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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검은 자켓이 무안할만큼 날이 따듯해졌다. 이런 날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놀이터 벤치에 앉아 지금 생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잠시 생각해봤다. '신문사를 나와 현장에 들어가면...운동을 그만두면..." 딱 두가지의 길 밖에 떠오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다. 주변환경에 의해 하루에도 수십번씩 뒤바뀌는 기분을 가지고 한가롭게 장난치는 것도 이제는 재미가 없다. 요즘에는 생각이 과거로 과거로 되감기는 것도, 너무 빠르게 앞서가는 것도 둘다 공허할 뿐더러 현재상태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마저도 불충분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마치 그네타며 괴성을 지르고 미끄럼틀에서 거꾸로 내려오는 아이들이 순간순간을 즐기고 그 기분에 충실하며 사는 것처럼 그렇게 맘 편하게 지내고 싶다가도,

크게 굴곡 없었던 지난날들을 배신할 무언가가 곧 닥칠 것 같다는 괜한 근심걱정이 머릿속을 하얗게 뒤덮는다. 기회가 찾아오고 그것을 잡고 위기를 피해가고 이 모든 것이 우연처럼 펼쳐진 불과 몇 년전. 이젠 주위의 불안정함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

그러나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

무엇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는 사람이

그 필요한 것을 찾은 경우,

그것은 그에게 주어진 우연이 아니라

그 자신이다.

그의 욕망과 필연성이

그를 인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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