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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10
    사극 신드롬을 엿보다
    이카루스

사극 신드롬을 엿보다

사극 신드롬을 엿보다

 

 

사극 신드롬, 우경화인가?

얼마 전 중국에 MBC 사극 [주몽]이 방영되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주몽]에서 한(漢)나라가 부여와 고구려를 괴롭히는 굉장히 나쁜 나라로 비춰진 것이 원인이었다. 당시 한국은 고구려 열풍이라 할만큼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하던 사극이 모두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엄청난 제작비와 화려한 캐스팅, 그리고 시청자의 높은 호응까지 삼박자를 갖춰 불어온 사극 신드롬은 과연 우연일까?

많은 사회운동 단체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우경화의 조짐이라고 우려한다. '강한 나라'를 동경하는 분위기가 대제국 고구려에 대한 동경과 환상으로 이어져 고구려 사극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몽]과 [연개소문], [대조영] 등은 전쟁을 통해 한 세기를 풍미한 영웅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사극이 민족주의에 기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터져나올만 했다.

이러한 와중에 민주노총은 노동절에 고풍스런 선전물을 내놓았는데, 이 선전물이 삼족오를 변형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필자가 보기에도 이 선전물은 삼족오 깃발의 변형이라 생각된다)

*KBS 사극 [대조영]의 한 장면

 

고구려에서 조선으로

사극 열풍은 여기에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당장 시청률 상위권에 [대조영]이 랭크되어 있고, 지상파도 앞으로 사극을 계속 방영할 계획이다. 당장 [한성별곡 正](KBS2), [왕과 나](SBS), [대왕 세종](KBS1) 등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케이블채널 CGV는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 '8일'을 자체 제작하여 방영한다. 재미있는 점은 2007년 상반기를 휩쓴 사극 코드가 '고구려'였다면, 하반기와 내년 초에는 [조선]이 코드로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다른 시대에 비해 조선이 사극의 배경으로 자주 설정되는 것은 아무래도 기록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조선은 <조선왕조실록 >과 <승정원일기> 등의 공식적인 기록 이외에도 다수의 유림들이 남긴 기록이 남아 있다. 이에 비해 남북국 시대까지의 기록은 매우 빈약하고, 고려의 기록은 아무래도 간소하다. 더군다나 당대에 기록된 사서들이 전란 중에 불이 타서 복원이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조선은 사극의 단골 배경으로 등장하곤 한다.

언론 일각에서는 사극 제작의 의도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왕과 정치 노선을 다루어 시청률을 잡겠다는 것으로 풀이한다. 선거 시기에 '한명회', '용의 눈물' 등의 사극을 통해 재미를 봤던 지상파 방송이 이번에도 그때의 기억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번에 코드로 떠오른 '정조' 역시 방송사의 입장에 따라 소재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7월 9일 첫 방송을 탄 한성별곡 正(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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