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츠키  2005/09/16 12:00

이행강령 5

파업 방어선--정당방위대--노동자 민병대--노동계급의 무장

점거농성 파업은 대중이 자본가 계급에게 보내는 심각한 경고이다. 그러나 이것만이 아니다. 점거농성 파업은 제 4 인터내셔널을 포함한 노동자 조직들에 대한 경고이다. 1919년과 1920년 이탈리아 노동자들은 주도성을 발휘하여 공장을 점거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사회 혁명이 임박했음을 그들의 `지도자들'에게 알려주었다. 그러나 이 `지도자들'은 이 신호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국 파시즘이 승리하였다.

점거농성 파업은 이탈리아인들의 방식에 의하면 공장 점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공장 점거를 위한 결정적인 조치가 된다. 현재의 위기는 계급투쟁을 극단적인 지점까지 격화시키면서 결말에 이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혁명적 상황이 어느 한 순간 현실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사회 격동들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혁명적 상황이 전개된다. 이러한 격동들 가운데 하나가 점거농성 파업의 물결이다. 제 4 인터내셔널 지부들은 노동계급 전위가 우리 시대의 일반적인 성격과 템포를 이해하도록 돕고 제 시간에 대중투쟁이 결실을 맺도록 이 전위가 더욱더 단호하고 전투적인 조치들을 내리도록 지도해야 한다.

노동계급의 투쟁이 격화된다는 것은 자본의 반격 방식들이 격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점거농성 파업의 새로운 물결들은 자본가 계급의 단호한 반격을 가져올 수 있고 의심의 여지없이 가져올 것이다. 이미 거대 트러스트들의 비밀 사령부가 노동계급의 투쟁을 압살할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또다시 준비 없이 기습당할 경우 혁명 조직들과 노동계급은 커다란 재앙을 맞이할 것이다!

부르주아 계급은 정규 경찰과 군대만으로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평화적 시기'에조차 부르주아 계급은 공장에서 깡패들과 파업파괴자들을 무장시켜 놓았다. 여기에는 나찌 조직들도 포함되어 있다. 처음으로 위험이 다가오자 프랑스의 자본가 계급은 불법 및 반합법 파시스트 군대를 동원하였다. 심지어는 군대 내의 파시스트들조차 동원하였다. 영국 노동자들의 투쟁 수위가 높아지자 곧 파시스트 패거리들이 두세 배, 심지어는 10배나 증가하여 노동자에 대항하는 피의 행진을 감행했다. 현 시기 계급투쟁이 어쩔 수 없이 내전으로 격화된다는 사실을 부르조아 계급은 아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그리고 다른 나라의 예들은 노동계급의 합법적 지도자들보다 자본의 총수들과 이들의 하수인들에게 더욱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노동조합 관료들 뿐 아니라 제 2 그리고 제 3 인터내셔널의 정치인들은 의식적으로 부르주아 계급의 사병(私兵)에 대해서 눈을 감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들이 부르조아 계급과 단 24시간만이라도 연합하는 일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개량주의자들은 노동자들의 머리 속에 다음과 같은 사실을 주입시키고 있다: 민주주의의 신성함은 부르주아 계급이 손끝에서 발끝까지 무장하고 노동자들이 무장하지 않을 때 가장 잘 보장된다.

제 4 인터내셔널의 임무는 이 노예 정치를 단연코 끝장내는 데에 있다. 사회민주주의자들, 스탈린주의자들, 무정부주의자들을 포함하여 소자본가 민주주의자들은 실제로는 파시즘에 더욱더 비겁하게 항복할수록 겉으로는 파시즘에 대한 투쟁을 더욱 높은 소리로 외치고 있다. 수천만 근로인민의 지지를 피부로 느끼는 무장된 노동자 군대만이 파시스트 깡패집단들을 성공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 파시즘에 대한 투쟁은 자유주의자 신문 편집실이 아니라 공장에서 시작되어 거리에서 끝을 맺는다. 자본가가 고용하는 파업파괴자들과 총잡이들은 파시스트 군대의 기본 핵심이다. 반면 파업 방어대(strike pickets)는 노동자 군대의 기본 핵심이다. 이것이 우리의 출발점이다. 모든 파업과 거리 데모와 관련하여 노동자 정당방위대(workers' groups for self-defense)를 조직할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일이 급선무이다. 이 구호를 노동조합 내 혁명적 분파의 강령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청년조직들을 시작으로 하여 정당방위대를 조직하고 이들의 무기 사용을 시급히 훈련시켜야 한다.

대중운동의 새로운 고양은 이 정당방위대의 수를 늘릴 뿐만 아니라 이 조직을 동네, 도시, 지역 등의 단위로 통합시키는데 기여하여야 한다. 파업파괴자들과 깡패 및 파시스트 집단에 대해 품고 있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증오심을 조직으로 표현해야한다. 노동자 조직, 노동자 모임, 노동자 언론의 신성불가침성을 진지하게 보장하는 조치로 노동자 민병대(workers' militia) 구호를 제출해야한다.

체계적이며 꾸준하게 진행되는 단호한 선동 및 조직 사업 그리고 대중 자신의 경험에 기초해서만 대중의 의식으로부터 굴종과 수동적 자세의 악습을 근본적으로 뿌리뽑을 수 있다. 그리고 모든 근로인민에게 모범을 세울 수 있는 영웅적인 투사들의 군대를 훈련할 수 있다. 그리고 반혁명 무장 깡패들에게 전술적 패배를 계속 안길 수 있다. 그리고 피착취자와 피억압자의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소자본가 계급이 보는 앞에서 파시즘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으며 노동계급에 의한 권력장악의 길을 열어나갈 수 있다.

