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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굿모닝~황새울!” 대추리에 민간 방송 뜬다

[단독] “굿모닝~황새울!” 대추리에 민간 방송 뜬다
[한겨레 2006-06-13 07:36]    

[한겨레] “국민 여러분, 지금부터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에서 ‘황새울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르면 오는 19일부터 이런 방송을 시청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섬 아닌 섬, 누구도 더는 안부를 묻지 않는 평택의 대추리 소식을 전국에 타전할 ‘황새울 방송’이 추진되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대추리 주민과 대학생, 시민단체 활동가 등 6명이 힘을 모아 황새울 소식통으로 나섰다.

마을 주민 송태경(37)씨가 프로그램 기획을, 시민활동가 동소심(30)씨는 방송의 촬영·편집을 맡는다. 이하연(28·성공회대 사회과학부 2년)씨가 구성을 책임지고, 같은 학교 3명의 학생들이 제작 전반을 돕는다. 아나운서는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맡기로 했다. 이하연씨는 말했다. “남은 대추리 주민들이 이 마을에 갇히고 고립됐어요. 그래서 이곳의 이야기를 주민들 스스로의 목소리로 전하려 나선 것이죠. 언론이나 정부가 왜곡한 사실도 주민들의 목소리로 바로잡고요.”

이들은 인터넷매체 ‘참세상’(jinbo.net)과 함께 ‘황새울 소식’의 방송 여부를 최종 논의 중이며, 일요일을 뺀 매일 밤 10시께 10분씩 이 매체를 통해 방송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는 19일 밤 10시 첫 프로그램인 ‘황새울 종합소식’ 방송을 앞두고 제작진들은 어떤 뉴스를 어떻게 방송할지 준비에 분주하다. 수요일엔 들녘에서 일하는 농부들과 자라는 작물들을 주제로 한 영상 뉴스, ‘올해도 농사짓자’가 방송된다.

또 월·금요일은 황새울 ‘종합소식’, 토요일은 인터뷰 형식의 ‘황새울에서 만난 사람’이 마련된다. 대추리에 파견된 전투경찰이나 폐쇄회로 텔레비전도 이제 이 마을의 일부가 돼 화요일 ‘황새울 돋보기’에서 다뤄질 참이다.

지난 4월 대추리에 농촌 봉사활동을 왔다가 주말마다 찾아오게 됐다는 이씨 등 성공회대 학생들은 “5월4일 들녘에 쳐진 철조망은 사람들의 발길만 가로막은 것이 아니라, 이곳 소식까지 다 묶어놨다”며 “그래도 이 마을이 무너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추리에선 주말에 마을 잔치도 열고, 버스도 제 시간에 들어오며, 아이들도 멀쩡히 학교에 다니기 때문이다. 첫 방송의 첫 마디는 어느 영화 제목처럼 “굿모닝~황새울!”이 될지도 모르겠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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