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우리들의 농사 프로그램(가안)

 

1. 농사를 시작하며

왜 농사일까..?
흔히 도시에서 농사이야기를 하면 첫반응은 대다수 "텃밭"이다.
화단 혹은 도시의 짜투리 공간에 각종 채소를 심어 먹는것
그것도 아니면 건물 옥상에 폐스티로폼 밧스를 이용해서 몇가지 채소들을 길러 먹는 정도로 생각한다.
맞는 이야기다. 우리들의 공동체(?)에서도 이런 텃밭이나 화분 혹은 박스들을 이용해서
간단한 먹거리들을 자급하는 것은 재미난 일이기도 하고 나름 유의미하기도 하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우리들도 우리들의 공간 혹은 우리들의 마을에서

작은 텃밭을 만들어 봤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농사는 전혀 다른 의미이다.
위에서 언급한 자급자족적이고 아기자기한 텃밭의 농사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농사를 짓자는 제안을 하는 것이다.

 

난 도시에서 자급자족을 이야기하고 생태적인 먹거리 고민들을 이야기하면서 이루어지는
이런 텃밭가꾸기가 실은 그저 그런 취미정도의 의미 이외에 별다르지 않다고 보는 편이다

물론 서울같은 대도시 그리고 그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농사는

같은 텃밭이라도 의미는 전혀 다른 것이다.
어르신들은 자신들의 도시에서의 농사를 자급자족이니 생태니하는 거창한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삶을 영위하는 평범한 일상으로서 받아들인다.
따라서 나는 그 어르신들의 농사는 일종의 삶 그 자체라고 본다.
따라서 그 삶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픈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다.

다만 내가 이야기하고 픈 것은 일종의 공동체들에서 이루어지는
혹은 시민사회단체에서 이루어지는 텃밭가구기 혹은 주말농장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텃밭가꾸기(주말농장)를 중심으로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도시농업프로젝트들은
일종의 자기만족적 취미프로그램의 경향들이 있다는 거다

물론 다른 의미들을 충분이 부여할 수 도 있고 또 그 의미들을 실현하는 공동체도 있겠지만
그것을 마치 반자본주의적 활동이나 생태적 삶으로 의미부여하기에는 너무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농사라는 것 그리고 그 것이 가지는 유의미한 경향들이야

다시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보편화 되어있고
또한 그런 보편화된 의미들을 실제 활동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는 것은

여전이 중요한 것들을 시사해준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이 그것이 다일까...?

그저 농사를 체험해 본다는 의미...

작은 먹거리 정도는 내가 손수 자급자족한다는 자기만족...?
농사라는 것이 이 정도의 역할만을 수행하는 활동일까 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나의 문제의식은 무엇일까..?

 

그건 실제로 농사를 짓는 농부가 되자는것이다.
농사짓는 것으로 먹거리 정도를 아주 조금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농사가 우리들 활동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농사가 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활동 중의 하나로 만들어 가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간혹 일부에서 "그게 되겠어 ...?"...하는 물음들을 주면서 회의적인 반응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농사를 보다 본격적으로 짓자는 것은 농사라는 것을 통해서

우리들의 재정의 일부분을 해결하고자 하는 생각을 하고 있기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재정의 일부분을 농사로 해결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면
가까운 지인들마저도 "장난하냐..?...그게 되겠어..?"하는 반응을 보인다.
웃긴 것은 나랑 친한 사람일 수록 반응이 더 부정적인 거다.

너 드뎌 미쳤냐..?...^^;;...ㅎㅎ...뭐 이런 이야기를 한두번 들은 것도 아니니 괜찮다...ㅎ

아니 어쩌면 안될것 같은 일이 실제로는 될 가능성도 더 많고

되었을때 효과도 더 많지 않나 싶은게 내 생각이다....푸하하하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이 농사를 강하게 생각하는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내가 할줄안다는 것이다.

아니 내가 내 몸굴려서 할줄아는 가장 큰 능력이 농사이고
따라서 나의 능력을 살리면 충분할 것 같다는 자신감이 그 첫번째 이유이다.

 

두 번째로는 농사라는 것을 통하여 몸의 쓰임새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농사를 통하여 생애주기별 활동들을 구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대부분 놓치고 가는 경향들이 있는데

몸 혹은 계절 혹은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서
자연스레 흘러가는 흐름으로써의 운동들을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최근 이런저런 축제니 페스티벌이니 하는 일종의 잔치들을 바라보면서

차라리 흐름들을 만들고 그 흐름들이 자연스레 쌓이는 과정으로써
그런 일상의 삶속에서의 축제들을 항시적으로 가져가는 방식들을 고민하면서

이와 가장 잘 들어맞는 것이 농사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세번째는 공동체 혹은 단체의 재정들을 구성할때 범하기 쉽고 또 많은 어려움들을 노출하는

외부에의 의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자급자족을 이루어 내야 한다는 것이고

특히, 가장 기초적인 의식주 해결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의식부 문제 중에서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문제가 먹는 문제이고

따라서 시급히 먹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식이

단순한 채소재배가 아닌 주식으로써의 먹거리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활동들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진다.

 

이상의 조금은 자기변명일 수 있는 조금은 허접한 이유를 대서라도 우리는
2010년에는 기필코 농사를 시작하는 뜻깊은 한해로 만들고 싶다.