엥겔스는 국가를 `무장 집단(bodies of armed men)'이라고 규정했다. 노동계급의 무장은 노동계급 해방 투쟁에 꼭 필요하다. 이들이 원한다면 무장 수단과 방법은 찾을 수 있다. 또한 이 과업에서 제 4 인터내셔널의 각국 지부들은 자연스럽게 지도력을 행사해야 한다.

노동자와 농민의 동맹

농촌에서 노동자의 무장 형제이자 동지는 농업노동자이다. 이들은 같은 계급의 두 구성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의 이해는 분리될 수 없다. 공업노동자의 이행기 강령은 필요한 변경을 가하면 곧 농업노동자의 강령이 된다.

그러나 농민은 노동자와는 다른 계급이다. 이들은 농촌의 소자본가이다. 농민은 다양한 층으로 구성되어 반(半)노동자에서 착취 분파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따라서 공업노동자의 정치적 임무는 계급투쟁을 농촌에도 확산시키는 것이다. 이것을 통해서만 노동자는 자신의 적과 동지를 구분할 수 있다.

각 나라의 산업 발전은 나름의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이 특수성은 농민과 어느 정도 도시 소자본가(수공업자와 상점주인)의 사회적 지위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이 계급은 수적으로 아무리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할지라도 기본적으로 전(前)자본주의 생산의 유물에 지나지 않는다. 제 4 인터내셔널 지부들은 각 나라의 상황에 맞게 가능하면 구체적으로 농민과 도시 소자본가에 관한 이행 요구 강령을 완성해야 한다. 미래 동맹군이 될 사회세력들이 제기할 문제들에 대해 명확하고 구체적인 해답들을 제시할 수 있도록 선진노동자들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

농민은 `독립' 소생산자로 남아 있는 한 신용 대부, 농업기계, 비료 등을 적절한 가격으로 제공받을 필요가 있다. 또한 자신이 생산한 농업생산품을 판매할 수 있는 적절한 수송수단과 양심 있는 시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은행, 트러스트, 상인들은 모든 곳에서 농민들을 약탈한다. 노동자의 지원을 받아 농민만이 이 약탈행위를 막을 수 있다. 소농 위원회는 전국에서 노동자 위원회 및 은행노동자 위원회와 함께 수송, 신용 대부, 상거래 운영 등 농업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들을 장악해야 한다.

노동자의 `과도한' 요구에 대해 거짓말을 하면서 대자본가들은 상품 가격의 문제를 교묘하게 조종하여 노동자와 농민 그리고 노동자와 도시 소자본가 사이를 이간질한다. 농업노동자, 사무노동자, 공공부문 노동자들과는 달리 농민, 수공업자, 소상인 등은 물가 인상에 따른 임금 인상을 요구할 수 없다. 정부가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은 대중들을 속이는 수작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농민, 수공업자, 상인 등은 소비자로서 가격 정책에 대해서 노동자와 함께 어깨를 걸고 개입할 수 있다. 생산비용, 수송비용 등에 대해 엄살을 부리는 자본가들에 맞서 소비자들은 다음과 같이 응답한다: `우리에게 당신들의 장부를 보여달라. 우리가 가격을 책정하겠다.' 공장, 노동조합, 협동조합, 농민조직, 도시의 `서민', 주부 등의 대표자들로 구성되는 가격 위원회가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이러한 수단들을 통해서 농민들에게 높은 물가의 진정한 이유는 높은 임금이 아니라 자본가들의 엄청난 폭리와 자본주의 경제의 무정부성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경비라는 사실을 노동자들은 증명할 수 있다.

토지 국유화와 농업 집단화 강령은 소농에 대한 몰수와 강제적 집단화를 통해서는 결코 실현될 수 없다. 농민은 스스로가 가능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동안에는 언제나 자신의 토지를 소유할 것이다. 농민에게 사회주의 강령의 올바름을 입증시키기 위해, 농민이나 노동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관료집단을 위해서 스탈린주의자들이 강제집단화를 실시했다는 사실을 가차없이 폭로할 필요가 있다.

착취 지배계급의 생산수단을 몰수하는 것은 수공업자들과 상점주인들의 재산을 강제적으로 몰수하는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이와 반대로 노동자에 의한 은행과 트러스트의 통제 그리고 이러한 기업들의 국유화는 신용 대부, 상품 구매, 상품 판매 등에 있어서 독점자본이 멋대로 지배하는 경우보다 비교할 수 없이 도시의 소자본가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이로서 개별 자본에 대한 의존이 국가에 대한 의존으로 바뀔 것이다. 근로인민이 국가를 자신의 손에 확실히 장악할수록 국가는 이들의 요구에 더욱더 민감하게 부응할 것이다.

그 동안 착취당한 농민들이 다양한 경제 분야에 실제적으로 참여할 경우 이들은 언제 그리고 어떤 규모로 토지를 집단화해야 자신에게 이익이 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공업노동자는 노동조합, 공장위원회, 그리고 무엇보다도 노동자-농민 정부를 통해 농민들이 이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을 의무가 있다.  

착취자들에 대항하여 노동계급이 `중간 계급' 일반이 아니라 도시와 농촌의 착취당하는 소자본가들에게 제안하는 계급동맹은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 동의에 기초해야한다. 그리고 자발적 동의는 특별 `계약서'를 통해 확실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이 `계약서'는 양측 모두가 자발적으로 인정하는 이행 요구 강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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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6 12:00 2005/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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