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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10
    “주여, 우리 입을 열어 주소서”-투쟁 현장에서 ‘이야기’가 갖는 의미에 대하여- 여정훈(혁명기도원)(4)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2. 2012/01/08
    [알림]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투쟁 평가토론회(2)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3. 2011/12/30
    [일다]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의 싸움이 남긴 것-490일만의 원직복직 합의,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는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4. 2011/12/20
    [참세상]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권리 찾기 선언’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5. 2011/12/20
    [한국일보]현대車 성희롱 피해여성 내년 2월 다시 일터로, 가해자 1월31일 해고… "눈물의 복직은 마지막이 되어야"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주여, 우리 입을 열어 주소서”-투쟁 현장에서 ‘이야기’가 갖는 의미에 대하여- 여정훈(혁명기도원)

“주여, 우리 입을 열어 주소서”

-투쟁 현장에서 ‘이야기’가 갖는 의미에 대하여-

 

 

여정훈(혁명기도원)

 

 

1. 들어가며

 

혁명기도원은 여성가족부 앞 농성장에서 2011년 7월 7일 금요일부터 시작하여 12월 14일 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 20주를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매주 수요일 기도모임을 가졌습니다. 이전까지 명동 3구역 카페마리에서 기도모임을 갖고 있던 저희는 그 곳에서 현대차 해직자 농성장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침 향린교회에서 명동 3구역으로 매주 수요일 저녁예배를 함께하러 오고 계셨고, 여가부 앞 현장에 계신 분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혹시나 현장에 도움이 될 까 하는 생각으로 연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식상한 표현처럼 되어 버린 말입니다만, 농성장에서의 수요일 저녁기도를 시작한 후 도움을 얻은 쪽은 저희들 이었습니다. 모임에서 읽었던 시편과 복음서, 전통적인 기도문들은 매 시간 새로운 의미로 저희에게 다가왔습니다. 정해진 순서대로 매주 읽어내려 간 성서 구절들과 매주 변화하는 농성장의 환경과 맞물릴 때에, 저희는 기독교 전통의 봉인되었던 층들을 하나씩 재발견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오늘 제가 들려 드릴 이야기는 22주간의 저녁기도를 통해 다시 발견하게 된 기독교 신앙에 대한 것입니다.

 

 

2. 우리는 이야기 속에서 산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질문을 하나 던져 볼까 합니다.

 

"여러분이 네 살 때쯤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은 무엇이었습니까?"

 

잘 기억 나지 않으신다면,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아이가 네 살 때쯤 가장 많이 던졌던 질문을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사실 옆에서 지켜보다 보면 짜증이 나기도 하는데요, 아이들은 어른들이 보기엔 지겨울 정도로 "왜? 왜?" 하고 묻습니다. 하나 예로 들어 볼까요?

 

"엄마 왜 달이 우리 따라와?"

 

이 질문에 뭐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보통 우리는 "달이 우리 수정이 좋아서 그런가 보다" 라는 식의 대답을 하지, 천문학적 대답을 들려 주지는 않습니다. 사실 저는 천문학적 답이 뭔지도 잘 모릅니다. 제 변명같이 들릴 지도 모르겠지만,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천문학, 물리학, 열역학 등에 대해 몰라도, 심지어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해도 무리 없이 살아 갈 수 있습니다. 우리 삶에 더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황, 등장인물, 시간과 그에 따른 상호작용을 포함하는 ‘이야기’ 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 상황을 이해하고, 예측하고, 자신의 역할을 인식합니다.

 

