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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 밤 술자리

 그래도 좀 젊은 사람이 물었다.

 젊은 날 치열하게 살았던 양반에게.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파업 때 어떻게 생각했냐고?

 

 아무 생각 안했다고 그 양반이 대답했다.

 

 나 한테도 같은 질문이 돌아 올까봐 그랬을까?

 배가 막 아퍼왔다.

 

 나도 나이가 좀 든,

 젊은 날 세상을 주무르겠다고 객기도 좀 부린,

 감방 정도는 추억으로 얘기하기도 하는

 후회없다고 대충 폼도 잡으며 과거를 들먹이기도 하는

 

 그러나 지금 신문 한 번 읽기에도 시간도, 열의도, 기력도 없는 듯한

 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파업할 때 무슨 생각을 했지?

 

 도대체 용산 참사의 결말은 어떻게 되었지?

 

 염병할! 요즘 이슈가 도대체 뭐야?

 

 속이 탄다.

 아니, 담배가 피고 싶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며 살고 있는 건지,

 생각은 분명히 하는데 맥락은 어디다 버렸는지 잘 모르겠다.

 

 토요일 오후,

어젯 밤 술자리가 참 불편하다.

당직 서며, 까르륵 거리는 학생들 보며,

맥락도 없는 구라를 친 오전 수업 기억이 난다.

 

평등이 어쩌구 저쩌구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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