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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에 스며든 자본의 물결 - 우리가 '노학연대'를 외치는 이유

 학내에 스며든 자본의 물결
 우리가 '노학연대'를 외치는 이유

 얼마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놀랍고도 씁쓸한 통계 수치를 발표했다. 자녀 1명을 대학교육까지 시키는데 드는 총 비용이 무려 2.3억이나 든다는 것이다. '내 집' 마련도 힘든 서민 가정에서, 자녀들의 교육비는 부담스런 금액일 수밖에 없다. 생활하는 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임금은 둘째로 치더라도 상시적인 해고 위기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이제 돈이 없으면 자녀들을 학교도 제대로 못 보내는 상황이 온 것이다.

 자신들의 비참한 삶을 자식들은 이어가지 않게 하기위해 수십, 수백 만원의 학원과 과외를 시키고 정작 자신들은 공장과 사무실에서 뼈빠지게 일해 보낸 대학! 이러한 대학의 실상은 어떠한가?

 대학을 졸업한 사람 중 4명의 1명이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한다. 그러나 1년이상 근무한 사람들을 상용근로자라며 정규직으로 보는 정부의 기준에 의한 것이기에 실제로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내 자식에게는 비정규직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외치는 노동자들을 더욱 절망하게 만든다. 하지만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고착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대학을 졸업한 대다수의 학생들이 비정규직이 된다는 것은 과도한 염려가 아닌 현실인 것이다. 현재는 학교라는 얇은 보호막 안에 존재하지만 비정규직의 문제는 대학생들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다.

 자본의 이윤만을 허락하는 '자본'의 시대에서, 인간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교육의 권리는 사고파는 물건이 되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새해가 되면 학교는 등록금 올리기에만 급급하다. 자본이 던져준 이윤을 얻기 위해 학생들을 자본의 입맛에 맞는 노동력으로 키워내고 산학협력 제도를 통해 학생들의 노동력을 헐값에 자본에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 복지를 짜내어 만든 적립금으로 투자를 하고 여기에서 발생된 이익을 학교의 재산으로 돌리고 있다. 신자유주의적인 교육재편으로 인해 대학생들은 사회에 대한 모순을 인식하고 이를 바꾸기 위해 실천하기 보다는 취업을 잘하기 위해 수십개의 자격증을 따고 영어공부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렇듯 학내에 스며들고 있는 자본의 물결은 대학을 '노동자 재생산 센터'로밖에 인식하지 않는 생각에서 비롯한다. 취업이 잘 되지 않는 과는 통폐합 되버리기 일쑤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곳이 대학이 아니라 취업을 잘 하기 위해 많은 돈을 들이는 곳이 대학인 것이다. 그리고 이제 자본에게는 재교육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곳으로 사용되는 곳이 대학인 것이다. 대학은 더 이상 진리의 상아탑이 아닌 자본의 추종자를 만드는 양성소가 되어가고 있다.

 기업의 입맛에 맞는 '자본형 인간'을 제조하는 대학에서 4년을 보내는 우리들이 노동자 대회에서 노학연대를 외치는 이유는 바로 위와 같은 이유들에서이다. 자본의 가치가 팽배한 세상을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는 주체인 노동자 계급과의 연대야 말로 병들고 시들어버린 교육에 일침을 놓을 수 있는 대안이다. 무려 2.3억이나 드는 '교육'이라는 명함이 그저 저들의 욕심을 채워줄 예비 노동자가 되기 위한 것이라면, 우리 스스로가 이러한 모순을 바꿔나가야 한다. 주체적인 노학연대는 대학 내에 스며들고 있는 자본화된 가치들을 변혁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게 한다. 우리 모두는 진정한 노학연대를 발휘하여 노동자계급의 궁핍화를 가져오는 신자유주의적 가치를 분쇄하고, 밝은 사회를 향한 등불이 되는 교육의 모습을 추구해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의미에서 단순히 학생이라는 신분을 넘어 이 사회 전체 구성원 중 한사람으로서 학내에서 겪는 부당함이 이윤만을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있다는 것을 선전하고 자본주의의 모순에 맞서 투쟁하는 노동자계급과 함께 하자고 학생들을 선동하며 진정한 노학연대를 만들고자한다.

 자본만을 위한 세계화 한-미fta폐기!
 모든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비정규악법폐기!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질식사시키는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
 인간답게 살고자 투쟁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살인적인 노동탄압 분쇄!

<2007년 전국노동자대회 성공회대 실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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