앞의 상황에서 주어진 대답 또한 일종의 이야기 입니다. 거기엔 ‘달’과 ‘수정이’라는 등장인물들이 있고, 두 인물은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따른 상호작용을 갖습니다. 나아가 '달이 수정이를 좋아한다'는 짧은 문장은 전형적인 사랑 이야기의 구조를 불러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순식간에 저 짧은 이야기를 과거와 미래까지 가진 완결된 이야기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일정한 단위를 가진 시간, 그리고 그 안에서 등장인물들이 일으키는 사건. 이것들은 우리 마음속에 매우 쉽게 자리 잡고, 아주 빠르게 소환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대상에 대한 우리의 감정 또한 규정합니다. 앞의 수정이 이야기를 생각 해 봅시다. 엄마의 대답이 위의 것이 아니라 “수정이 못된 짓 하나 지켜보려고 따라온다" 였다면 어땠을까요? 분명히 그 아이는 자기를 따라오는 달에 대해 다른 감정을 갖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 감정은 상황에 대한 대응 방식과 연결됩니다. 좋은 감정을 가진 대상에게는 가까이 다다가고, 그렇지 않은 대상은 멀리 하거나 제거하는 것, 이것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할 만한 과정입니다. 이렇듯 이야기는 아주 효과적인 방식으로 상황에 대한 이해부터 그에 대한 대응까지의 과정을 인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야기 속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여성가족부 앞에서 함께 기도 하면서 저희가 깨달은 사실 중 하나는, 성서 또한 그러한 종류의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시편은 억울한 처우를 당한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고, 복음서는 새 세계를 만들기 위해 싸우던 예수와 그 제자들의 꿈, 성공, 실패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성서가 이야기로 가득하다는 것은 그 책이 더이상 구원을 위해 믿어야 하는 교리들의 목록도, 지켜야 하는 법규들의 목록도 아니라는 의미 입니다. 성서는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이야기 안으로 초대하며, 그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볼 수 있게 하고, 자신과 타인을 대하는 방식까지 변화 시키기 위해 우리 앞에 던져진 책이라는 것입니다.

 

 

3. 이야기와 기독교 신앙

 

처음 농성장을 찾았던 7월 7일에 권수정 동지는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언니는 하느님이 이 싸움을 꼭 이기게 해 주실 거라고 믿는다.”

 

‘싸움을 승리로 이끄시는 하느님'에 대한 신앙은 독실한 감리교 신자인 박사랑 집사가 농성장에서의 삶을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이었습니다. 이 힘을 얻게 한 신앙 역시 이야기의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상을 만드신 선하신 하느님이 있고, 그 하느님은 정의를 추구하신다.

그 하느님은 자신을 믿는 이들을 사랑하시며,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신다.

결국 하느님은 그 기도에 응답하셔서 정의에서 어긋난 상황을 바로잡으신다.

 

이것은 우주적 스케일의 거시적 이야기 이면서, 동시에 기독교 신앙인이 자신의 삶이라는 미시적 영역을 이해하는 틀 이기도 합니다. 혁명기도원의 성서 읽기가 새로울 수 있었던 이유는 위에서 제시한 큰 이야기가 성서의 개별적 구절들을 읽는 해석학적 틀지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이전까지 막연히 ‘이스라엘 찬양 시들의 집대성’이라고 알고 있었던 시편이 죄 없이 고통당하는 이들의 탄원으로 가득 찬 책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수요 기도회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시편 중 하나인 119편의 경우 “주님의 법”을 찬양하는 구절들과 “나를 건져 주십시오”라고 탄원하는 구절들이 교차해서 나타나는데요, 이 시편을 읽으면서 저희는 시편 저자의 이야기를 재구성 해 내고(삼천년 전의 그 또한 억울한 일을 당하고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 사람이다), 그것을 통해 성서 화자와의 동질감을 얻고, 저자와 함께 “나를 붙들어 살려 주시고, 내 소망을 무색하게 만들기 말아 주십시오"(시편 119:116) 라는 기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기도를 통해 저희는 지속적으로 자신을 설득하고, 시대를 뛰어넘는 연대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사실 거의 모든 신앙인들이 자신과 이야기의 등장인물을 동일시하는 방식으로 성서를 읽기는 합니다. 어쩌면 우리의 “장로대통령” 께서는 모세나 요셉의 이야기에 비추어 자신을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한창일 때에 어떤 기독교인들은 그 것이 여호수아의 ‘거룩한 전쟁(聖戰)’과 같은 것이라고 말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에서 이야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큽니다. 어쩌면 그것은 논리적 명제들로 구성된 교리들보다 더 실제적으로 개인 신자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4. 이야기와 투쟁

 

저는 22주간의 기도모임 끝에 기독교 신앙에서와 마찬가지로 다른 투쟁의 현장에서도 이야기가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맑스의 사상에서 자본의 증식 과정에 대한 논리적 이해는 상당이 중요한 것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이해한 상태로 사회주의적 실천에 뛰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더 쉽게 이해되고, 투쟁의 실천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일종의 이야기 아닐까요? 맑스주의 역시 일종의 큰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인류 역사의 초창기에 대한 서술로부터 시작됩니다.

