대, 우씨.”

“그러게. 나도 치마 많은데.”

 

레이스, 망사 휘날리는 치마바람을 보며 내가 입은 금속노조 조끼가 쌩뚱맞더라. 그러고보니 금속노조의 이미지는 참으로 남성적이구나. 남성적인 금속노조에서 성희롱 사건 피해자인 언니와 나는 어쩌면 잡년행진에 참가한 금속노조 조끼보다 더 이질적인 존재들인지도 모른다.

 

우얏든, 잡년행진은 에너지가 넘치는 행사였다. 원표공원부터 시청 대한문앞까지 행진을 하고 대한문앞에서 춤을 추고 다시 원표공원으로 행진해오는 사이 비가 억수로 쏟아져도 끓어오르는 열기는 더욱 뜨겁다. 하! 이렇게 다들 표현하고 싶어서 평소에 얼마나 몸이 가려웠을까.

 

원표공원에서 마무리하고 다시 우리 농성장으로 온 잡년들의 행진이 한번더 퍼포먼스를 했다. 무능력하고 타성에 젖어 지가 하는일이 뭔지도 모르는 여가부 공무원들이 없는것이 안타까웠다.

 

“꼴리는건 본능이나, 덮치는건 권력이다”

 

권력관계를 이용한 성폭력에 노출되어 고통 받는 여성들의 에너지가 한꺼번에 모여 탄력을 받으니 시원하고 통쾌하다. 우리모두 더 이상 혼자 고통받지 말고 힘내서 잘싸우자구요. 잡년들, 힘내요!

 

 

7월 17일 일요일 46일차

 

1.

 

공식적으로 장마가 끝났다. 아직 해가 뜨지는 않았지만 모처럼 비가 오지 않아 한달동안 비에 젖어 눅눅한 천막 두동을 번쩍 들어서 보수공사했다. 나혼자 있으면 엄두도 내지 못할텐데 농성달인 동희오토 박태수동지가 와서 이리저리 손질하더니 아예 다 걷어내고 새로 손을 봤다.

 

동희오토 투쟁에 승리한 후 복직 기다리며 생계활동하고 있는 태수가 모처럼 방문을 해서 반가운데 텐트 보수공사까지 싫은 내색 한번 없이 해주니 고맙다.

 

엊그제 사회당 촛불할 때 비를 맞은 엠프와 스피커도 모두 꺼내 말렸다.

 

손바닥만한 텐트 두동인대도 살릴살이를 모두 꺼내 놓으니 여가부앞 인도가 부족하다. 나무사이에 빨래줄도 연결해 침낭은 침낭대로 피켓은 피켓대로 바람맞으며 몸을 말린다.

 

태수야 고마워.

 

7월 18일 월요일 농성 47일차

 

1.

 

어제 비개인 틈을 타 청소하고 말리며 수건을 빨다가 허리를 삐끗 했는데, 탈이 났다. 자고 일어났더니 허리가 아파서 앉지도 서지도 눕지도 못한다. 주말에 집에갔다온 언니가 도착하자마자 공무원 해고자 동지들이 몸살림 운동한다는 연신내 몸살림 센터로 찾아갔다. 권승복 동지가 허리를 맞춰주어 한결 나아졌는데, 그래도 통증이 가시질 않는다.

 

2.

 

‘유시민의 따뜻한 라디오’ 라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이 있다. 인터뷰를 했다. 처음 인터뷰 제안을 받았을때는 10분이라길래 할말은 다 할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다. 하고싶은 말은 아직도 많은데 10분은 금방 가더라. 인터뷰 끝나고 국민참여당 여성위원회 간사의 전화가 왔다. 농성장 방문도 하시고 함께 할수 있는것은 함께 연대해주겠다고 한다.

 

음---, 함께 하는것은 좋은일이다. 고맙기도 하다.

부디 김대중정부가 시작하고 노무현정부가 완성한 비정규직 법에 대한 반성도 함께 하시길 바란다.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국가인권위의 결정으로 성희롱을 인정받고 성희롱으로 인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아도 법적으로 돌아갈 곧이 없는 이 개떡같은 상황이 모두 합법적인 이유가 과거 정권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처리한 악랄한 비정규 법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면 마땅히 솔선수범하여 고치는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가 현장에서 성희롱 당하고도 해고되는 현실의 불합리함을 누구라도 함께 나서 마땅히 고쳐야 한다.

 

허리가 아프다. 하루이틀 집에서 쉬면 낳아지겠거니 생각하며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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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일기] 7월 15일-민주당 최영희 의원의 방문과 혁명적육식주의자동맹과 함께한 삼계탕 파티!

** 이 글은 피해 노동자와 함꼐 농성중인 대리인 분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

 

7월 15일 금요일 44일차

 

1.

