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아침부터 씁쓸..

아침부터 사무실 한 귀퉁이에 아주머니 한 분이 '언자세'로 서 계셨다.

그런 모습을 보는게 왠지 부담스러워 볼일이 있으신거냐고, 편히 앉아 계시라고 말을 하고는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한 10분후, 과장님이 시간을 내달라는 말에 회의장으로 가보니 아까 서계셨던 아주머니와 또다른 아저씨 한 분이 '건강식품'이라며 여기에도 좋고, 저기에도 좋고, here에도 좋고 there에도 좋은...암튼 그런 제품을 설명하고 계셨다.

 

아 그랬던 거구나.

 

근데, 저 제품 믿을 수 있을까? 에이, 저런 게 어딨어? 에게, 만병통치약이군, 아침부터 뭐하는 짓이래...등등 혼자서 궁시렁 거리고 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다 나같은 반응이다. 그렇지, 요즘같은 세상에 저런 말을 믿을 순진한 사람이 어디있어...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하는 동안 약속했던 20분이 지나 아저씨의 설명이 거의 끝나갈 무렵 한 과장님이 벌떡 일어나시더니 나가셨다. 그리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직원들이 모두 일어나서 회의장을 나왔다.

 

아직 안 끝났는데...아저씨 말하고 있는데...

하지만 그 순간도 잠시 나 역시 사람들을 따라 회의장을 빠져 나왔다.

 

아 이게 뭐지?

 

물론, 남성의 힘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아침부터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들을 늘어 놓는 아저씨의 설명이 듣기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제품 하나라도 팔려고 아침부터 다른 사무실에 와서 있는 자존심 다 버리고 말을 하고 있을 아저씨를 뒤로한 채 벌떡 일어나서 썰물처럼 나와버린 과장님들 역시 왜들 저러실까 싶다. 아...뒤 따라나온 나에게도...ㅠ.ㅠ

 

좀 더 좋은 방법이 없었을까?

'죄송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설명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뭐, 기타 등등 서로 기분 상하지 않는 여러 말들이 분명 존재하는데 말이다.

왜 사람들은 그리 일방적이지? 사람들이 점점 각박해져가고 있다.

 

-----------------------------

 

허걱...

근데 아저씨 방금전에 내 자리와서 이러시네.

'피부에 잡티가 많네요.  나이를 먹어서 생기는 거니까 가급적이면 인스턴트 먹지 말고...블라 블라...'

순간 미안했던 감정이 사라질라 그런다!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