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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일기]10월 11일~13일 음악 크게 틀어놓고 방해하는 탐앤탐스 그리고 농성장 이사

농성장 일지

 

  * 이 글은 여성가족부 앞에서 피해 노동자와 함께 농성을 하고 있는 권수정 대리인 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10월 11일 화요일 농성 132일

 

1.

언니가 혼자 있을때 탐엔탐스 본사에서 사람이 찾아왔단다.

“언제 이사하시나요? 빨리 저쪽으로 이사하시죠. 우리가 영업에 방해를 받고 있습니다.”

여가부앞에 자리잡고 있는 우리 농성 텐트를 깡패 동원에 밀어내고 그 자리에 펜스를 치는 바람에 우리 텐트가 세븐일레븐과 탐엔탐tm 쪽으로 이동을 해서 길을 막아 자기들이 장사에 손실을 본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제 여가부가 공사 끝내고 펜스도 철거되었으니 도로 가라는 말이지. 이 사람들이 무슨 포장이사 하면 되는 줄 알아.

우리 언니 까칠하게 대답했다.

“우리가 가고 싶을때 가든지 말든지 할거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그랬더니 그러면 밤에 음악을 크게 틀어 잠못자게 하겠다고 협박을 하고 갔다네. 그런데, 정말 밤이 되니 탐탐앞에서 거리로 울리는 음악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그 스피커가 하필 우리 텐트 위에 있어 자려고 누우니 음악소리가 귀를 타고 뇌를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느낌이다.

 

이 사람들이 미쳤나. 왠만하면 싸우기 싫고, 현대차, 여가부, 민형사 소송에 산재땜에 근로복지공단까지, 싸우는 상대가 너무 많아 감당이 안되서 잘지내고 싶어 조용히 있었더니, 웃긴다. 시간만 있으면 하루정도 컴퓨터 앞에 앉아서 탐탐 자유게시판부터 아르바이트생들 주휴수당은 주는지 하루종일 길거리로 이렇게 큰소리로 음악 내보내서 시민들이 소음공해에 시달린다고 중구청에 항의 민원 넣을 수도 있고 기타등등 얼마든지 할수 있을뿐더러, 당장 이 앞에서 낮부터 방송차 켜놓고 소리경쟁을 할 수도 있는데, 가만있었더니 사람을 뭘로 보고. 

가뜩이나 동아일보에 얼마전에 난 기사를 보면 건물 관리사무소가 우리를 주거침입과 퇴거불응으로 고소한 내용중에 탐앤탐스 전기를 끌어쓰고 물통을 갖다 썼다고 되어 있어서 확인했더니 핸드폰 충전하는게 전기를 끌어쓴 거고, 화장실 물쓴다고 고소했다고 되어 있더만, 음악을 크게 켜서 일부러 사람 잠을 못자게 고문을 한다고 협박하더니 진짜로 잠을 못자게 한다. 두고보자, 하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세상이 조용하다.

아예 밖으로 음악이 나오는 스피커가 꺼져 있다.

 

확인해 보니 지난 밤 농성연대 온 동지가 새벽에 탐탐에 들어가서 음악 끄라고 한바탕 붙고 나왔단다. 음악 꺼달라고 하니까 안된다고 하고, 그럼 커피를 산다고 달라고 하니까 커피도 안판다고 해서 화를 냈더니 경찰을 불렀다나. 그래서 그 동지가 경찰에 신고한 아르바이트 하는 사람 손을 끌며 “오냐, 잘됐다. 경찰에 같이 가자.” 그랬더니 꽁무니를 빼더란다. 경찰은 구경하다 그냥 가고. 그러더니 음악이 꺼졌다.

 

음---, 쪼금, 속이 후련하다. 그러나, 탐탐 너 조심해라. 우리가 지난 여름부터 거기서 사먹은 아메리카노가 얼만데, 사람을 협박하고 일부러 음악을 크게 켜서 고문을 하느냐. 탐엔탐스, 조심해라. 나 뒤끝있다.

 

 

10월 12일 수요일 농성 133일

 

1.

점심시간 밥심연대, 여전히 박승희 여성위원장님과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 여성주의 운동하는 붉은목소리 동지들이 도시락 싸오셨다. 박승희 동지의 도시락은 직접 주말농장에서 재배한 야채를 중심으로 푸짐한데, 붉은목소리 동지들은 주먹밥을 예쁘게 싸왔다. ^^ 멸치가 들어간 현아언니의 주먹밥과 란동지의 유부초밥, 희영동지의 주먹밥과 부침개, 모두 맛있다. 주먹밥 먹느라 박승희 동지의 도시락 밥이 너무 많이 남아 미안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사무실 들어가 동지들과 남은것 모두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남은 도시락 맛나게 먹어준 동지들도 고마워요.^^

 

도시락을 먹은후 붉은목소리 동지들이 준비해온 대안생리대 만들기 재료들을 농성장에 펼쳤다. 세상에 이런걸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는 동지들이 있네. 환경에도 여성의 몸에도 좋다는 말은 들었지만 직접 만드는 것은 처음 보았다. 만드는 것이 어렵지는 않은데, 경향신문 기자가 인터뷰하러오고, 회의도 하고 그러느라 분주하여 바느질을 함께 하지는 못해 미안했다. 회의 끝나고 오니 현아언니가 주고간 시집과 함께 대안생리대를 선물로 남겨놓고 동지들은 모두 갔다. 미안해라. 생리대 잘쓸게요. 시집도 고마워요.