 

과거 어느 시점에, 자기가 생산한 것을 자신이 누리는 평등한 사회가 존재했다

그러나 생산수단을 독점한 이들의 등장으로 최초의 사회는 파괴되었다.

실제로 생산을 담당하는 이들이 세상을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바로잡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위에서 말씀드린 기독교 신앙의 한 형태처럼 이 이야기 역시 우리의 정체를 규정하고, 그에 따른 마땅한 대응 방식으로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여러 종류의 투쟁들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존재합니다. 그 이야기들은 어떨 때는 문자화된 상태로, 어떨 때는 무의식적인 층위에 문자화되지는 않은 상태로 우리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바보 노무현”의 이야기가 그것 입니다. 그들은 노무현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규정하고 자신의 위치를 설정합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크레인에 오른 김진숙의 이야기가 중요할 것입니다. 노무현, 김진숙, 정봉주 등의 영웅과 그의 독재정권, 한나라당, 이명박 등 구체적 적대자를 가진 이야기 형태의 담론이 수치와 이론으로 이루어진 것들보다 더 강렬한 인상으로 남고, 더 오래 기억되며,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기도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천으로 연결되기도 더 쉽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문제점 또한 있습니다. 종교적 근본주의처럼 ‘한 종류의 이야기만이 현실을 바르게 반영한다’는 주장이 등장하게 되면, 이야기는 독선으로, 투쟁은 동지에 대한 폭력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5. 투쟁을 위한 이야기 만들기

 

앞에서 쓴 것 들을 요약하자면, ‘혁명기도원은 여가부 앞에서 보낸 시간들을 통해 이야기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는 기독교인의 신앙에서 출발점이 되기도 하고, 길이 되기도 하고, 목적지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 깨달음에 덧붙여, 종교색을 띠지 않는 투쟁에서도 이야기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물론 통계와 같은 객관적이고 수치적인 자료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들 없이는 어떤 싸움도 승리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자료들이 적절한 이야기 구조 속에 들어 있지 않다면, 아무도 자료의 의미를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영향력 있는 발언이나 선전 문구 역시 그것의 맥락이 되는 큰 이야기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두 여성이 들려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갔고, 그 이야기 속에서 기독교 신앙의 의미를 새로 발견했습니다. 우리는 한 싸움에서 이겼지만, 아직 많은 싸움들이 우리 앞에 남아 있습니다. 노동, 환경, 이주, 주거 등의 영역에서 여전히 우리는 남은 싸움을 계속해야 합니다.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하는 이들, 우리가 보통 “수구세력"이라 부르는 이들은 나름의 일관적인 이야기 체계 - 대한민국이라는 가정, 아버지인 이승만, 적대자인 공산주의자 등으로 구성된 - 안에서 생각하고 움직입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설득하기 위해, 그리고 연대를 만들어내기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발굴하고 다시 쓰는 작업을 계속 해야 할 것입니다. 그 이야기는 세계의 본질에 대한 것, 그 안에서 우리의 위치에 대한 것,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하는 이들에 대한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그 이야기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마음과 마음 사이에서 공명하여 세계의 현실을 바꿔 놓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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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투쟁 평가토론회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투쟁 평가토론회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에 맞선 끈질긴 투쟁,

여러분들의 연대 끝에 승리를 이뤄냈습니다.

어떤 의미와 과제들을 남겼는지

연대의 마음을 보태주신 모든 분들,

꼭 참여해주세요!

 

2012년 1월 13일(금) 오후 2시,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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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의 싸움이 남긴 것-490일만의 원직복직 합의,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는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의 싸움이 남긴 것
490일만의 원직복직 합의,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는
<여성주의 저널 일다> 나영 
 
필자 나영님은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사무국장으로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 대책위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했습니다. [편집자 주]
 

성희롱 피해 책임 인정한 현대자동차
 
▲ 지난 12월 15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앞에서 진행된 '투쟁승리 촛불문화제'    
이제 2주일이 지났다. 12월 14일 투쟁승리보고대회를 마지막으로 여성가족부 앞에서는 더 이상 텐트도, 현수막도 볼 수 없게 되었다. 노사합의서를 작성한 바로 다음 날, 농성을 하던 두 사람은 그간 투쟁에 함께했던 이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아산 공장 앞으로 가서 보란 듯이 당당하게 투쟁 승리를 알렸다.
 
