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

분류없음 2018/03/24 13:21

 

 

요즘 뉴스를 보니 아래 글이 시사하는 바가 있어 옮겨 본다.

 

 

“첫 번째 입장 (순전히 논리적으로만 규명될 수 있는 사항들과 세계관적 가치판단들 모두가 강단에서 다루어져야 한다는 입장 – 인용자)은 [...] 아래와 같은 조건 하에서만 수용될 수 있다. 즉 만약 대학교수가 개개의 경우마다 – 자신의 강의가 이를 통해 더욱더 무미건조해지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 청강생들에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자신의 서술 중 무엇이 순전히 논리적으로 규명된 것이고 [...], 무엇이 실천적 가치판단인지를 엄격히 밝히는 것을, 자신의 절대적 의무로 간주한다는 조건이 그것이다. 이것은 [...] 지적 성실성의 계명[이다.]”

 

- Weber, Max. 2011. 「사회학 및 경제학에서 가치중립의 의미 (1917)」. 『막스 베버 사회과학방법론 선집』. 전성우 옮김. 나남. p. 127.

 

 

“국가로부터 공증 받은 수많은 예언자들 (즉 교수들)이 [...] 국가로부터 특권을 부여받은 강의실의 정숙 (靜肅), 즉 세칭 객관적이고 통제될 수도 없고 토론도 없으며 무엇보다도 반론으로부터 세심히 방어된 정숙 속에서, 세계관의 문제들에 대해 ‘과학의 이름하에’ 중대한 강론들을 감히 펼치고 있다[.]

 

[...] 슈몰러가 언젠가 강력히 주장했던 오래된 원칙 중의 하나는, 강의실에서 일어난 일은 공개적 논의에서 배제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 일반적인 견해는 – 나 자신도 여기에 동조한다 – ‘강의’는 ‘강연’과는 다른 것이어야 하며, 강의가 가진 불편부당한 엄밀성, 객관성, 냉철함이 여론의 – 가령 언론의 – 관여를 통해 손상될 수 있으며, 이것은 교육적 목적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무통제의 특권은 단지 교수의 순전히 전문적인 자격의 영역에만 적합한 것이라고 본다. 개인적 예언에 대해서는 전문자격이란 없으며, 따라서 이러한 특권 역시 적용될 수 없다.

 

특히 누구도 자신의 전문자격을 아래와 같이 악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 교수들과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학생이 처한 불가피한 상황을 악용하여, 그에게 그의 사회진출에 필요한 이해력과 사고력을 일깨우고 훈련하며 지식을 제공해주는 것 이외에, 추가로 교수 자신의 ‘세계관’을 전혀 반론의 여지가 없는 상황 하에서 심어주는 데 악용하는 것.

 

[...] 자신의 실천적 이상의 선전을 위해서는, 교수에게 [...] 강의 이외의 다른 기회들이 주어져 있[다.]”

 

- Weber, Max. 2011. 「사회학 및 경제학에서 가치중립의 의미 (1917)」. 『막스 베버 사회과학방법론 선집』. 전성우 옮김. 나남. p. 130-1.

 

 

“강단 가치판단의 권리를 원칙적인 차원에서 요구하는 것은, 모든 당파적 가치판단이 강단에서 주장될 수 있을 때에 한하여, 일관성 있는 요구가 될 것이다. [...] 만약 강단을 실천적 가치논의의 장으로 만들려고 한다면, 바로 가장 원칙적인 기본문제들이 모든 관점 하에서 제한 없이 논의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당연한 전제일 것이다.”

 

- Weber, Max. 2011. 「사회학 및 경제학에서 가치중립의 의미 (1917)」. 『막스 베버 사회과학방법론 선집』. 전성우 옮김. 나남. p. 134-5. 

 

 

“대학교수이면 누구나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은, 교수가 자신의 개인적인 신념을 ‘고백’하기 시작하면, 학생들의 얼굴이 밝아지고 그들의 표정이 긴장감을 띤다는 것, 그리고 교수가 강의에서 이런 고백을 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가 청강생의 수를 늘리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현상이다.

 

누구에게나 알려진 또 하나의 사실은, 대학 간의 청강생수 경쟁으로 인해, 아무리 하찮은 예언자 [교수 – 인용자]라 해도, 그가 만약 강의실만 가득 채운다면, 그는 교수채용 인사위원회로부터, 그 자신에 비해 학문적으로는 훨씬 더 훌륭하고 또 객관적 주제 자체에 충실한 후보보다, 더 후한 점수를 얻는다는 점이다.

 

[....] 경험적 전문영역에 대한 강의가 무엇보다도 우선 ‘재미있도록’ 우리가 노력을 해야 하는지 여부 역시 논외로 치겠지만, 필자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은, 너무 재미있는 개인적인 색조가 발산하는 매력 때문에, 길게 볼 때, 학생들이 소박하고 객관적인 작업에 대한 취향을 상실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 Weber, Max. 2011. 「사회학 및 경제학에서 가치중립의 의미 (1917)」. 『막스 베버 사회과학방법론 선집』. 전성우 옮김. 나남. p. 137-8.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8/03/24 13:21 2018/03/24 13:21
http://blog.jinbo.net/cheiskra/trackback/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