 

2.

혁명기도원의 기도회 14차, 학생행진동지들과 함께 많은 동지들이 함께했다. 음---, ‘기도’라는 형식은 아주 많은 사람이 실내도 아니고 오픈된 공간에서 집중해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더군. 이런날도 있고, 저런날도 있는거다.

여정훈원장은 18일날 하는 ‘주여 이제는 여기에’ 투쟁현장 연합예배 준비에 여념이 없다. 투쟁현장에 결합하는 기독교인들의 부흥회, 여러분들이 마음을 모아 준비하고 있으니, 우리 언니 표현처럼 주님의 은혜받는 자리가 되면 좋겠네.^^

 

3.

학생행진과 고려대 반성폭력연대회의 동지들이 함께 주최한 ‘아픔으로 핀 작은 꽃들, 여기에서 만나다’ 촛불문화제, 학생들이 엄청 많이 왔다. 수진동지와 민주동지의 노래공연도 좋고, 민주동지는 아이낳고 처음 본 공연인대, 여전하다. ^^ 자주 봐요.

 

촛불문화제 끝나고 원래 우리가 있던 자리로 농성장 이사를 했다. 젊은 동지들이 힘을 모아 텐트 두 동을 통으로 들어 옮겼다. 미루지 않고 싫은 내색없이 자기 일처럼 도와주니 고맙다.

 

우리가 옮길 줄 알고 있었던 터라 그런지 관리사무소 용역들이 아무소리 안 하다가, 정보과 형사가 건물로 들어가더니 조금있다가 한명이 나와서 욕설과 함께 막는 시늉을 하다 들어간다. 지랄, 넋놓고 앉아있다 형사가 시켜서 막는 시늉이라도 하러 나왔으면 액션만 하다 가지 쌍욕은 왜하니. 깡패 아니랄까봐 저하는짓이 뭔 짓인지 저도 알고 나도 아는데, 꼴값을 떤다.

 

 

10월 13일 목요일 농성 134일

 

1.

목요일은 지원대책위에서 촛불문화제를 했었는데, 오늘은 쉬었다. 어제 학생행진 동지들 주최로 촛불문화제를 했고, 내일은 주점이 있는날이라 여러번 동지들을 오시라하기 어려워 오늘 촛불문화제는 쉬기로 했다.

 

덕분에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질라라비 100호 발간 기념행사에 참석할수 있었다. 공연을 중심으로 간단하지만 정성껏 마련된 음식과 술을 나누는 자리. 모처첨 편안한 분위기이긴 한데, 마음이 덩달아 좋아지지는 않았다. 공연에 집중하느라 동지들과 얘기를 나누기도 어렵고, 단지 참석하는것 말고 철폐연대에 애정표현할 방법도 없고.^^

 

2002년 10월에 창간된 질라라비의 100호는 그대로 지난 10년 한국사회 비정규직 투쟁의 역사이기도 하고, 그 투쟁의 현장을 함께한 철폐연대 동지들의 철학의 표현이기도 하다.

2007년 구속되어 대전에서 징역살 때 나에게 들어오는 많은 책들을 같은방에서 징역사는 언니들이 책제목만 보고 넘어가는데, 철폐연대의 질라라비는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정독하며 읽는 언니들이 가끔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한결같이 “우리나라가 별로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럴줄은 몰랐다. 어쩌면 좋으냐.” 그런 말들을 했었다.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호명하여 의미를 부여해준 질라라비에 고맙다.

 

2003년부터 시작된 아산사내하청지회의 투쟁을 하는 나에게도 철폐연대는 늘 중요한 시기에 판단의 근거를 제공해주고, 함께 고민을 나누었던 동지들이었으므로, 보은하는 마음으로 참석했다.

 

공연을 들으며 질라라비 100호를 뒤적였다. KTX 승무원 투쟁을 했던 김영선 동지의 인터뷰 내용이 마음에 닿는다. 

‘KTX에서 업무를 하면서 비정규직으로 느꼈던 설움보다 KTX 투쟁을 하면서 느꼈던 비정규직으로서의 설움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같은 노동자인데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처우가 달랐던 점들 그 하나하나를 열거할 수는 없지만, 많은 노동조합 안에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느끼실것 같습니다.’