세 차례의 교섭 끝에 작성된 노사합의서의 내용은 전례 없이 피해자의 요구를 거의 전적으로 수용한 것이었다. 이제 합의서에 따라 2012년 1월 31일부로 가해자는 해고되고, 피해자는 2월 1일부터 원직복직이 된다. 복직 후에도 회사는 어떠한 불이익을 주어서도 안 되며 회사가 불가피하게 폐업을 하게 될 경우에도 피해자의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
 
또한 고소, 고발 취하는 물론 피해자의 해고시점인 2010년 9월 20일부터 복직시점까지 발생한 임금에 대해서도 지급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위한 예방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도 명시했다. 비록 현대자동차가 직접 협상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마지못해 물류업체인 현대 글로비스를 내세워 교섭을 하도록 한 것은 결국 현대자동차가 스스로 책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음을 드러낸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서울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 197일, 피해자가 처음으로 사건을 제보하고 투쟁에 나선 2010년 8월 12일로부터는 490일 만에 이루어진 값진 승리였다. 무엇보다, 이 투쟁은 개인의 투쟁을 넘어서 여성 노동자의 노동 문제와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 대한 중요한 의미와 과제들을 남긴 하나의 역사적인 과정이었다.
 
직장 내 성희롱의 실상을 드러내다
 
이 투쟁이 많은 사람들에게 새삼 깨우쳐 준 진실은 '직장 내 성희롱'의 실상이 그간 그려져 온 이미지들이나 추상적으로 생각해 온 현실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직장 내 성희롱 예방 선전물이나 교육용 자료에서 만나게 되는 고정된 이미지들은 유니폼을 입은 사무직 여성 노동자가 음흉한 눈빛을 한 남성 관리자의 신체적 접촉 또는 음담패설 때문에 불쾌한 표정을 짓는 그림 같은 것이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직장 내 성희롱을 그저 '기분 나쁜 일' 정도로 인식하게 하고, 성희롱 피해자를 '치마 유니폼을 입은' '약하고', '수동적인' 여성으로 그림으로써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만든다. 아이러니하게도, 직장 내 성희롱 예방을 위한 교육용 자료들이 오히려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통해 편견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투쟁은 이러한 고정된 이미지를 완전히 깨고 직장 내 성희롱의 가장 현실적인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주었다. 피해자는 유니폼을 입은 젊은 사무직 여성이 아니라 세 자녀를 키우면서 하청 공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였고 가해자는 새삼 음흉한 눈빛을 할 것도 없이 수시로 여성 노동자들을 성희롱하는 공장 관리자들이었다. 반복되는 성희롱에 힘들어하던 피해자가 동료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는 이유만으로 징계해고를 당하는 현실은 직장 내 성희롱의 문제가 여성 노동자들에게는 단순히 '기분 나쁜'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사건이 발생하자 즉시 가해자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강고한 사회적 결합망,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 등 정부 기관들의 책임회피와 무능력, 문제가 발생하면 아예 폐업을 시켜서 책임을 털어버리려는 원청 업체의 행태 등은 그간 이루어져 온 직장 내 성희롱 대책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불안정 고용 상태에 있는 여성 노동자들에게 직장 내에서의 성희롱 예방 교육이나 방지 대책은 꿈도 꿀 수 없는 언명에 불과하다는 사실과 함께.
 
투쟁이 장기화되면서 언론을 통해 사건이 알려지자 그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으면서 누구에게도 말할 수가 없었던 많은 여성들이 눈물을 흘리며 농성에 필요한 물품들을 들고 찾아오기도 했다. 통계나 사례 속에만 존재할 뿐 드러나지 않았던 이들, 또는 아예 사례로조차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낼 수 없었던 이 수많은 여성들이 직장 내 성희롱의 현실과 형식적인 성희롱 예방교육의 허상을 함께 증명하고 있었다.
 
