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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내 블로그를 보고 평해주었다.
'중국식 화장실'이라고
적당히 가려져 있는데 보일 건 다 보이는..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난 혼자이기를 원하지만, 또한 소통을 원한다.
이 중국식 화장실에서 낯선 사람들을 향해 배설하지만 그 배설물이 곧 '나' 인 것을 안다. 그래서 소통도 당연한 바램일 것이다.
몇 년전 아이들을 인솔하여 중국 기행을 다녀왔다.
그것도 2년 연달아서.
그곳 화장실에서 눈에 띈 것은 노랑, 분홍의 질 나쁜 휴지였다.
한국의 70년대 풍의 한적한 시골, 허술하기 짝이 없는 회색의 화장실에 뜻밖에도 노랑, 분홍의 휴지들이 미친년 머리처럼 널부러져 있는 모습이 괴이스럽기까지 했다.
그것은, 어릴적 무당집 벽 여기저기에서 울긋불긋한 천들이 풍겨대던 괴이함과도 통하는 것 같았다.
난, 무당 옷이나 그 원색의 천들이 전하는 강렬한 메세지앞에서 늘 공포를 느꼈다.
보이지 않는 존재가 있음을, 그 앞에서 벌거벗은 채 심판받아야 할 것 같은 두려움, 그러나 거역할 수 없을 것 같은 힘 그런 것들이었다.
특히 나의 유년시절, 옆방 박수무당이 들려주던 징소리와 구슬픈 주술소리는 중년의 정서 어딘가에까지 연결되어 있는 듯하다.
중국식 화장실에서 너무 나갔다. 요즘 이렇게 생각이 밑도 끝도 없이 흐른다.
중년의 푸념인가 아니면 맥락의 상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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