 

오후 두시에는 민주당 최영희 국회의원이 오셔서 간담회를 했다. 음----, 민주당. 비정규직 법을 이렇게 야만적으로 만들어놓은 당사자 들이다. 국가인권위에서 성희롱이라고 판단하고 부당해고라고 판단해도 업체가 폐업하면 법적으로 할것이 없게 만들어버린, 사용주에게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부려먹고 아무 때나 버려도 되게 만들어버린 바로 이 저주스러운 간접고용의 근로자 파견법. 민주당은 이 법을 만들고 완성시킨 당사자들이다.

 

그래도 반가운 것을 슬퍼하지 않기로 한다. 최영희 의원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관심갖고 뭐든 함께해준다면 고맙다.

 

2.

 

기아자동차 평택공장 비정규분회 조합원동지들이 오셨다. 오전 일만하고 조퇴하고 여러 동지가 오셨다. ‘살맛나는 세상’이라는 여성노동자 모임이름으로 예쁜 현수막도 만들어오시고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함께 어울려 표정들이 밝다. 우리지회는 조합원들이 나이가 더 젊고 여성조합원들이 모임을 만들거나 하지는 못하고 있으니, 언니가 부러워하신다.

 

예전에 어려웠던 투쟁 얘기 지금도 감옥에서 고생하고 있는 김수억동지 얘길 했다. 금양물류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 이훈소장이 실은 기아자동차 평택공장 업체의 관리자였는데 양아치처럼 관리하다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을 통해 쫓겨난 사람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폭력적으로 노무관리하던 관리자를 비정규직 동지들이 라인을 세우고 투쟁해서 쫓아냈는데, 알고보니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와서 성희롱 하고 지랄을 한거다.

 

가해자 두사람중 정관진 조장은 고용이 승계되어 아직 현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훈소장은 작년 10월경부터 안보였다. 보통 업체가 폐업되면 소장들은 폐업되는 사장을 따라가니까, 애초에 이훈소장은 임동철 사장과 함께 온 사람이니까 같이 어디론가 갔으려니 생각한다. 사측은 해고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안봤으니 아나. 지금도 어디 다른 하청공장에 가서 힘없는 노동자를 상대로 무슨 양아치 짓을 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더라.

 

3.

 

혁명적육식주의자 동맹 동지들이 4시부터 오셔서 삼계탕을 준비하셨다. 그냥 닭이나 삶을 줄 알았더니, 인삼에 찹쌀에 어디서 먹어보기 힘든 진짜배기 삼계탕을 손질해 끓인다. 한두번 해본 솜씨들이 아니다. 6시부터 닭을 나누어 먹었다. 비가 오는대도 많은 동지들이 오셔서 잔치집 분위기가 났다. 삼계탕을 준비하며 모금을 했는데 남았다고 묵직한 봉투도 투쟁기금으로 주고 가셨다. 함께오신 황선홍이라는 분은 책을 기증해주셨다. 책 앞장에

‘위대한 당신의 투쟁에 사랑과 연대를 보냅니다.’라고 써주셨다. ^^ ‘위대한’ 이라니. 소박하고 초라한 우리 농성장을 위대하다고 말해주셔서 또한 감사합니다. 동지들 모두 감사합니다.

 

4.

 

8시에는 사회당 주관으로 촛불문화제를 했다. 발랄한 동지들. 안효상 여는 발언을 해주시고 대학생 사람연대 동지들이 비정규직에다 여성으로 이중으로 고통당해 억울한 투쟁을 앞으로도 함께 더많은 친구들과 오겠다며 공연도 해주셨다.

 

조심을 했는데도 비를 맞아서인지 씨디가 말을 듣지 않아 노래 불러주신 이해규동지에게 미안하다. 미안해요. 해규동지. ‘먼훗날 노동해방의 그날에 반동의피로 붉게 도색하리라’ 반주도없이 열창해 주셔서 고마워요. 담에 씨스템 잘 복구해서 다시 한번 요청드릴게요.

 

서울시당시원장님도 다시 가을과 겨울을 길바닥에서 맞이 하지 않아도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적어도 이 투쟁이 외롭지 않도록 연대하겠다고 약속하셨다. 노래공연을 해주신 ‘꿈찾기’동지들도 감사합니다.

 

5.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남은 삼계탕 안주삼아 소주도 한잔씩 한 후 그래도 남은 진국 국물은 명동에 있는 철거민 동지들의 농성장에 가서 죽을 끓인다고 들고 가셨다. 모두 돌아가고 충남전선 동지들이 밤샘 농성해주신다고 남아서 조촐한 안주로 술을 더먹는다. 하루종일 정신없었던 농성장의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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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일기] 7월 9일~7월 14일-글로벌한 중문, 영문 피켓이 농성장 앞에 전시되었습니다. :)

** 이 글은 피해 노동자와 함꼐 농성중인 대리인 분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

 

7월9일 토요일 농성38일차

 

1. 2차 희망버스가 출발하는 날이다. 저 하늘위 가파른 농성장의 지도위원과 메마른 땅위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에게 희망버스가 간다. 함께가고 싶은데 못간다고 했더니 사노위 동지들과 이화여대 민중연대 실천단 동지들이 부스 만들어서 선전해주고 모금함도 돌려준다고 들고 갔다. 선전물도 뿌려준다해서 4000부를 들고 갔다. 대신해준다고 해서 냉큼 맞겼는데, 미안하고 고맙다.