여성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 이용한 성희롱

 
이 투쟁이 깨우쳐준 또 하나의 중요한 진실은 직장 내 성희롱이 단지 개인 간의 권력관계에서 벌어지는 문제만이 아니라 노동자 통제의 주요한 수단으로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 같은 현실은 계약직, 하청, 특수고용 등 비정규, 간접고용이 만연한 노동 현장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올해 민주노총과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이 여성노동자 1,652명을 대상으로 ‘여성노동자 직장 내 성희롱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3.11%)보다 비정규직(3.76%)이, 직접고용(3.13%)보다 간접고용(4.02%) 노동자가 성희롱을 더 많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자들은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고용상태를 이용해 성희롱을 하고, 성희롱 사실에 대해 침묵하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노동 통제에 순응하게 만든다. 박 씨는 현대차 아산 공장에서 성희롱이 자신에게만 일어난 문제가 아니며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른 여성 노동자들에게도 일상적으로 일어나던 일이라고 밝혔다.
 
박 씨의 사례가 증명하듯, 성희롱 사실을 알렸을 경우 생존을 위협받게 되는 것은 가해자가 아니라 여성 노동자들 쪽이라는 사실을 가해자도 피해자도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결국 가해자들은 성희롱을 이용해 끊임없이 자신의 권력을 확인시키고, 그 과정을 통해 성희롱 뿐 아니라 다른 노동문제에 대해서도 발언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여성 노동자들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사건이 알려진 이후 세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 가장임에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홀로 쫓겨난 피해자와, 투쟁이 진행되는 내내 자신의 가족과 주변 권력을 총 동원하여 도리어 피해자를 몰아세울 수 있었던 가해자의 모습을 대비해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박 씨가 이혼녀라서 사생활에 문제가 많았다는 요지의 공문을 국회의원들에게 배포했던 현대자동차의 모습은 남성 중심의 권력 관계가 직장 내 성희롱 문제의 근원에 얼마나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결국, 성희롱이 여성 노동자 통제의 수단으로까지 기능할 수 있게 된 이와 같은 현실은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노동 현장과 불안정 고용을 양산해 낸 신자유주의 정책이 빚어낸 합작인 셈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성희롱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성희롱 예방 교육만 실시할 것이 아니라, 남성 가부장 중심의 노동 환경 문제와 여성 노동자의 고용 안정,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한 대책들이 정부의 핵심 정책으로써 보다 집중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노동운동, 직장내 성희롱의 문제 제대로 인식해야
 
▲ 11월 30일 '전 세계 동시다발 1인 시위'에서 '전미자동차노조'가 미국 전역의 현대자동차 공장, 영업소 앞 피켓 시위를 벌인 것이 현대자동차에게는 결정적인 압박으로 작용했다.    

한편, 이 투쟁은 정부 뿐 아니라 노동운동에도 중요한 과제를 남겼다. 그간 노동조합을 비롯한 노동운동계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의 문제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대응해오지 못했다. 이는 노동운동계 역시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개인 간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투쟁 역시 단위 사업장의 노조와 산별노조, 총연맹이 모두 초기부터 사건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투쟁의 방향을 설정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성희롱이 '생존권', '노동권'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라는 인식이 부재한 상황에서 노동조합이 이를 개인의 문제로만 대응하려 할 경우, 기업의 책임은 사라진 채 성희롱 사건은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싸움이 되고 만다.
 
이렇게 되면 결국 피해자는 거대한 권력 관계와 노동문제, 가부장제의 문제에 '개인'으로서 맞설 수밖에 없게 되고 사건의 해결과정에서는 엄청난 신체적, 정신적 가해에 시달려야 한다. 뿐만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의 재발 방지 대책은 기대조차 하지 못한 채 다시 피해자에게 돌아오는 온갖 비난과 시선, 불이익을 감당해야 한다.
 
이번에 박 씨가 최초로 성희롱에 의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 '산업재해'로 인정을 받은 것은 이런 모든 현실을 감안할 때 매우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이 산재인정의 의미를 깊이 새겨야 한다.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때, 노동자가 가장 1차적으로 의논할 수 있는 대상이 되어야 할 노동조합부터 직장 내 성희롱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이를 중요한 운동 의제로 설정하여 법적, 제도적 차원의 대책과 요구를 마련하는 데에 힘써야 할 것이다.
 
