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27일

2007/08/27 18:50

이틀 전, 8주기 추모식은 잘 마쳤다.

김종배동지는 8년 전 오늘, 비오던 날 세상을 떠났다.

추모식 날에는 거의 매년 비가 내리더니,

거의 처음이다 싶게, 지난 토요일 추모식 때는 비가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고 햇볕이 쨍쨍 내리쬐었다.

그러더니 오늘, 8월27일엔 어김없이 아침에 비가 후두둑 후두둑 떨어졌다.

 

세월이 흐를수록 떠난 사람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점점 추모식 전후로 압축된다.

추모식 준비하며, 추모식에서, 추모식이 끝난 뒤.

그래도, 추모식인데~

심상하게 건네는 한마디 한마디가 무척이나 서럽고, 속상하고, 때론 열받는다.

심상하게 술잔 부딪힌다 해서, 속도 심상한 건 아닐텐데...

나만 그런게 아니라 모두들 그럴텐데...

 

마치, 아무일도 없다는 듯, "너 무슨일 있냐?"라는듯한 말들이...

위로를 원한 건 아니었지만,

그냥, 뭐라 표현할 수 없이... 서럽다.

 

이렇게 여덟번째 추모식도 끝났고,

형이 떠난 바로 그날, 오늘도 지나간다.

 

하긴, 다 부질없는 기억 아니겠는가~

떠난 사람은 떠나고, 남은 사람은 남고, 그러다 남은 사람들 중 하나 둘 떠나는거지 뭐...

그 날짜 헤아리며 기억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대, 잘 가라~

 

 

## 부치지 않은 편지
- 시 정호승, 곡 백창우, 노래 김광석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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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7 18:50 2007/08/27 18:50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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