희망버스와 손잡고 장마전선 비구름이 함께 가는것 같아 살짝 걱정!

 

2. 비가 멎었다. 해는 나지 않았지만 이틈을 놓치지 않고 침낭과 함께 몸과 마음을 말린다. 진보신당 고미숙동지와 민주노총 충남본부 서부협의회 조지영동지, 사노위 김민석동지가 주고가신 만화책과 소설책을 읽는다. 즐겁다.

 

7월 10일 일요일 39일차

 

1. 사내하청지회 동지가 영문과 중국어로 된 피켓을 제작해서 가지고 왔다.

 

 

 

现代汽车公司 有 一 位 女职员 被 性骚扰 后 开除。

 

 

 

At Hyundai Moter Company in Korea, a sexually harrassed woman is rather dismissed!

 

 

반응이 좋다. 외국인들이 많이 보고 간다.

처음으로 항의하는 보수시민도 있다.

“아니 왜 영어로도 써놓는거야. 이런건 도움이 안된다구.”

“네? 무슨 도움이요?”

“제네들이 이걸보면서 뭐라 그러겠어. 우리나라를 흉볼거 아냐.”

엄청 목마땅해 하며 소리를 높인다.

“네. 부끄러운 일이죠. 빨리 해결해야 하는 문제예요.”

“내부 문제는 우리끼리 알아야지. 이게 무슨짓이야.”

“더 많이 알려지는것이 부끄러운것 맞습니다. 그러니까 빨리 해결되어야 합니다.”

우리 상황을 자세히 아시라고 선전물을 줘도 받지도 않고 한동안 핏대만 세우다 갔다.

음---, 반응이 좋다.

 

7월 11일 월요일 40일차

 

1. 아는 병이다. 생리통 때문에 농성장에 있기 힘들어서 아산 집으로 왔다. 갈아입은 옷들 빨래 가방 들고 와서 쉰다. 농성장은 남아있는 동지들이 잘 지켜주시겠지. 누워버렸다.

들으니 금속노조 동지들이 촛불문화제를 신나게 하겼다고 한다. 언니가 힘이 많이 나셨다.

 

7월 12일 화요일 41일차

 

1. 전국 동시다발 1인시위를 한 날이다. 아직 총화가 되지는않았는데 많은 동지들이 지역에서 현장에서 함께 하셨다는 소식이 들린다. 함께 해주신 모든 동지들 감사합니다.

 

7월 13일 수요일 42일차

 

1. 오전에 한꺼번에 관리사무소와 경찰들과 보도블럭 공사를 한다는 사람들 맨홀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사람들이 몰려와 한바탕 소란을 떨고 갔다. 다른때는 번갈아 가며 오더니 이번에는 한꺼번에 와서 아주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아니 멀쩡한 보도블럭은 왜 공사를 한다고 하는지, 더욱이 비는 쏟아지는데 도대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는 소리를 한다. 거기에 천막 밑에 맨홀뚜껑이 있다고 열어보겠다고 천막을 치워달라고 난리다.

 

애초에 이사와서 천막을 칠때 비오는 밤에 정신없이 설치하느라고 그 밑에 맨홀이 있는지 어쩐지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데, 있다니까 있겠지. 근데 그걸왜 열어봐야 한다는건지, 공사를 하네 어쩌네 말이 많다.

 

경찰들은 와서 불법주차된 차를 빼라고 지랄이다. 내 참, 여가부 건물앞 길은 하루종일 아무나 주차도 다 하는구만, 이래저래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다.

 

2. 한바탕 소란을 떨던 것들이 다음에 온다고 하면서 가고, 오늘은 수요일 민주노총 여성위원장 동지의 밥심연대가 오늘도 진행되었다. 지원하러 오신 조합원들과 배불리 먹었다. 매주 수요일만 되면 농성장이 풍요롭다.

 

7월 14일 목요일 43일차

 

1. 새노추 허영구 상임대표가 오셔서 간담회를 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길게 얘기는 못했는데 따듯한 핫쵸코 나누어 먹고 한진중공업과 유성과 발레오와 재능과 우리 농성장 얘기를 두루두루 했다. 새로운 정당 건설한다고 나선 허영구 동지 발걸음이 바쁘네. 힘내삼.

 

2. 전국여성연대 주최의 촛불문화제를 했다. 일곱시 직전까지 비가 많이 와서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촛불문화제 할때는 비가 많이 오지는 않았다. 여성농민회동지가 연대의 발언을 해 주셨고 인터넷을 보고 오셨다는 흑석동 여성주의모임 동지들이 반갑다. 동지들이 주신 베지밀 잘 먹었어요. 노동전선 동지가 엠프를 봐주시고 사노위 동지들도 함께 하셨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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