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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10
    treatment 1, 2007-1-8(2)
    JSA
  2. 2006/11/12
    #화장실
    JSA
  3. 2006/10/30
    (대사로 가능할까)
    JSA

treatment 1, 2007-1-8

굳이 사람 구경하기에 좋은 장소로 공원을 꼽은 이유는 뭘까?

어제 난 세영이랑 동대문 골목을 걸었다. 충분히 재미있었고 사람 구경 원없이 하지 않았나? 왜 굳이 배경으로 공원을 선택한 것일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극중의 인물은 특정한 목적 없이 아주 순수한 의도로 길을 나섰다. 아무 생각 없이 킬링 타임을 위해 집 밖으로 나온 것이다. 단순히 시간을 죽이기 위해서 동대문이나 시장에 나서는 거야 얼마든지 가능하겠지만 이야기의 초점이 자연스럽게 주위에서 사건이 벌어지고 우연한 기회로 그것들이 해결되며 동시에 또다른 갈등이 생기는 것에 있기 때문에 시장보다는 공원 같은 곳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시장에서 우연한 기회로 다른 처음 보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소통할 수는 있지만 공원은 시장보다 그런 게 일어날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적어도 나의 경험 상으로는)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합목적적'인 채로 행동하는 것에 반해 공원은 그런 게 상대적으로 적다. 그런 과정에서 아주 우연하게 서로 만나고 말을 트고 그 사이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모종의 사건이 벌어진다는 게 얼마나 경이로운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처럼 인간 관계는 참 신기하면서 예민하다. 내가 원하지 않았더라도 시시때때로 나와 다른 사람 사이에서 관계가 형성되고 그렇게 전체 사회는 하나의 관계 덩어리로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 이야기는 그런 걸 소소하고 차분한 느낌으로 풀어나갔으면 한다. 관객은 영화를 보고 자기 인생 과정이나 자기 주변 사람들에 대해 전과는 다른 느낌을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다. 약간은 들뜨고 설렌 감정 또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람들을 만났으면 하는 것이다. 나아가 주변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대해 새로운 눈길을 보냈으면 하는 거고.

 

하지만 문제는 역시 소재. 캐릭터와 이벤트의 리얼리티를 살리기에는 나 자신의 인생살이 경험이 미천하다. 23년이나 살아온 인생이 이렇게나 단순하고 재미 없다니, 자격 미달일지도 모르겠다. 일단 나부터 '공원'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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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화장실에 들어선다. 무표정한 얼굴로 스치듯 거울을 쳐다보고 변기 앞에 선다. 무심결에 쳐다본 왼쪽에는 방금 온 사람이 지퍼를 내린다. 5초간 고요, 고요, 고요. 카메라는 따분하고 약간은 화가 난 듣한 두 사람의 얼굴 교차. .. 갑자기 한 사람이 괄약근 조절을 실패한 듯한 절망스런 방구 소리를 내뿜는다. 뿌웅~~ 다시 5초간 고요, 고요, 고요 카메라는 전과는 다르게 불안하게 눈이 커진 두 사람의 얼굴 교차. 이내 한 사람의 웃음이 터져버리고 다른 한 사람도 동시에 크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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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로 가능할까)

문제다 싶었을 때, 어떻게든 그걸 풀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그런데 정말 문제는 저쪽에서 나한테 비이성적으로 다가올 때야.

이거 정말 그런 느낌이 확실히 들었을 땐 나로선 뭔가 말로 풀어볼 필요가

없겠단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말을 안 하거나 너는 좀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는 식으로 훈계조로 얘기하면 저쪽 화만 더 돋우게 되지. 그러니 싸움을 걸어올

태세라면 구태여 내가 그걸 피하지 않는다면 싸울 수밖에 없는거야.

인간관계까 상호호혜적이라고? 개소리야. 넌 나한테 토해내고 또 나는 너한테

토해내. 그럼 너와 나의 사이 어디에선가 토악물이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키겠지.

우린 그걸 보고 그저 서로 통했다고 믿는 거지만, 사람 둘이 애초 완전히 이성이나

논리적인 이해를 염두에 두고 말했다면 모를까 일단 감정이 털끝만이라도 섞였다면

애초 서로 이해한다는 건 글러먹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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