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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6
    미용실에서
    홍치

미용실에서

귓볼 근처에 가위의 끝이 쑤욱 들어가는 순간 부터 긴장은 시작되었다.

목덜미와 등에는 식은 땀이 나기 시작하고,

온 신경은 가위의 끝에 집중되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피는 안나요...'

// 사실 가만히 앉아있는 상황중에 가장 어색하고 답답한 순간이 미용실에 앉아 있을때이다.

그 의자에만 앉으면 말도 더듬게 되고, 따라서 어찌어찌 잘라달라 주문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다반사인데,

특히나 그냥 앉아 있을때보다 더욱 불편한건, 불편한 대화가 끊어질듯 끊어질듯 이어져갈 때이다. (-_- )

얼굴을 마주하면서 하는 대화도 아닌것이, 대화의 성격은 마치 화상채팅의 그것과 다름없는 것 같기도 하고...

게다가 더욱 불편한건 나는 요구받은대로 다 해야한다는 것이다. 차라리 안락하고 편안한 분위기이면 아무렇지도 않을것을...자격지심일지도 모르겠다. ㅠㅠ //

어쨌든 온 가위에 온갖 신경들을 집중시켜놓은 상태에서 상황은 종료했다.

다른때와 달리 긴장감이 있으니깐 어색하거나 답답하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더라...

드라이기 바람이 너무 뜨거워서, 긴장감으로 흘린 땀에 또다시 한바탕 땀을 흘리고 '집에가서 샤워를 해야겠다'라고 마음먹은 차에, 언제나 그렇듯이 내가 미용실에서 가장 확실한 의사를 내비치는 시간은 돌아온다.

'머리에는 아무것도 묻히지 말아주세요'








하지만 요즈음엔 그것도 통하지 않는다. '그럼 에센스만 발라드릴께요~'

 

 

 

 

 페퍼톤스 - april funk

 

2008/06/1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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