길 잃은 여성가족부 ‘제 역할 찾기를’
 
마지막으로 이 투쟁에서 농성장의 위치를 알리는 상징으로서의 역할 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도리어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주었던 여성가족부의 역할에 대한 문제를 중요한 과제로 지적하고자 한다.
 
단지 이 투쟁뿐만 아니라 '청소년 유해 매체 선정', '셧 다운제' 등으로 여성가족부는 이제 거의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 관련 정책이 메인 화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가족부의 홈페이지를 보면 도대체 여성가족부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결국 올해 7월 발표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조차 한국 정부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가족업무와 양성평등 업무가 단일 부서 소관으로 합쳐지는 것은 전통적인 가부장적 규범을 직/간접적으로 강화하고 양성평등을 달성하는 데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며 여성가족부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더구나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 대한 무능력함은 이번 투쟁을 통해서 여실히 드러났다. 투쟁이 진행되는 동안 여성가족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입장만 반복했으며 최소한의 성희롱 피해자 구제를 위한 노력조차 제대로 기울이지 않았다.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는 11월 17일 여성가족부 앞에서 진행되었던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미츠비시는 미국에서 성희롱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3천억원의 배상 판정을 받았다"면서 성희롱 사건에 대한 인식과 법제도의 개선이 시급함을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이와 같은 해외의 인식 차이는 투쟁 과정에서 진행되었던 국제연대 행동을 통해서도 나타났다. 처음에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에서 국제연대 행동을 기획할 당시에만 해도 사실 이렇게까지 큰 반향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해외 단체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적극적이었고, 결국 11월 30일 '전 세계 동시다발 1인 시위'에서 '전미자동차노조'가 미국 전역의 현대자동차 공장, 영업소 앞 피켓 시위를 벌인 것이 현대자동차에게는 결정적인 압박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여성가족부는 내내 대기업 눈치 보기에만 바빴다. 여성가족부가 이번 사건에 제대로 역할을 했더라면, 형식적인 성희롱 예방 교육을 백 번 하는 것보다 훨씬 큰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의 여성가족부에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거의 전무하다.
 
여전히 청소노동자, 요양보호사, 국민체육공단 등 다양한 여성 비정규 노동의 현장에서 성희롱이 만연하고 심지어는 재능교육, 경산삼성병원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사례에서와 같이 용역업체를 동원하여 성희롱으로 여성 노동자들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시급히 나서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여성가족부는 지금부터라도 성희롱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기 바란다.

사진제공: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http://blog.jinbo.net/bokj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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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권리 찾기 선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권리 찾기 선언’

17일, 제2회 서울여성조합원대회 개최...‘여성노동자의 권리를 말한다’

윤지연 기자 2011.12.17 19:33

청소, 급식, 보육, 서비스, 간병노동자 등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모여 자신들의 권리를 선언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정당, 시민사회 단체 등은 17일 오후, 이화여대에서 ‘제2회 서울여성조합원대회, 여성노동자 권리를 말하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약 450여 명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참석해 직접 무대와 공연을 꾸미고, 권리 선포식을 진행했다.

 


사회적 필수, 공공 영역인 청소, 간병, 보육, 서비스 노동자들은 대개 여성 노동자들이지만, 이들은 비정규직이나 사내하청 신분으로 열악한 임금과 근로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여성노동자의 투쟁이 알려지며, 여성 비정규직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졌으며, ‘특수고용직’으로 노동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간병노동자들 역시 오래 전부터 산재 인정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해 왔다.

