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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엔 시를 쓰는 사람이 몇 명 있다. 투쟁과 삶과 사람과 사랑이 얽혀있는 시.
4년 전에 어떤 사람이 너는 시를 좋아하냐고 물었을 때, "좋아하는 시도 있고 안좋아하는 시도 있다"라는 어처구니 없는 대답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가끔씩 나도 시 비슷한 걸 쓰고 싶을 때가 있다.
전철 안에서 한강을 내다보며 떠올릴 노래가사 같은... 오후 2~3시쯤 당산역으로 향하는 열차가 어느 순간 짠 하고 햇빛에 반사되는 한강물을 내게 보여줄 때 저절로 나오는 감탄사처럼.
-그대를 참는 일
이제 금방 돌아 나왔는데,
간신히 그대를 참는 기술
저만치로 돌아오며 배웠는데,
아직도 견딤은 늦은 출근길 같아.
입에 넣은 빵을 오물거리며 대문을 박차고 나올 때처럼
부산한 살이 틈에 끼어 잊었다가도
몸이 정지했다고 느끼는 순간 그 이름 석 자가 틈입해 오지.
간신히 견딘 건 효력도 없어 무방비로 끝장이 나지
잠시 어디론가 가는 버스 안, 먼저 와서 기다리는 약속시간,
샤프심이 부러진 그 짧은 찰나에도
만원버스가 뱉고 간 셀러리맨처럼
녹초가 되고 물처럼 쏟아져 내려 금방 모퉁이를 돌아 나왔는데
다시 저만치로 더 둘러 둘러 가야 할 꾹꾹 참아야 할,
그대
(남규빈)
가만히 다시 읽다보니...시는 단지 시일 뿐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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