그렇지. 무슨 말인지 알고있다. 비정규직이라고 원하청 회사 관리자들이 무시하고, 법도 우리편이 아니고, 그런데 함께 투쟁하는 정규직 노동조합이나 금속노조, 민주노총의 상급단체 동지들 조차 비정규직 이라고 우리를 무시할때가 있지. 그런적이 한두번이 아니지. 일을 하며 비정규직으로 느낀 설움보다 투쟁을 하며 느꼈던 비정규직으로서의 설움이 더 컸다는 말을 잘 안다. 차별적인 위계관계는 우리 안에도 있으니까.

 

 

김영선 동지의 인터뷰 말고도 철폐연대를 중심으로 안팎의 여러 수고로운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 책에서 묻어난다. 질라라비 100호가 질라라비 100호 발간 기념행사보다 훨씬 좋다.^^

철폐연대 동지들, 고맙고 수고하셨습니다. 우리 농성장에도 한번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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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 10.13 현대차,하청업체 성희롱 문제 "우린 몰라"

현대차,하청업체 성희롱 문제 "우린 몰라"

안유리나, 서지영  |  ahnyurina@wolyo.co.kr

[562호]

승인 2011.10.13  

 

 

현대차 사내 하청 노동자의 성희롱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측은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13일 민주당 최영희 국회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차는 사내하청 여성 노동자의 인권과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 소문을 중단하고 복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대자동차의 위력은 대단하다.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더니 벌써 연락이 왔다. 무섭다"라며 입을 열었다.

최 의원은 현대차 사내 하청 노동자 성희롱 사건은 "성희롱 피해자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고 국가인권위와 고용노동부도 이를 인정해서 부당해고이며 회사와 가해자들에게 배상 및 과태료 부과를 결정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사실상 위장 폐업인 회사명을 변경하는 등 매우 부도덕한 경우"라며 "피해자는 여성가족부 앞에서 4개월 째 천막을 치고 복직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7월에 대법원 판결을 거론하며 "현대차 사내하청노동자의 고용주는 현대자동차다"라며 하루 빨리 피해자의 복직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서  현대자동차 측 관계자는 "우리와는 관련 없는 문제다"라며  "할말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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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사설] 10.18 성희롱 진정했다고 해고된 한 여성노동자의 투쟁

[사설]성희롱 진정했다고 해고된 한 여성노동자의 투쟁

입력 : 2011-10-18 21:12:25수정 : 2011-10-18 21:12:25

 

서울 청계광장 인근 여성가족부 앞에서 139일째 천막농성 중인 김순옥씨(가명) 사연은 사내하청 여성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사내하청업체에 입사한 김씨는 14년 동안 품질검사 부서에서 일하던 중 회사 간부 2명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하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인권위에 진정해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오히려 김씨를 해고했다. 회사와 가해자들은 성희롱과 부당해고에 대해 손해배상하라는 인권위와 노동부의 결정조차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제대로 된 사업장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인권유린이다.

이 사건에는 직장 내 성희롱과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처우 문제라는 두 문제가 중첩돼 있다. 김씨의 성희롱 사건을 다루는 하청회사와 원청업체인 현대차의 태도는 몰지각을 넘어 적반하장 그 자체다. 회사 측은 처음에는 “그게 성희롱이냐”라고 하다가 인권위의 결정이 나오자 이번에는 문제를 일으켜 회사를 망신시켰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의원들에게 김씨의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내용이 담긴 자료를 돌리며 폭력적 대응을 했다. 또 김씨에 대한 해고는 현대차 내 하청업체의 구조적 문제를 폭로하고 있다. 김씨는 부당해고된 뒤 구제신청을 하려 했지만 하청업체는 폐업했다. 폐업하고 다시 문을 연 하청업체에는 성희롱 가해자 등 전 하청업체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회사 문패만 바꿔다는 전형적인 위장폐업 행태다. 현대차는 이번에도 “옛 하청업체는 현대차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입사 후 줄곧 원청인 현대차 관리자로부터 작업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대법원 판결대로 김씨에 대한 고용책임을 현대차가 져야 하는데도 이를 거부하고 있다.

사내하청 노동자 등 비정규직과 여성의 보호는 시대적 과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하청업체 노동자에 대한 차별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사내하도급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가이드라인은 사업자 측에 차별 시정을 권고하는 수준일 뿐 법적인 강제력이 없다. 결국 법적인 강제 없이 사내하청 노동자 보호는 요원하다는 것을 김씨 사건은 시사하고 있다. 지금도 법원과 노동위원회가 각종 판결과 행정조치로 원청업체의 관리 책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원청업체들은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원청업체인 현대차가 해결 주체로 나서 김씨를 복직시키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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