 

때문에 이 자리에는 급식, 간병, 청소, 서비스 노동자들이 직접 연극과 노래공연 등을 선보이며 열악한 근로환경을 이야기했다. 독산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지원 업무를 하고 있는 이명숙 교사는 “처음 배치된 초등학교에서는 2개월 후 보조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해고를 통보했고, 다른 학교에서는 교사들의 음식수발, 개인수발을 하다 해고를 통보받았다”며 “또한 다른 중학교에서는 근무성적은 좋으나 더욱 전문적인 사람을 뽑겠다며 또 다시 해고를 통보했고,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며 직장에서 쫓겨났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보육교사, 특수아동지도사, 사회복지사 등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고 내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일을 해보려 했지만, 계속 해고를 당하는 상황에서 나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조에 가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명숙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부지부장 역시 “매일 땀 흘리며 일하는 여성 비정규직 청소노동자가 없다며, 학교와 사회도 존재할 수 없지만 우리의 임금은 생활임금 조차 되지 않는다”며 “고려대와 고려대병원, 이대, 연대, 홍대 경희대 등 6개 사업장은 집단교섭을 통해 2012년 시급 5,410원을 쟁취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경옥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은 “유통, 대형할인매장의 경쟁적 연장 영업으로 여성 비정규직 서비스 노동자들은 심야노동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때문에 면세점과 백화점 등 서비스 여성노동자들은 노조 조직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장시간 노동을 제한하는 특별법 발의와 교섭에서의 감정수당과 감정휴가까지 쟁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여성노동자대회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 여성노동자의 대리인으로 활동해 왔던 권수정 씨는 “노동현장에서 성희롱이 공공연하게 발생하는 것은, 자본이 생산현장을 통제하기 위해 성희롱을 수단으로 삼고 국가기관 또한 이를 비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권 씨는 “단 한명으로 시작했던 현대차 사내하청 여성노동자의 싸움이었지만, 다른 여성노동자들과 시민들의 지지와 엄호로 싸움이 승리했다”며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한 단 한명의 여성노동자의 싸움도 승리했는데, 못 이길 싸움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여성 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변화시키는 투쟁에 함께 할 것 △여성이 돌봄노동과 가사노동의 짐을 지지 않도록 투쟁할 것 △여성들의 집단적인 힘과 목소리로 노동조합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 등을 선언하고 “우리 여성노동자는 여성을 값싸게 부려먹는 자본에 맞서, 노동자로서의 권리와 여성으로서의 존엄성과 권리 침해에 맞서, 우리의 권리를 우리 손으로 되찾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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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현대車 성희롱 피해여성 내년 2월 다시 일터로, 가해자 1월31일 해고… "눈물의 복직은 마지막이 되어야"

현대車 성희롱 피해여성 내년 2월 다시 일터로

가해자 1월31일 해고… "눈물의 복직은 마지막이 되어야"

 

  • 한국아이닷컴 장원수 기자 jang7445@hankooki.com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업체의 성희롱 피해 여성노동자 박모(46)씨가 14일 해고된 지 1년5개월여 만에 복직하게 됐다. 원직복직과 가해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서울에서 노숙 농성을 벌인 지 200여일 만이다.

    피해자를 비롯한 금속노조와 현대자동차 물류담당 회사인 글로비스, 형진기업 등은 14일 오전 11시 금속노조에서 조인식을 열고 △내년 2월 1일자로 피해자 원직복직 △1월 31일 자로 가해자 해고 △해고기간 임금지급 △근무환경에서의 불이익 금지와 업체 폐업 시 고용승계 △직장 내 성희롱 방지 예방 프로그램 설치 등 재발방지 대책 등에 합의했다.

    금속노조는 "이러한 눈물의 원직복직은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희롱 피해여성은 현대차 사내하청 업체인 금양물류(현 형진기업)에서 일하다 지난 2009년 소장과 조장으로부터 수차례 언어적 신체적 성희롱에 시달렸다. 결국 피해자는 지난해 9월 피해 사실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고, 같은 시기 금양물류는 회사 내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하여 사회통념상 계약관계를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라며 성희롱을 당한 피해 조합원을 전격 해고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금양물류는 아예 폐업해 버렸고 피해자를 제외한 금양물류 근무자들은 형진기업에 그대로 고용이 승계됐다.

    이에 금속노조와 성희롱 피해여성 지원대책위는 그동안 국가인권위 진정,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산재요양신청, 여성가족부장관 면담, 현대차 영업소 앞 1인 시위 등을 벌이며 피해자 원직복직과 가해자 처벌을 요구해왔다. 특히 지난 달 30일에는 전 세계 공동행동의 일환으로 현대차 영업소 앞 1인 시위를 진행, 미국에서만 87개소에서 시위에 동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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