 

2. 우리들 농사에 대한 대략적인 생각들
큰 틀에서는 두 가지를 우선적으로 실행하려고 한다.

 

첫번째는 나무농사이다.
처음에는 장기적으로 몇년을 내다보고 나무농사를 구상하였었다.

그 대상으로는 소나무 혹은 편백나무였엇다.
하지만 요즘은 매실나무등 과실나무가 우리에게 맞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단순이 경제적 이익만을 고려하면 편백 혹은 소나무 혹은 조경수가 낫겠지만
우리들의 활동과의 연계를 가지기 위해서는 매실 등과 같은 과실주가 맞는 것으로도 보여진다.

이에 우선적으로 2010년에 준비하는 것은 매실나무와 옻나무를 고려하고 있다.

매실나무는 쉽게 묘목을 살수 있지만 대신 제철에는 많이 유통되어서

딱히 매실 자체로는 재정적 도움을 바라보기 쉽지 않지만
우리가 우리들 힘으로 가공을 했을때 나름 가치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가령 매실주, 매실 액기스, 매실짱아찌 등을 만들어서 팔면 좋겠다는 생각이다....ㅎㅎ

 

옻나무는 여름철 보양식이기도 하고 위가 약한 사람들에게 좋은 나무이다....ㅎㅎ
뭐 심어보면 순도 따고 재미나지 않을까 한다....관리가 필요 없으니...ㅎㅎ

 

(참고로 야산을 염두에 두고 알아보고 있다.

우선은 현재 지인들에게 의뢰한 결과 추천 받은 곳은
청원군 미원면과 보은 중티리..둘 다 다소 멀기는 하지만 당일 농사지을 거리 정도는 된다.)

 

두번째는 실질적인 먹거리로써 우리들의 주식으로써 고려되는 것, 즉 감자농사이다.
감자는 대략 5월에서 6월이면 수확이 가능한 구황작물이고 또한 맛있는 최고의 먹거리....ㅎㅎ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노동력을 감안하여 적정한 농사의 규모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노동을 함께 나누며 공동의 작업들을 구상할 작업단위들을 구상하는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급히 2009년 안에 감자밭을 확보하는 것과

농사에 필요한 다양한 작업도구들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급할 것 없이 감자를 맛있게 먹고

또 충분이 즐길 수 있는 마음부터....ㅎㅎ

 

(참고로 재미난 상상 푸하하하
 6월에 감자데이 혹은 감자 축제를 상상해 본다
우리가 일년동안 먹을 것들은 충분이 저장해 놓고
나머지 감자를 가지고 축제를 여는 것
먹을 것들은 모두 감자...감자를 판매하기도 하고....감자와 관련된 재미난 놀이와 학습, 영화도 보고
더 신나면 감자밴드라도 조직해보는 것...크크크)

 

세번째는 호박 농사이다.
우리의 주된 종목은 늙은 호박...ㅎ
농사짓기가 약간 편하고 보관하기도 편하고(출하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

또 그때그때 현금화시키기도 편한 편이다.
관리도 어렵지 않고 또한 흙의 상태도 무난하기만 하면 되기때문에 나름 자신이 있는 작물이다.
다만 맛있게 먹는 법을 좀 알아봐야 한다는 것 정도가 숙제라면 숙제랄까...?.....ㅎㅎ

 

3. 이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


우선 땅을 알아봐야 한다
우선 내가 가진 인력을 총동원해서 우리에게 맞는 땅을 알아보려고 한다.
나무 농사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겠지만

감자농사에 적합한 땅을 알아보는 것이 2009년 하반기의 가장 중요한 농사준비가 될 듯 하다.
그리고 실험적으로 채소를 기를 텃밭을 실험해 보아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농사는 생각이 아닌 몸이 하는 일이라는 거다.

 

몸을 열심이 굴리면

자연은 우리에게 그 땀만큼 돌려준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할 듯....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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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지금까지 궁리한 

2010 농사작업의 궁리들이다.....ㅎㅎ

많이 보완되어야 하고  많이 이야기해 봐야 하겠지만

우선은 무겁지 않게 재미붙이며 시작하는 것.....ㅎㅎ

 

우리들 힘내서 즐겁게 놀이로 구상해보자...놀이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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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6 11:32 2009/06/0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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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2009/06/06 18:50
공룡님의 [2010..몸작업...농사에 대하여(구상)] 에 관련된 글. 위의 글을 보다보니까... 이것저것 생각할 거리가 많네요. 농사팀은 꼭 읽어보세요. 슬슬 빈집 농사팀 농산물도 쏟아져 나올 때가 돼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고민해 봐야 하고... 올해는 배우는 셈 치고 하다 보니... '계획'이라는 것을 잘 해보지 못한 것 같은데... 당장 올 가을 농사나, 내년 농사부터라도 계획이 필요할 듯 합니다. 데
스머프  | 2009/06/06 22:11
우와~~ 되게 멋진 생각이네요. 저는 요즘 밭에 못가고 있지만, 공룡의 이러한 제안에는 대 찬성입니다!(근데, 말로만...ㅎㅎ) 서서히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어요. 농부가 되는 것에대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